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01_https://www.dmitory.com/index.php?mid=travel&page=2&document_srl=52226944&hide_conten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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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03_https://www.dmitory.com/index.php?mid=travel&document_srl=52535367
그렇게 두 시간쯤을 달렸을까
우리의 숙소 장하이 캠프촌 초입에 있는
미쉘 캠프에 도착했다.
블로그 후기에서만 보던 무뚝뚝하고 가끔은 쌀쌀맞기도 하다는
미쉘 사장님을 만나고 반갑게 인사하고
우리의 숙소를 배정받았다.
우리가 기대하던 게르는 다 인원 여행객들에게 주로 제공되고
원한다면 바꿔줄 수도 있으나
현재는 모두 차 있는 상태라고 하시며
게르보단 이 나무집이 훨씬 덜 춥고 안락할거라며
우릴 달래려 하셨는데 사실 달래주지 않으셔도
우린 우리 숙소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리고 긴장하고 있던 미쉘 사장님은
한국말을 굉장히 유창하게 하셔서
처음 전화통화를 할때부터 놀랐는데
실제로 뵈니 더욱 능숙한 한국어가 인상적인 분이셨다.
블로그 후기론 묵뚝뚝해서 무섭다는 이야기도 있었기에
약간 긴장하기도 했었지만
한국에서 예약할 때부터 굉장히 상냥하셨고
실제로 뵌 사장님은 상냥하고 친절하고
매사 우리에게 꽤 많은 신경을 써주신 고마운 분이셨다.
우리가
미쉘 캠프를 선택한 이유는
두가지였다.
1. 쌌다.
2. 한국어가 가능하다.
몽골 장하이 캠프촌의 가격은 사실 생각보다
그리 싸지 않다. 1인당 하루에 3-4만원 정도가 보통이고
물론 식사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지만
우리는 식사 불포함 샤워 포함에 약 일인당 1만원의 가격으로 3일을 예약해놨었다.
미쉘은 한국 몽골여행객들 사이에서 꽤 유명하고 인기가 많은 곳으로
늦게 예약할 경우엔 예약이 불가능 했었다는 후기도 종종 봤었기 때문에
우린 서둘러 5월부터 찜을 해놓았었는데 막상 와보니
정말 이곳이 한국 대성리 캠프촌인지 몽골인지 구분이 안갈만큼
한국인 목소리가 사방팔방에서 들려왔다.
우선 짐부터 풀고
숙소 앞 홉스골 호숫가부터 나가보기로 했다.
사장님께 돗자리 대용이 뭐 없을까요?했더니 왠 요가매트 하나를 꺼내주시며
빌려가도 좋단 허락하에
매트와 맥주 두캔을 꺼내들어 호숫가로 향했다.
한달음에 달려가
저 푸른 초원 위에
저 푸른 호숫가를 바라보며
마치 한껏 사연 가득한 사람처럼
맥주 한캔을 따고 싶었지만..
현실은...
똥밭이다.
똥
똥
똥
똥
똥
왕 똥밭이다.
초원은 초록의 위장을 한
그저 하나의 똥밭일 뿐이었다.
초원위엔 야크똥으로....어느게 흙인지 똥인지 구분도 안되는
저게 진흙인지 막 좀 전에 싸놓은 똥인지 구분이 안되는
그냥 저 푸른 초원이 아니라 저 푸른 똥밭이었다.
이미 인도여행때 개똥천국을 경험해본적이 있지만
그곳에선 나만 주구장창 밟고 다닌 통에 똥신이 나에게만 붙은거냐고 징징거렸지만
이곳에서는 그 누구도 예외는 있을 수 없었다.
그렇게 무엇을 밟는지를 굳이 구분하려 하지 않고 건너가
자리를 잡고
맑고 맑은 호숫물에 발을 헹군 뒤
꿈에도 그리던 홉스골 호수를 바라보며 맥주 한캔을 딸 수 있었다.
1년에 내가 마시는 맥주가 한 다섯캔 될까 싶은데
첫 캔은 몽골 홉스골 호수 앞에서 영광의 오픈식을 가졌다.
무릎이 나갈것 같다고 징징대고
똥밭이라고 징징대던게 언제인냥
입이 찢어질듯 귀에 걸려서는
"우리 진짜 몽골에 온거네~"
이 한마디를 친구에게 건내며 씨익 웃어보였다.
엊그제까지 철야로 몽골을 가네 못가네
어젯밤 피로와 열악한 버스에 내가 왜 이 짓을 하나 싶었던 그 모든 순간이
꿈결같은 순간이었다.
우리가 꿈에도 그리던 몽골에 와있음을 비로소 진짜 피부로 와닿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