눈물도 모르고 사는 이가 있었다.
그는 아픔을 알았음에도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노력한다거나 견뎌낸다거나 하진 않았다.
그저 시간에 맡기고 물 흐르듯 보내버리면 그렇게 하루가, 한 달이, 일 년이 갔다.
청년을 만난 건 누군가에게 줄 선물을 사러, 아니 기억나지 않은 이유로 백화점에 들렀을 때였다.
저기, 그냥 들어오시면 안 되요.
아무런 생각없이 입구에 들어선 그를 잡아선 어떤 목소리가 있었다.
그 목소리는 그의 가슴에 시린 바람을 남기고 흩어졌다.
어디에도 쓸모가 없는 스스로를 탓했던, 언젠가의 내버려진 그 자신 같은 목소리.
뱉으면 뱉을수록 가슴을 에는 어떤 것이 느껴져 아무도 이유 모를 눈물을 흘리며 돌아선 그곳에 청년이 있었다.
QR코드를 찍으라며 흘깃, 쳐다보고는 느릿한 눈을 돌려 다른 이를 응시하는 청년이었다.
순간 큰 잘못이나 한 듯 황급히 방향을 바꿔, 그는 달아났다.
나는 괜찮아, 아니 괜찮지 않다, 스스로를 달래듯, 아니 책망하듯, 아스라이 멀어지는 목소리를 따라잡으려는 듯,
그는 그렇게 몇 시간을 걷듯이 뛰어 집으로 돌아왔다.
얕은 욕조가 이렇게나 깊고 슬플 일인가, 그는 밀려드는 감정에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더 깊이 더 가면 나는 나를 이해할 수 있을까, 되내이며, 훅, 훅, 숨을 뱉으며, 아래로, 더 아래로 가라앉았다.
시간이 가고 그의 눈은 이미 마르고 눈물 또한 식었다.
그렇게 하루가, 한 달이, 일 년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