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 진짜 너무하다. 어떻게내가 진짜 개같이 노력했는데도 어떻게 이래. 어떻게. 주먹을 꽉 쥔 채 눈앞의 환각이 사라지기만 기다렸지만, 아무리 엘리베이터 문을 다시 열어도 제 방문 앞에 쓰러진 듯 기대앉은 지호의 모습을 사라지지 않았다. 인혁에게 전화를, 맞다 휴대폰이 없지. 멍청하게 외투 주머니를 더듬다 멈춘 솔과 지호의 눈이 마주쳤다. 지호의 입모양이 그린 제 이름에 홀리듯 엘리베이터에 내린 솔이 단숨에 문 앞까지 달렸다.

 

, 너 뭐야.”

솔아

너 뭐야 환각이야 뭐야!!”

 

환각이여야 했다. 지금, 이렇게 곧 죽을 것 같은 상태로 자신을 찾아 온 윤지호는 분명 환각이어야 했다.

 

미안해

 

꺼져가는 목소리로 건네는 사과는 현실이었다. “윤지호, 일어나 봐.” 계속 복도에 있을 수는 없으니 솔이 지호를 끌어올렸다. 아니, 그러려 했다. 하지만 축 늘어진 지호는 1cm도 움직이지 않았다. 지호를 일으키는 걸 포기 한 솔이 우선 문을 열어 스토퍼를 내렸다. 그리곤 지호를 옆으로 돌려 양 어깨를 제 팔을 끼곤 방 안으로 뒷걸음질 쳤다.

 

미안해솔아

 

미안하면 일어나서 걸어줬으면 좋겠다. 겨우 현관까지 지호를 데리고 왔을 뿐인데 벌써 진이 다 빠졌다. 후우, 크게 숨을 내쉰 솔이 혹여 누가 보았을까 복도 왼쪽, 오른쪽을 한 번씩 확인하곤 문을 닫았다. 인혁은 아직 올라오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었다.

 

윤지호, 일어- 으앗!”

 

지호가 갑자기 솔을 잡아당겨 - 솔이 지호 위로 엎어지고 말았다. , 되게 뜨겁네. 솔은 자신을 꽉 껴안은 지호의 체온을 느끼며 중얼거렸다. 한참 지호의 품에 안겨 있던 솔이 지호의 양 볼을 감싸 쥐곤 물었다.

 

윤지호.”

.”

왜 왔어.”

보고 싶어서.”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 채 떨리는 목소리로 건네는 보고 싶었다, 라는 말이 이렇게 애처롭고 사랑스러울 줄이야. 대답 없이 가만히 바라보자 지호가 고개를 살짝 돌려 솔의 손바닥에 입을 맞춘다. “너무 보고 싶었어솔의 손바닥에 제 입술을 묻은 채 다시 건네는 그리움에, 지호의 눈가를 타고 흐른 눈물 한 방울에 솔은 참을 수 없는 욕망에 휩싸였다.

 

-

 

!”

 

솔의 입에서, 솔은 단 한 번도 듣지 못한 목소리가 나왔다. 약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닌 오롯하게 자신에게서 나오는 황홀경. 솔이 그 온전함을 느끼며, 땀에 젖은 지호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지호의 이마에 묻었을 자신의 눈물은 아픔이 아닌 행복의 결정체였다. “괜찮아?” 지호가 자신을 올려다보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아, 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솔의 입에서 나온 건 흐트러지는 숨이었다. 지금 자신을 가득 채운 지호는 뜨겁고 애틋해 단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길게 맞닿았다가 짧게 떨어진 두 사람의 입술 사이로 길게 늘어진 흔적이 달빛을 받아 반짝였다. 지호가 엄지 끝으로 솔의 입술을 한 번 훔치곤 잡아먹을 듯 다시 입을 맞췄다. 지호의 열기가 전해진 듯 솔도 점점 달구어져 갔다.

 

 

잇새로 삐져나온, 지호의 참지 못한 외마디에 솔 역시 가볍게 전율했다. 하아, 하아. 높낮이가 다른 숨소리가 묘한 화음을 만든다. 짧은 입맞춤으로 마침표를 찍은 두 사람이 잠시 서로의 체온을 느꼈다.

 

지호의 외투를 덮은 채 눈을 감고 있는 솔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지호가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내가 잘못했어, 솔아.”

 

솔이라면 앞뒤재지 않고 자신과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 자신의 안일함이, 솔의 결심을 가볍게 여긴 어리석음이 너무나 후회되었다.

 

나도 미안해

 

잠든 건 아니었는지 솔이 대답했다. “내가 너무 매몰찼던 것 같아.” 솔이 지호의 품으로 조금 더 파고들며 덧붙인다. 하긴, 정말 매몰차기는 했었지. 지호가 솔의 등을 토닥이며 생각했다. 하지만 그 매몰참도 결국 자신이 초래한 것이기에 솔은 사과를 할 필요가 없었다.

 

솔아.”

?”

예전에 네가 물었었지, 널 좋아하는 이유를.”

 

갑작스러운 이야기에 솔이 고개를 들어 지호를 바라본다. 그러고 보니 대답을 듣지 못한 채 잠들었구나. 솔이 살짝 설레는 마음으로 지호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 때 네가 듣지 못한 내 대답은네가 놓칠 수 없는 고요라서 이었어.”

?”

 

, 덮고 있던 외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많은 일들 때문일까, 언제부터인가 솔은 안정화에 필요 이상으로 예민하게 반응했다. 솔을 따라 몸을 일으킨 지호가 떨어진 외투를 주워 솔의 하얀 맨 다리에 덮어주었다. 지호의 호의를 받고 싶지 않은 것인지 솔이 외투를 그러쥐었지만 저 멀리 내팽개치지는 않았다. 대신 솔의 가슴이 크게 오르락내리락 거렸다. 어떻게 지금, 이 타이밍에 제일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할 수가 있을까.

 

, 지금내가 널 안정화할 수 있는 가이드라서 좋아하는 거라고 말하는 거야?”

솔아, 그런 게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니가 지금 그렇게 말하고 있잖아! , 솔직하게 말해봐. 알고 있었지? 내가 접촉하지 않아도 안정화 할 수 있었다는 걸. 그래서 날 계속 네 곁에 두려고 한 거였지?!!”

그러면 안 돼?”

, 뭐라고?”

 

너무나 당당한 태도에 솔이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내가 널 사랑하는 이유 중에 안정화가 있으면 안 되는 거야?”

……

그래, 나는 안정화가 필요한 센티넬이고 넌 그걸 해줄 수 있는 가이드야. 하지만 윤지호가 사랑하는 건 한 솔이지, 한 솔의 수식어가 아니야.”

 

눈동자에 가득했던 열기는 차갑게 식었다. 하지만 열기 대신 지금 지호의 눈빛엔 무거운 진심이 담겨 있었다.

 

내가 네 덕분에 잠을 잘 잘 수 있다고 해도 그게 네 하루를 궁금해 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아.”

……

네 덕분에 귓가가 고요하다고 해서 좋지 못한 네 기분을 어떻게 풀어줄지, 환히 웃는 널 어떻게 해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지 고민하지 않아.”


잔뜩 붉어진 눈으로 지호를 노려보던 솔의 눈가로 지호가 손을 뻗었다. 닿고 싶지 않아 솔이 슬쩍 고개를 뒤로 뺐지만 지호의 손은 기어이 따라와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었다.

 

안정화 말고내 사랑을 떠올려주면 안 될까?”

……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솔에게 힘없이 웃어 보인 지호가 욕조에 물을 받아야겠다며 화장실로 향했다. 외투를 쥐고 있던 손을 슬쩍 푼 솔이 가만히 지호의 고백을 곱씹었다. 안정화를 뺀 사랑. 안정화를 뺀 윤지호의 - 한 솔을 향한 사랑.

 

-

 

오래 기다렸지, 들어갈까?”

 

다투었다는 걸 - 솔의 일방적인 화였지만 - 잊은 듯 지호가 다정하게 손을 내밀었다. 솔이 지호의 외투 주머니를 한 번 바라보곤 지호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두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크기라 욕조에 몸을 담그는 건 솔 혼자뿐이었다. 물 온도는 괜찮은지, 허리는 아프지 않은지, 어지럽지는 않는지 꼼꼼하게 챙긴 지호가 벽 한 쪽에 걸려 있던 샤워타월에 거품을 내기 시작한다. “팔 줘 봐.” 지호가 원하는 대로 왼쪽 팔을 지호에게 내민 솔이 제 팔에 가득해지는 거품을 바라보다 물었다.

 

연구소에서 무슨 실험했어.”

?”

 

씻겨주는데 얼마나 집중한 것인지 대답이 늦었다. 아니, 솔이 무슨 질문을 했는지 인지하기까지 시간이 걸린 것일까. 지호가 그게 무슨 말이냐고 되물어 솔이 휴대폰을 봤다고 이실직고 했다.

 

대체 무슨 실험을 했길래 이세린이 니 심장 생각해서 실험 중지한다고 메시지를 보낸 거야.”

, 그게

 

지호가 대답을 머뭇거려 솔이 얼굴을 구겼다. 지호가 화장실에 있는 동안 외투 주머니에서, 아까는 느끼지 못한 진동을 느꼈다. 슬립 버튼을 누르자 휴대폰 화면에는 세린에게서 온 메시지가 한 가득이었다.

 

[너 어디야?]

[너 미쳤냐? 진짜 어떻게 그 몸으로 사라져]

[시현이가 얼마나 놀란 줄 알아?]

[솔이한테 갔어??]

[야 윤지호 이 미친새끼야 전화 좀 쳐 받으라고]

[아 됐고 실험 중지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라]

[니 심장이 못 버텨]

[여차하면 내가 솔이한테 이야기할게 암튼 제발 멀쩡하게 돌아와라]

 

얘기 안 해 줄 거야?”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것으로 보아 자신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솔은 묵묵히 제 머리만 닦아주는 지호에게 다시 물었다. 헝클어진 머리를 손으로 빗어준 지호가 솔의 옆에 앉았다. 슬쩍 바라 본 지호의 표정엔 여전히 고민이 가득했다. , 솔이 지호의 어깨에 기댔다.

 

센티넬 능력을

……

가두려했어.”

?”

 

놀란 솔이 지호를 바라보았지만 지호는 방 어딘가만 노려본다. “깊은 한숨을 내쉰 지호가 모든 걸 털어놓았다.

 

지호가 자신의 곁에 있기 위해 센티넬 능력을 가두는 실험을 재 진행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이야기에 솔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미친 거 아니야?! 내가 뭐라고 그 능력을 가둬!”

너라서. 한 솔이라서. 그냥 네가 조금이라도 덜 힘들어했으면 해서 그랬어. 근데, 근데 내가 너무 나약해서 못 버텼어.”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지호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줘야했지만 솔은 기가 찬 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다. 한참 허, . , 참 하던 솔이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 마.”

못 해. 너무 아파.”

내가 더 노력할 테니까 하지 마.”

네가 노력하지 않도록 내가 노력 한거야.”

 

그러니까,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 지 알아 줘.” 지호가 솔과 눈을 맞추며 말했다. 오늘따라 지호의 눈빛엔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솔은 너무나 벅찼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자 지호가 환히 웃으며 솔을 가볍게 안아주었다.

 

피곤할 텐데 얼른 자.”

?”

난 서울 가야지. 이세린이 눈 벌개져서 나 기다리고 있을 텐데.”

 

외투를 집어 드는 지호의 컨디션은 속초에 왔을 때보다 확연히 나아진 것 같아 보였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하루쯤은 같이 있어도 되지 않나 싶지만 지호의 말대로 세린이 걱정 돼 솔은 구태여 지호를 붙잡지 않았다.

 

, 자는 거 보고 갈게.”

싫어. 난 너 가는 거 보고 잘 거야.”

 

왜 화가 났었는지도 잊은 솔이 현관에 섰다. 지호는 자신이 빨리 가야지만 솔이 잠들 걸 알기에 지체 없이 문을 열었다. “, 맞다. 이거.” 지호가 외투 안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솔에게 건넸다. 오랜만에 만지는 자신의 휴대폰은 꽤 차가웠다.

 

연락 해달라고는 안 할게. 내 연락만 받아줘.”

연락할게.”

 

솔의 대답에 미소 지어보인 지호가 솔의 입술에 짧게 입맞춤을 하곤 문을 닫았다. 잠깐 제 입술을 만지작거리던 솔이 바로 테라스로 나갔다. 주차장 저 멀리 - 아까는 보지 못했던 지호의 차가 보여 괜시리 웃음이 났다. 아래쪽이 빛나더니 지호가 나타났다. 솔이 지켜보고 있을 걸 알고 있었다는 듯 밖으로 나온 지호가 고개를 들었다. 솔이 손을 흔들자 지호는 양 팔을 크게 흔들어보였다. 그렇게 지호의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던 솔이 침대에 누웠다.

 

안정화는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일 뿐이다. 솔이 윤지호의 가이드가 되고 싶었던 것은 지호가 조금이라도 잘 잘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서였다. 자신은 윤지호를 위해 악몽을 숨겼고, 윤지호는 자신을 위해 심장을 버리려 했다. 그저 가이드로써 곁에 두려했던 것 아닐까 의심했던 지호의 마음은 실은 사랑이었다. 수식어 없는 한 솔에 대한 사랑.


**

 

미안하다.”

씨발, 미친 새끼. 알아? 넌 진짜 개새끼야.”

미안해. 제정신이 아니었어.”

 

솔에게는 그냥 한 말이었지만 정말 세린은 잔뜩 충혈 된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새벽 세 시. 어떤 심정으로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었을지 짐작할 수도 없다. 자신 때문에 곤란했을 시현에게도 날이 밝자마자 사과를 하겠다고 하자 세린이 눈에 주었던 힘을 조금 풀었다. 세린과 함께 나온 지호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려주었다. 하나 둘 씩 줄어드는 숫자를 바라보던 세린이 물었다.

 

몸은.”

?”

몸 상태 어떠냐고.”

 

제 몸 이 곳 저 곳을 살펴 본 지호가 - 몇 시간 전에 있었던 일이 떠올라 살짝 얼굴을 붉히며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래도 검사는 받아야 한다며, 내일 <> 보자는 말로 인사를 대신 한 세린이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이세린.”

.”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지호의 인사에 세린이 활짝 웃으며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

 

솔 군?”

?”

다쳤습니까?”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고개를 들자 인혁이 아까부터 자꾸 손목만 바라보고 있는 게 신경이 쓰여 물어봤다고 말한다. 인혁의 말에 솔의 시선이 다시 자신의 손목을 향했고, 동시에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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