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안녕 토리들아

한국은 지금 새벽이겠네.

난 런던톨인데 평일 내내 28도 찍으며 날씨 좋다가 주말 되자마자 구려져서 빡쳐서 집에서 노는 중이야ㅋㅋ큐ㅠㅠㅠ

스펙업방 토리들 모두 다 열심히 치열하게 사는 거 보면서 자극도 많이 받고 정보도 정말 많이 받았거든.

비록 영국취업 N개월차로 진짜 병아리 신입이지만 토리들에게 뭔가 도움이라도 될까 싶어서 글 쪄봐.


<개인 스펙>

- 나이 3N살

- 건동홍 순수어문계열 전공

- 토익 850

- 기타 자격증: 운전면허 보통 2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전 직장(한국) 연봉: N년차 3,200만원 + 성과금, 연말 보너스, 명절 떡값, 여름 휴가비 모두 별도 지급


스펙업방 토리들이 보기에 내 스펙 진짜 어이없을거야ㅋㅋ 아무것도 없는데 한국에서도 취업 잘만 해서 잘 먹고 살았다는게 신기함.

난 전공 살려서 국내 탑티어 번역회사 중 한 곳에 PM으로 취직했고 매출 탑 찍으면서 나름 회사 에이스로 잘 나갔어.

나 믿고 계속 일 맡기는 대기업도 많았고 지금까지도 내 이름 대면서 전 회사에 연락온다고 하니 부끄럽지만.. 이정도면 일 잘했다고 생각함ㅋㅋ

모든게 무난 평탄한 삶이었는데 내 꿈은 30살 넘으면 해외에서 일하는 거였거든. 1년이 됐든 10년이 됐든 꼭 해외에서 일하면서 살아보고 싶었어.

그리고 거의 매일 같은 야근에 툭하면 새벽 2-3시에 퇴근하는 이 환상적인 굴레에서 벗어나고도 싶었고.

그래서 과감하게 회사 그만두고 두번의 도전 끝에 영국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서 드디어 영국으로 떠났지!!


<영국 취업준비과정>

- 취업기간: 총 2개월

- 영문 이력서 및 인터뷰 준비는 모두 유료첨삭을 받았음

- 지원갯수: 총 26개

- 1차 인터뷰: 총 6개 / 2차 인터뷰: 총 2개

- 합격통보: 총 1개


먼저 말하고 싶은 건 나는 운이 상당히 좋은 편이었단 것. 고작 스물몇개 지원하고 합격한 사람 나밖에 없는 것 같아;

마침 회사에서 한국인+N년 이상의 동종업계 경력을 갖춘 직원이 필요했고, 나도 물론 정말 토나오게 열심히 했지만 타이밍이 좋았다고 생각함.


본격적으로 취업준비를 시작할 때 영어 이력서는 물론이고 인터뷰에 대한 기본 지식조차 없었기 때문에 유료 첨삭을 결정했어.

다른 이들에게도 추천하느냐- 난 반반이라고 대답하고 싶네.

구글에 interview Q&A만 검색해도 정말 많은 정보가 나오는데 나같은 일자무식ㅠ은 그게 좋은 정보인지 나쁜 정보인지조차 구분할수가 없어.

그래서 정보선별하는데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줄이고자 첨삭받기로 결정했고 결과적으로는 취업에 성공했으니 나의 경우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비용이 저렴하진 않은 편이니까 잘 고민해보길 바래.


이력서를 갖추고 난 다음엔 매일매일 indeed, Linkedin, Glassdoor 등을 찾아다니며 원하는 포지션에 지원했어.

내가 마케팅이나 IT 직무였다면 훨씬 기회가 많았을텐데 순수 어문계열은 여기서도 취업이 어려운 것ㅋㅋ큐ㅠㅠㅠㅠㅠ

이력서를 넣기 시작한 뒤로 한 달간은 아무곳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어. 진짜 미칠 것 같았지.

내가 뭘 잘못 썼나, 오타가 있었나, 메일주소가 잘못된 건가-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면서 하루도 마음 편하게 지낼수가 없더라.

그런데 딱 한달이 지나면서부터 전화가 하나 둘 오기 시작하더라. 유럽은 한국이랑 다르게 취업과정이 속전속결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때 알았지.

난 3개월전에 지원한 회사 전화를 어제 받기도 했고 내 플메는 반년전에 지원한 회사에서 며칠 전에야 연락이 왔다더라. 면접 볼 생각 있냐고ㅋㅋㅋㅋㅋ

일단 지원을 시작했으면 상상을 초월하게 느린 채용시스템이 토리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최대한 느긋하게 마음을 먹는게... 정신건강에 좋아ㅠ


회사에선 바로 전화부터 걸지 않고 메일로 언제 Phonescreening interview를 하고 싶은데- 라고 문의하면서 이때 서로 일정을 조율해.

1차 인터뷰는 회사 인사담당자와의 간단한 인터뷰. 주로 내가 제출한 이력서에 기반한 질문들을 많이 물어봐.

여길 통과하면 이제 업무 담당자와의 2차 전화 인터뷰 혹은 사무실 인터뷰가 기다리고 있음.

면접도 물론 첨삭을 받긴 했지만 구글느님 검색을 통해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다양하게 답변할 수 있도록 준비했어.

도움이 정말 많이 된 사이트는 https://www.thebalancecareers.com/ 야. 첨삭자료랑 이 사이트 활용해서 스크립트를 만들고 달달 외움.


드디어 최종 인터뷰! 2차 인터뷰라고 쓴데가 사실 최종 인터뷰까지 간 회사를 말하는거야ㅋㅋ

두 회사 모두 각각 테스트를 2번씩 보고 인터뷰는 총 4번씩 봤다... 중간중간 다른 회사 인터뷰도 물론 봤고.

나 진짜 이 시기엔 모든 걸 하얗게 불태우고 다녔던 것 같아ㅋㅋ 심지어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도 잘 안남.


여기까지 말하면 내가 엄청난 영어고수같은데 전혀 아님. 아직도 더듬더듬 말하고 내 의견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할 때가 훨씬 많아. 문법 당연히 개판이고.

대신 내 경력과 능력치만큼은 스크립트로 외운 티가 나더라도 개의치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정리해서 표현하려고 노력했어.

쉬운 단어와 문장이어도 상관없어. 면접관 의견에 반대해도 ok. 어떤 상황에 대한 내 의견과 그 판단 근거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만 있으면 돼.

난 심지어 지금 회사 면접 때 '이 문제는 정말 솔직히 난 이렇게 해결할 방법밖에 안 떠올라. 나머지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을래.' 라고 함.

이건 일할 때도 마찬가지야.

어차피 우리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원어민같은 수준의 완벽한 영어를 요구받지 않아. 중요한건 상황 대처능력과 자신감 있는 태도라고 생각해.


결국 한 군데에 합격해서 contract로 일하고 있어.

전 회사가 상당히 자유로운 분위기였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비하면 매우 한국적인 회사였던 것ㅋㅋ

9시 10분은 되야 다들 슬금슬금 출근하고 점심시간에 우르르 몰려나가 강제로 밥 먹는거? 절대 없음. 혼밥 넘나 행복ㅠ

진짜 귀찮을 정도로 물어봐도 항상 친절하고 우쭈쭈 잘했다 칭찬해 주는 동료들도 좋고

조금 냉랭하지만 정확하고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주는 라인 매니저도 좋아. 많이 반성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중임ㅠㅠㅋㅋ

제일 좋은 건 금요일마다 사무실에서 맥주 주는거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신입이라 일이 많지 않지만 5시 반 칼퇴가 가능한 문화도 참 소중하다고 느껴. 저녁이 있는 삶 매우 중요합니다ㅇㅇ


쓰다보니 엄청 구구절절 정리도 안 되게 하고싶은 말만 나열했는데;;

한국은 지금 취업난이 엄청 심각하고 특히 어문계열 토리들은 정말 힘들거란 거 잘 알아.

문송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문과 후려치기도 심하고 인터넷엔 해외취업 그거 아무나 하는 거냐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도 있어.

근데 그들이 실제 직접 부딪혀보고 뭔가를 얻은 사람들일까? 99%는 입만 살아서 나불대는 사람들이야.

그런 사람들의 말 때문에 좌절하지 말고 냉철하게 스스로를 돌아보되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

나는 경력이 뒷받침해주긴 했지만 해외에도 분명히 기회가 있다는 것을, 그래서 한번은 토리들이 용기내서 도전해 보기를 바라면서 글을 써봤어.

음- 그래도 혹시 글이 고압적이거나 가르치려드는 듯한 태도가 느껴진다면 그건 내가 글재주가 없는 탓이고 절대 그런 의도는 없다는 걸 알아줬음 좋겠다.


우리 부자는 아니더라도 먹고 살만큼은 벌면서 내 삶도 내 사람도 지킬 여유가 있는 그런 일을 찾아서 행복하게 살자.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그저께 공원에서 점심먹다 타죽을뻔한 사진 같이 보면서ㅋㅋ 주말 잘 마무리하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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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 2018.04.22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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