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고등학교 때 쓴 소설을 내게 쓴 메일함에서 발견했어 ㅎㅎ 오글 주의!! (싸이를 앱으로 바꿈 ㅎㅎ)







왜 너랑은 항상 이렇게 엇갈리는 걸까



#



[나 고백받았어]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승재의 목소리에 그만 심장이 쾅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몸을 조금씩 떨고있는 나를 감추려 지나치게 들뜬 목소리로 그를 추궁했다.



"야 누군데누군데!!! 미쳤다 후배가? 걔 아님?? 홍민지??  "



[어 ..니한테 젤 먼저 얘기하는거다]



"이야~ 미쳤다 김승재 니가 드디어 여친을 사귀다니!! 나는 이제 눈을 감아도 여한이 없다!"



 마음과는 정반대로 아무소리나 지껄였다. 맞아 우리는 친구니까..



[알고있으라고..일단 애들한테는 비밀이다]



"알지알지, 이야 니가 연애를 다하고.. 이제 내만 남았네"



[아직 사귀는건 아닌데, 내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



"잘해봐라!! 야 내 룸메왔다 끊고 낼 다시 얘기하자"



 룸메는 개뿔..

텅빈방에 정적만이 남았다. 승재와 나는 오랜친구 사이다. 중학생부터 시작된 우리의 인연은 내 정체성을 알아버린 고2 이후로 위태롭게 유지되어왔다. 좀처럼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나인데 눈치없는 김승재는 내가 저를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그저 애정표현이 조금 과한 남자애로 치부해버리는 그가 야속할 따름이다.


" 술...먹고싶다!!!"


 연락처 목록을  뒤져보지만 딱히 연락할 친구는 없다. 대학도 김승재를 따라온거고 과생활은 제쳐두고 타과인 그 애의 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닌 덕이다. 


언제 였을까?? 왜 좋아진거지??


 생각해보니 평범한 이유였다. 호감을 느낀건 중3때였다. 아직 무리사이를 겉돌았었고 다른반에 친구도 없어 체육복을 빌리지 못해 우왕좌왕한 적이 있었다. 수업을 듣지 말까 고민하고 있을 때 김승재가 옆반에서 빌려온 체육복을 건네주었다. 좋은 녀석이라고 생각했고 솔직히 감동스러워서 울컥하기도 했다. 체육복이 뭐라고.. 그 뒤로 베프가 되었다. 승재는 천성이 세심하고 배려가 몸에 배인 타입이었다.


 이때 생긴 호감이 좋아한다는 감정으로 깊어진 건 고2때  한국사검정능력 시험날이었다. 첫 시험날 나는 그만 수험표를 들고 오지 못했고 당황해서 승재에게 연락했다. 수험번호도 모르던 상태라 지금 생각하면 내 스스로가 답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승재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물어보았고 나는 일단 고사장에세 해결해보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다행히 고사장내에는 나같은 수험생을 위해 수험표를 따로 뽑을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있었다. 수험표를 뽑고 한숨 돌리려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데 익숙한 실루엣이 고사장으로 뛰쳐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김승재?!!!"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나를 발견한 승재는 엄청 소리지를 지으며 다가오고있었다. 온통 땀범벅이었다. 승재의 손에는 내 수험표가 들려있었다.


"야!!!!!!"


 나는 새로 뽑은 수험표를 황급히 가방에 구겨 넣었다.


"이거 주러 온거야?"


"박현우 너 진짜 죽을래? 전화는 왜 또 안받아?  아이디라도 알려줬으면 근처 피방에서 뽑아왔을거 아냐!!"


"아..무음..혹시 우리집 갔다 온거야?"


 승재는 내 손에 수험표를 쥐어주고 옆에 털썩 주저앉는다. 승재의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것이 보였다.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다.


[....수험생들은 즉시 고사실 안으로 입장해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알립니다. 지금...]


"들어가봐-"


"넌?"


"여기서 기다릴게. 1급 못따면 죽는다"


"응!! 좀만 기다려 내가 점심도 쏜다!!"


"잘보기나해 빙신아!"


 그때 내 어깨를 툭 치며 활짝 웃어보이던 네 얼굴에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온몸이 저릿한 느낌이 들어 손바닥을 몇번이나 쥐었다폈다했는지 모른다. 그날 시험이 어땠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오롯이 네의 웃는 얼굴이 그 순간만이 떠오를 뿐이다.


"하..주책맞지"


 옛날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물 한 방울이 주르르 나왔다. 승재 따라 대학가겠다고 급하게 진로를 바꿔 미친듯이 공부해 겨우 같은 대학교에 왔지만 무엇하나 제대로 이룬 것 없다. 그래도 내가 그 애 옆에 가장 친한 친구로 있는 것만으로도 어디냐 싶은 심정이다.  내가 여자였으면 달랐을까? 내가 여자라고 날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고백은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기적이지만 내일 그 여자애와 잘 안되면 좋겠다. 엄청 예쁘고 착하다던데.. 차라리 나쁘면 좋겠다. 나빠서 김승재가..아니다 그렇다고 승재가 상처받는건 싫다. 그냥 내 마음이 접혔으면 좋겠다. 종이처럼 접고 접어서 비행기를 만들어 저 멀리 날아갔으면 좋겠다.


 충동적으로 만남앱을 깔았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조금 나아질까, 나와 같은 성향의 사람을 만나고 얘기한다면 조금 더 이 마음을 덜어낼 수 있을까..


프로필을 대충 작성하고-물론 사진을 올리진 않았다- 몇분을 기다리니 여러개의 채팅창이 도착했다. 나와 동갑이고 근처에 산다는 "쭌"이라는 남자에게 쪽지를 보냈다.



[ 보내는 이 : SJ (23)

 받는 이: 쭌 (23)

 

그냥 소소하게 이야기 가능하신가요? ]



[보내는 이 : 쭌(23)

받는 이 :SJ (23)


언제? 낼 볼래? 지금은 바쁨 ]



 [보내는 이 : SJ (23)

 받는 이: 쭌 (23)


그럼 내일 저녁 7시 상수역에서 봬요. 이때 괜찮아요?]



[보내는 이 : 쭌(23)

받는 이 :SJ (23)


ㅇㅋㅇㅋ   ]





"아 뭐야.."


뭔가 좋은 느낌이 들지 않았지만 얘기만 해도 괜찮다고 했고 또래이니 괜찮을 것 같았다.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겁먹지마. 조금이라도 털어버리는거야'






                                                                                                                                                         to be continued..






  • tory_1 2018.08.23 16:48

    아아아아설마 끝아니지? 끊어내는게 카페베네급이야ㅠㅜ 

  • W 2018.08.23 23:09
    뒤에 조금 있는데 쉬는 날 톨을 위해!!! 정리해서 올려볼게 !! 그때 감성이라 지금에 맞을지 모르겠지만 ㅜㅜ
    댓글 달려서 너무 기쁘다 ㅎㅎ
  • tory_3 2018.08.24 06:29
    재밌다 ㅋㅋ! 사실 난 이때 감성이 좋아 뒤에 기대할게~
  • W 2018.08.25 20:24

    고마워 톨 ㅠㅠ 올리러 왔다가 감동!!  내가 수정해서 그때 감성이 사라진 느낌이 낭낭~ 댓글 달아줘서 고마워!!!

  • tory_4 2018.08.25 01:05
    나도 요때 감성 좋아해ㅠㅠ 기다릴게!
  • W 2018.08.25 20:26

    핫 기다린다니 ㅠㅠㅠ  내가 좀 손을 대가지구 그때 감성이 사라진거 같기두 하고 ㅠㅠ 오글거리기도 하고 ㅎㅎ!! 댓글 달아줘서 고마워!!


  • tory_5 2018.09.06 08:34
    재밌다 ㅎㅎ 잘 읽고 가~
  • tory_6 2018.09.12 16:52
    재밌다 친구에서 연인 루트 언제봐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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