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Extra Form
별점 ★★★★☆

New York City Ballet | David H Koch Theater

Feb 15 / Feb 23, 2023

예고 사기가 아니라 진심 롬앤쥴 쓴다음에 일찍 들고오려고 했거든? 근데 내가 너무 게을러서 쓰다말다 하다가 드디어 다 써서 간신히 들고옴 ㅠㅠ 2월에 본 걸 5월에서야 다 쓴 나톨 좀 대단한듯 ㅅㅂ ㅠㅠㅠ


혹시 이전의 롬앤쥴 리뷰가 보고싶은 톨은 이 링크로 가줘: https://www.dmitory.com/star/270115942


디즈니가 충분히 홍보해줘서 잠미녀의 줄거리까지 내가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발레는 디즈니랑 약간의 설정차가 있다보니 간단하게 언급해보도록 하겠음.

모 왕국에서 오로라 공주 태어났다고 요정들 초청하고 애 축복받고 있었는데 공무원 하나가 실수하는 바람에 리스트에서 카라보스(디즈니에선 말리피센트) 하나가 빠져버림. 카라보스는 빡쳐서 쉬펄 쟤 열여섯살 되면 물레바늘에 찔려 뒤질거임! 했더니 아직 축복 안줬던 라일락 페어리(디즈니에선 메리웨더)가 ㄴㄴ 안죽고 그냥 자는걸로 내가 저주 바꿔줌 ㅇㅅㅇ 하면서 맞서준다.

중대한 실수해서 나라 말아먹을뻔한 공무원

그리고 오로라네 엄빠는 날카로운거 전부 금지시키는 등 뜨개질도 못하게 국민들을 못살게 굴다가 시간이 흘러 오로라의 열여섯번째 생일에 구혼자들이 오는데 오로라는 구혼자들에게서 장미만 받아먹고 서커스 좀 한다음 쌩깜. 한 노인이 님 예쁘네여 하고 꽃다발 줬는데 그 안에서 물레바늘이 나오고 오로라는 헝 나 바늘에 찔렸어 ㅠ 하고 노인은 하하 난 사실 카라보스였지롱! 하고 오로라는 잠들어버리는데 라일락 페어리가 나타나서 성 전체를 잠재워버린다. 저기요 사용인들은 그냥 집에 돌아가게 해주지 ㅠㅠ

구혼자들에게 장미 먹튀하는 오로라

그리고 시간이 100여년 흘러 사냥터에서 데지레 왕자(디즈니에서는 필립 왕자)는 결혼하라는 압박에 시달리지만 저어는 진정한 사랑을 찾고 있거등요.. 하면서 속터지는 엄마를 물리쳐버림. 그리고 사냥터에서 서성서성 하고있는데 라일락 페어리가 나타나서 내가 괜찮은 여자애 아는데 소개해줘도 됨? 하고 중매쟁이를 자처하며 나타남. 그리고 왕자를 배에 태우고 어디론가 납치해감;

100년 연상녀 소개해주는 중매쟁이 라일락 페어리

데지레 왕자는 이런 정체도 모르는 여자를 배타고 따라가서 환상 속의 오로라 공주랑 썸을 타게 됨... 님 거기 현실이 아닌거 같은디요... 임사체험이라고 들어보셨는지? 아무튼 현실에 존재하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꿈속 여자랑 실컷 썸타고 라일락 페어리가 이끄는대로 100년간 숲 속에서 폐허가 된 궁전을 찾아내 자고있는 여자에게 키스하는 등 성추행을 했더니 오로라가 깨어나서 캬 100살 연하남? ㅇㅋㅇㅋ 하고 결혼하게 된다는 얘기로...2막이 끝남.

장화신은 고양이와 하얀 고양이, 근본없는 조합

그리고 3막은 얘네 결혼 축하연으로 샤를 페로의 동화 속 캐릭터들이 나와서 축하공연을 함. 장화신은 고양이와 하얀 고양이(별로 안유명한 동화인데 삼형제 중 막내 왕자를 도와 왕이 되도록 만들어주는 흰고양이 이야기가 있음) 빨간망토와 회색늑대, 플로린 공주와 파랑새 뭐 이런 애들이 나옴. 그리고 마지막에 왕과 왕비는 오로라랑 데지레에게 왕관을 물려주고 대관식을 하며 전막이 끝남.

아래는 뉴욕시티발레 잠미녀 홍보영상인데 너무 귀여워서 참을 수 없다... 아니 홍보영상을 만드는데 이 정도의 공을 들여놓고 전막 발레를 안찍어준다니 너무한거 아니냐.

https://youtu.be/ukRrSLkUYDs



일단 잠미녀 발레의 기원에 대해서 좀 얘기해본다.

내가 이전에 롬앤쥴 리뷰 쓸때도 말했지만 발레라는게 언어가 없고 존나 직관적이다보니 옛날엔 걍 프로파간다 + 정치적 홍보물로서의 역할이 컸다는 거다. 지금의 우리가 보기엔 네? 이게요? 라는 느낌일 수도 있는데... 어쨌든 이게 앞뒤정황을 따져보다보면 아 네 프로파간다용이었군요;; 싶은 것들이 상당수다. 잠자는 미녀는 그리고 발레 이전의 동화 태생부터가 정치적 프로파간다물이었다.

물론 이 이야기 자체는 오래됐음. 14세기에 원형이 있었고 16세기까지 비슷한 얘기가 이래저래 쓰이고 있는 걸로 봐서는 이게 완전히 구전될 때부터 프로파간다였어요! 라고 할수는 없다. 근데 이제 우리가 대충 오 여기서부터 비슷한데? 싶은 샤를 페로 버전부터가 문제인거다.

아 소스 찾기 귀찮으니까 대충 기억나는대로 쓴다. 잠자는 미녀는 원래 루이 14세 치하를 칭송하기 위해 쓰인 동화였음. 우리가 지금에서야 서양식 왕실 생각하면 예쁜 드레스 입고 아가씨들이 사뿐사뿐 데뷔탕트하고 티파티 열리고 왕자님 공주님 고오귀하신 신분 이런 이미지가 있는거지... 크루세이더 킹즈 같은거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말만 듣고 난 안해봄) 유럽왕실? 그냥 콩가루 부스러기 같은 곳이었음. 내가 왕이어도 언제든 뒤통수 쳐먹으려는 지역유지밖에 없고 난 왕이다! 하고 칼쳐맞아 죽고 다음날 딴놈이 내가 왕이다! 하고 이 수준으로... 왕실의 권위 같은 건 조또 없었단 말임.

그러다가 이제 루이14세가 (겸사겸사) 발레를 이용하면서 응 내 역할은 태양신 아폴로~ 그러니 날 태양왕이라 부르셈 하고 왕권신수설을 들먹이며 왕권 강화를 하고 드디어 중앙집권체제가 완성되며 이 왕실이란게 대애단하다는걸 홍보해야겠는거임. 샤를 페로는 그런 맥락에서 왕자님! 공주님! 요정에게 사랑을 받는 왕실! 예쁜 궁전과 고귀한 신분! 아무튼 이런 왕실판타지를 존나 쑤셔넣어서 구전되어온 이야기로 동화를 써댐. 물론 기사도라거나 뭐 예의를 무시하지 말고 사회적 불안감이 어쩌고 이런 경고도 들어있고 그랬다. 그렇다보니 샤를 페로의 동화는 교육못받은 애들도 쉽게 읽을 수 있을만큼 쉬운 불어와 복잡따위 1도 없는 간단한 플롯을 가지고 있음.

잠자는 미녀 발레도 그럼 강력한 황실을 홍보하기 위한 프로파간다냐? 하면... 절반정도는 맞는 얘기고, 절반 정도는... 좀 미묘한데. 내가 왜 위에서 구구절절 루이14세가 어쩌고를 썼냐면 잠자는 미녀 발레의 기획자가 루이14세 빠돌이였단 말임. 이 발레가 나올 당시의 러시아 분위기에 대해서 좀 알 필요가 있는데... 러시아에서는 프랑스 문화를 고오오급으로 취급한 시기가 있었음. 그게 러시아 발레의 태동기인 19세기임.

다들 알다시피 발레의 발원지는 프랑스인데 (위그노 학살로 유명한 카테리나 디 메디치가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시집가면서 여러가지 엔터테인먼트를 들고가면서 발전한 것 중 하나가 춤-발레임. 정작 이탈리아에서는 오페라가 발전하면서 발레가 발전하지 못함) 이상하게 발레는 역시 러시아 아닌가요? 하는 일반인들의 반응도 많고 러시아 애들마저도 엥 우리가 근본 아님? 이런 분위기가 좀 있음.

그야... 애초에 러시아 발레의 아버지로 알려진 마리우스 프티파가 프랑스인임. 러시아식으로 페티파라고 안하고 프티파라고 사람들이 부르는거엔 이유가 있음. 프티파는 죽을 때까지 러시아어를 한마디도 못한 완전 프랑스인이었음. 러시아에서 산지 50년 됐을 때도 러시아어 하는 사람이랑은 통역이 필요한 수준. 그래도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1도 없었던게 당시 러시아 귀족의 기본 소양이 고급언어인 프랑스어였거든. 그니까 러시아 높으신 분들과 소통하려면 러시아어를 할 필요도 없었음. 왜? 죄다 프랑코필리아였거든.

잠자는 미녀의 기획자는 (그렇다 보통 안무가가 기획자인 현대 발레와 다르게 이때는 기획한 놈이 따로 있었다) 이반 브셰볼로츠키라는 사람인데, 이 사람은 원래 외교관이었다. 근데 극장 감독 맡으면서 례에술에 대한 사랑을 부르짖고 러시아 발레의 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한 사람임. 그리고 당연히 프랑코필리아였는데 불어를 노어보다 훨씬 잘했다는 증언이 좀 있음. 러시아어 못한다고 까인 기록마저도....아내랑 둘이 있을땐 무조건 프랑스어만 했다고 함.

여기서 약간 주목할만한 기록이 있는데, 브셰볼로츠키랑 동시대 극작자이자 연출가인 그녜디치라는 사람이 브셰볼로츠키는 지가 루이 14세 시대의 후작이라고 생각하는거 같단 얘기를 했음. 뭐 이거야 기록이니 그렇다쳐도 이 새럼이 발레 예술의 수호자처럼 루이 14세를 취급했던 빠돌이였던건 맞았던거 같고...

그럼 이 음악의 작곡가로 개유명한 차이코프스키는? 차이코프스키는 애초에 엄마가 프랑스인이었고 프랑스인 유모 밑에서 자람. 당연히 이중언어 구사자로 자랐고요... 뭐 차이코프스키가 얼만큼 프랑스 빠돌이었는가는 모르겠지만 그냥 당시 지식인-귀족들의 분위기 자체가 프랑스를 존나 좋아했었다는 건 확실함.

마츠 에크의 잠미녀 홍보사진...인데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이거 함정카드임

그럼 단순히 얘네가 프랑스가 존나 좋으니까 프랑스 고전 동화로 발레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을까? 그건 아님. 사실 결정적인 이유가 존재하긴 한다. 이렇듯 본인을 루이 14세 시기의 예술을 담당하는 후작처럼 여기는 브셰볼로츠키는 왜 '잠자는 미녀'를 만들어야겠냐고 생각했냐면...딸이 열여섯살에 죽어버렸어. 그리고 차이코프스키는 이 발레를 만들기 전에 어린이를 위한 잠미녀 연극 같은 걸 만들었는데 거기서 공주를 맡았던 조카가 죽어버렸음. 그니까 이걸 완전한 프로파간다라고 부르기엔 죽어버린 사랑하는 아이들이 실은 잠들었고 언젠가 되살아나는 이야기를 제작자들이 만들고 싶었던 것도 없잖아 있을 거라고 생각함.

원래 브셰볼로츠키의 원픽은 비젠티니라는 작곡가였는데 비젠티니는 당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서 이걸 개화려하게 만들고 싶었던 브셰볼로츠키는 제작비를 약간 절감해야할 필요성을 느낌. 차이코프스키는 사실 백조의 호수 존나 개망해서 나 두번 다시 발레 안만들거야 ㅠ 했는데 브셰볼로츠키는 외교관이었잖음? 말 존나 잘하겠지? 응 살살 구슬려서 차이코프스키가 와 시발 저 이거할래요!! 이거 최고임!! 하는 열광적인 반응까지 이끌어냄.

아 그리고 당연히 안무가는 마리우스 프티파였음. 프티파는 이거 괜찮을까요? 네? 좀 불안한데요? 자꾸 ezr해서 브셰볼로츠키가 대놓고 '아오 마리우스 그만 좀 하셈... 님 할 수 있다니까요? (Arretez Marius…Vous pouvez tout)' 라고 했던 기록도 남음 ㅋㅋㅋ 아니 근데 꼭 프티파가 소심한 사람이어서 계속 자기 불안하다 이러고 덜덜 떨었던건 아님. 그냥 제작비가 천문학적이어서 그랬음... 잠미녀 발레 초연에 들어간 돈은... 군함 두 척 가격이라는 기록이 있거등요... 어쨌든 브셰볼로츠키의 언변이 빛나서 이 셋을 잘 조합해서 만든 발레라고 할 수 있을듯.

아무튼 그래서 너무 화려한 나머지 준비해야할게 너무 많아 초연 예정일이 세번이나 미뤄졌던 이 공연은 어떤 식으로 준비되었냐면, 브셰볼로츠키가 아티스트 세트 디자인 존나 까면서 보드카 처마시고 새로 구상하셈 이러고 자기 전속 스케치 아티스트 데려와서 백여가지의 고오급 의상 디자인을 하고 리옹에서 직접 벨벳이라던가 실크라던가 수입해서 만들고 무려 체케티를 초빙해와서 카라보스와 파랑새 1인2역을 맡기고 수많은 특수효과에 갈랜드 왈츠에만 애들이 스무명이 넘게 나오는 대규모 출연진, 베르사유 궁전의 분수와 정원, 궁내를 본따서 만든 세트... 프티파는 출연진 선정에 맞는 안무를 종이인형까지 만들어가면서 구상하고 차이코프스키는 프티파가 모든 장면에 대해 원하는 정확한 타이밍과 분위기에 대해 상세히 적은 노트를 기반으로 열정적으로 3개월간 음악을 작곡하고 수정해가며 드디어 대망의 막이 올라감.

그리고 이 발레는 황가에서만 무려 예순네명이 보러옴ㅋㅋㅋㅋㅋ 그리고 수백명의 귀족들이 왕창 몰려와서 와 미춋다 개쩐다 하고 미친듯이 찬양했음. 이게 얼마나 히트쳤냐면 차이코프스키 가족도 티켓을 처음에 못구할 지경이었음. 아 근데 비평가들은 또 아 이게머임 외국인 숭배?ㅋ 또 그 멍청한 프랑스인(브셰볼로츠키)이 한건 했네용 이러고 깠음... 그치만 까면 뭘해 대성공했는데. (하지만 여기서 비평가들이 말한 "외국인 숭배"라는 단어에 주목해주길 바란다)

누가 봐도 황실 홍보용 발레

하 근데 이게 또 프로파간다가 아닌가? 하면 그것도 미묘하단 말이여. 왜냐면 애초에 세트를 베르사유 궁전을 본따서 만든 것도 그렇고 라일락 요정이 등장하는 분수조차도 태양왕 분수라고 유명한 베르사유 궁에 있는 바로 그 분수를 연상케 하는게 있음. 무엇보다도 당시 제작노트에는 대놓고 발레의 클라이맥스를 '루이 14세의 의상을 입은 아폴로가 태양 광선을 비추는 장면'이라고 써놓음ㅋㅋㅋㅋㅋ 그리고 잠미녀 발레 본 사람들은 마지막에 나오는 음악이 유달리 웅장하다는걸 느낄 수 있는데 이건 당시 황족들 사이에서는 거의 로열들의 애국가로 취급받던 앙리 4세(루이 14세의 할아버지)의 노래라고 알려진 음악이었음. 군함 두척을 해먹을 정도로 돈을 처부었는데 이게 황족과 차르 알렉산드르 3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만들어졌다? 이야, 이걸 황실 프로파간다가 아니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

그리고 이게 당시엔 좀 러시아 산업화 문제랑 정치적/외교적 문제랑도 미묘하게 얽혀있었는데, 우리야 서양 전래동화가 다 거기서 거기로 보이고 중세 서양풍 배경이나 코스츔도 그게 그거로 보이긴 하지만 당시 러시아인들에겐 잠미녀가 그야말로 러시아 음악과 함께하는 "프랑스 이야기"였음. 누가봐도 프랑스 풍인 이 발레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대히트를 치던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는 러시아 장군을 모티브로 한 쇼라거나 화려한 옷을 입은 러시아 성가대, 정교한 크렘린 궁 모형 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었음. 그러니까... 이건 외교적으로 고립되어가던 러시아 수뇌부와 손잡을 생각 만만이던 프랑스 수뇌부의 합작이었다고 봐도 무방함. 위에서 왜 비평가들이 외국인/외국문화 숭배 아니냐고 난리쳤는지 대충 짐작이 가지? 이런 식의 돈처부은 양국의 로비가 계속되고 그로부터 1년 뒤, 러-불 비밀 군사협정이 체결되었거든.

이 외에도 잠미녀가 정치적인 발레로써 기능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료는 많은데...예를 들어 물레바늘과 당시 폭등했던 러시아 방적생산량을 연관시켜서 해석한 자료 같은거 말이지. 물론 지금에 와서 그걸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물레바늘은 처녀성의 상징 같은 거라고나 이해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정도긴 함. 왜 처녀성의 상징이냐고? 실을 잣는 것이 일반적으로 어린 처녀들의 일이었기 때문에 물레바늘에 이런 의미가 붙었음. 물레바늘을 의미하는 spindle에서 노처녀를 의미하는 spinster라는 단어가 나왔다는 걸 아마 아는 사람이 많...진 않을 수 있어도 있긴 할거임. 내가 빻아서 처녀성 같은 생각하는게 아니라 잠미녀에선 이게 워낙 유명한 해석이 맞다고 ㅠㅠ 구혼자들에게 받는 흰장미에도 순결의 의미가 있다나 어쨌다나 근데 내가 알빠쓰레빠냐. 어쨌거나 사설이 길었으니 본론으로 들어가자.

피터 마틴스의 잠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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셉팀 웨버의 롬앤쥴 이야기 할 때는 가장 마지막에 내가 봤던 실제 공연 이야기를 했지만 이번엔 처음부터 피터 마틴스의 잠미녀 공연 얘기를 하고 뒤에서 다른 잠미녀 이야기를 해볼거임. 왜 순서가 이모양이냐면 내가 사실 잠미녀 발레를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막 열심히 연구해서 글쓸 마음이 크게 없기 때문임. 그럼 위의 저 기나긴 발레 역사 얘기 주절주절 한 건 뭐냐? 싶을텐데 기왕 잠미녀 발레 얘기 쓰는 김에 아는 거 다 쓰자 싶었음. 게을러터져서 도저히 본 거랑 쓰는 속도가 안맞는데 앞으로 내가 잠미녀 이야기 할 기회가 몇이나 되겠냐.

자, 그럼 뉴욕시티발레가 올리는 잠미녀의 안무가, 피터 마틴스가 누구냐면 조지 발란신이 자신의 후계자로 남기고 갔던 뉴욕시티발레단장이었음. 왜 과거형이냐면 이새끼 미투 터지고 단원들 성추행에 단원들 앞에서 아내(이 발레단 프린시펄이었음 ㅠㅠ) 에게 잦은 폭행을 행하고 아무튼 무지막지하게 폭로전이 이어지다가 슬그머니 그럼 나 단장 그만할게 하고 사라져버린 놈이거든. 아 얘 아들도 프린시펄이었는데 아들새끼도 한참 전에 뭐 터져서 무용수 그만했던가 그랬을거임. 콩콩팥팥이라고 발란신 여자관계도 드러웠는데 뭐 스승이나 제자나....양남새끼들이 다 똑같지.

아마 발레를 처음보는 사람에겐 이 피터 마틴스의 잠미녀가 굉장히 고전적인 스타일로 보일 것 같음.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로판풍 드레스와 요정들과 화려한 궁전 내부 장식들에 우아한 춤을 추는, 고전적이고 정형화된 발레 스타일. 근데 여기엔 약간의 함정이 있는게, 내가 보기에 이 발레버전은 "만약 발란신이 잠미녀 전막발레를 만들었다면 어떤 스타일이었을까?"에 대한 모범답안을 만들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음. 내가 편의상 피터 마틴스 버전이라고 부르긴 했지만 이 발레 전체에서 딱 한 부분, 갈란드 왈츠 파트는 마틴스가 아닌 발란신의 작품임. 발란신은 잠미녀 전막발레를 만든 적이 없지만 이 갈란드 왈츠는 차이코프스키 페스티벌이었나 아무튼 차이코프스키를 주제로 한 어디 내보내려고 딱 이 부분만 만든 적이 있거든.


갈란드 왈츠가 뭐냐면 디즈니 잠미녀를 본 사람에게 가장 익숙할 바로 이 음악이다:

https://youtu.be/ptCWAfsJCGQ

내가 왜 굳이 이 화질도 그지같고 누가 1n년 전에 몰래 찍었는지 모를 영상을 찾아내어 가져온 이유가 뭐냐면 개인적으로 이 각도에서 보는 갈란드 왈츠 군무가 발란신 군무의 결정체에 가깝다고 느껴서 그렇다. 시간 있으면 꼭 끝까지 보길 바람...바쁘면 1분 17초부터 봐줘 ㅠㅠ 이 인원으로 정말 미친듯이 복잡하고 화려한 군무 진형을 짜고, 흐트러뜨리고, 재정렬하고, 꽃처럼 펼쳐지는 치마를 군무진형에 포함시켜서 다시 짜고, 흐트러뜨리고, 진짜 난 처음에 이 군무보고 충격받았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뉴욕시티발레의 잠미녀를 보러가는 이유의 30%는 이 발란신의 군무때문임. 참고로 이건 중앙 위층보다 높은 층의 사이드 발코니쪽에 앉아야 잘보인다. 중앙에서는 아무리 최상층에서 봐도 앞뒤 시야가 좁아서 군무가 꾹 눌린 것처럼 보이더라고. 이 뒤로 나는 수많은 잠미녀 갈란드 왈츠를 봤지만 잠미녀가 아니라 다른 모든 발레를 포함해도 이걸 뛰어넘는 군무 진형이란 그리 많지 않더라. 물론 아이돌 댄스처럼 행렬이 딱딱 맞는 칼군무는 아니기 때문에 진형이 짜여진 아름다움만 감상하길 바란다.

발레를 많이 보다보면 안무가들마다, 또 발레단에 따라, 국가에 따라 특유의 스타일이 있다는 걸 알게되는데, 미국발레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발란신의 경우 인체한계에 가까운 굉장히 빠른 동작의 변화와 곡예를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아마 서유럽 발레단의 고전적 스타일 잠미녀를 보다가 이 뉴욕시티발레의 잠미녀를 보면 무용수들이 허덕거릴만큼 빠른 동작의 변화를 끊임없이 취해야하는게 보일거임. 그게 발란신이 세운 뉴욕 아메리칸 발레 스쿨에서 가르치는 발레의 스타일이기도 하고.

마틴스는 발란신의 정통 후계자를 자처하기도 하지만 이 발레에서는 유독 발란신을 모방하려는듯한 스타일이 많이 보이더라. 또다른 발란신 발레의 특징 중 하나는 어린 아이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인데, 발란신 본인이 어릴 때 무대에 무용수로서 섰던 것이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고 느꼈기에 발레 스쿨의 어린 아이들을 다른 안무가들에 비해 많이 무대에 기용하는 특징이 있음. 호두까기 인형 같은 경우도 다른 프로덕션들을 보면 어린아이의 연기를 하는 성인들이 주로 나오지 진짜 아이들이 나오는 경우는 드문데 발란신의 호두에는 진짜 어린 아이들이 많이 나옴. 마틴스 역시 잠미녀에서 어린 무용수들을 곳곳에 기용하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잠미녀는 유독 발레사에서 고난도 동작으로 악명이 높은데, 그 악명의 5할은 사실 그 유명한 로즈 아다지오(원래 명칭은 그홍다다쥬 알라 호즈 Grand Adage à la Rose) 때문이다. 근데 마틴스의 잠미녀를 보면 로즈 아다지오 말고도 그냥 비슷한 급의 서커스인지 기예인지 모를 것들을 존나 쑤셔넣었다. 내가 제일 처음 본 잠미녀가 마틴스 버전이라 뉴비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잠미녀는 원래 서커스 같은 건가? 했는데 다른 것들 보니 로즈 아다지오 빼면 꼭 그런 건 아니더라고. 이것도 나는 발란신 영향이라고 봄. 발란신이 물론 저 갈란드 왈츠처럼 조온나 예쁜 군무를 짠다거나 예쁜 여자와 예쁜 선에 집착하고 그랬지만 가끔 발란신의 돌아온 탕아(Prodigal Son)나 아곤(Agon) 같은 거 보면 내가 발레를 보는게 아니라 기인열전이나 차력쇼 보는거 아냐? 싶을 때가 있었는데, 마틴스 잠미녀 보니까 비슷한 감상이 어딘가에서 들었음.


아래는 뉴욕시티발레 애슐리 바우더의 로즈 아다지오임:

​https://youtu.be/Mg35E0nu178


사실 애슐리 바우더는 너무 체육계라고 해야하나, 치어리더 같은 느낌이 나서 오로라에 잘 어울리는 무용수란 느낌은 아님. 오로라가 물론 상큼발랄한 열여섯살 소녀긴 한데 바우더는 치어리더 베테랑 같은 느낌이라고. 내 마틴스 버전 최애 오로라는 스털링 힐틴이었는데 딸 낳아서 애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올해인지 작년인지 은퇴해버림 ㅠㅠ 뉴욕시티발레에서 오로라 로즈 아다지오로 공개한 영상이 이거밖에 없어서 일단 이거 올리는 건데, 보면 알겠지만 구혼자들이랑 존나 서커스인지 차력쇼인지 해야함. 근데 로즈 아다지오는 잠미녀 트레이드 마크 같은거라 꼭 이거 아니라도 로즈 아다지오 검색하면 이런 서커스가 어느 버전에서나 나오긴 함.

나도 이걸 기술적인 측면에서 이해해보려고 여러 글을 읽어봤는데, 수트뉴 엉 투르농(soutenu en tournant/양 발끝으로 한 번 회전하는 동작), 데벨로뻬 알라 세공드(développé à la seconde/무릎에서 사이드로 뻗어나가는 레그 리프트), 피케 엉 아라베스크(piqué en arabesques/아라베스크로 스텝 밟기), 아라베스크 펑셰(arabesque penchée/상체를 구부리고 아라베스크 자세로 다리를 올리는 자세), 아티튜드 크루아제 데리에(attitude croisée derrière/뒤쪽으로 구부려서 뻗은 다리), 프로머나드(promenades) 등등 수많은 발레 용어 중에 내가 알아들은건 프로머나드밖에 없었다. (빙빙 돌리는 그 부분이겠지..) 발레 같은건 일곱살에 일주일 배우고 안가겠다고 개난리쳤던 나로서는 그냥 오로라가 구혼자들에게 장미 받다가 서커스하면 그게 로즈 아다지오라고밖에 설명 못하겠음.

뭐 그 외에도 잠미녀 트레이드 마크로 3막의 그랑 파드두에서 피쉬다이브 하는 걸 꼽는 사람도 있는데 이건 아마 빠지는 프로덕션도 꽤 있고 오리지널 프티파 안무에 존재하지 않았다고 알고있음. 피터 마틴스 버전에선 나오고 다들 기대하는 파트임.

피터 마틴스 버전 외에 이런 고전적인 잠미녀 발레 버전은 굉장히 많은데, 아마 제일 유명한 건 마르시아 하이데 버전같음. 마르시아 하이데 버전의 세트와 코스츔 색감이 되게 예쁘긴 한데 어디서나 잠미녀는 화려한 것!! 예쁜 것!! 을 강조하는 발레라 고전적인 스타일로 만든 잠미녀라면 대체로 다 예쁘고, 또 비슷비슷하다. 그리고 그 이유 때문에 내가 잠미녀를 별로 안좋아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에 비해 이건 거의 대부분의 발레단이 클래식한 버전을 올리기도 하고, 꼭 봐야한다 싶은 다양한 버전의 프로덕션이 많지 않더라고. 그래도 굳이 몇 개 꼽아보기로 함.

매튜 본의 잠자는 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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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매튜 본 버전을 사실 썩 좋아하진 않는다. 일단 동작이 아름답지 않은데 (매튜 본은 현대적인 동작을 많이 안무할수록 빛나고 돋보이는데 이쪽은 억지로 클래식한 동작은 존나 욱여넣어서 그럼 ㅠ) 스토리도 걍 원래 버전과 크게 다르지 않음. 근데 요정 대신 뱀파이어가 나오고, 정통 고딕 스타일의 코스츔과 무대세트가 오따끄의 중2병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다. 비주얼만큼은 개쩔어서 고딕!! 뱀파이어!!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볼만함. 오로라 아기 인형이 좀 사탄의 인형에 나오는 처키 같아서 약간 무섭지만.

잠미녀가 롬앤쥴이랑 비슷한 인지도를 갖고 있으면서도 왜이렇게 다양한 프로덕션이 존재하지 않는가에 대해서 오래 생각해 봤는데, 기본적으로 오로라가 100여년간 잠드는 부분이 문제인거 같음. 이걸 뭐 어떻게 각색해도 100년간 오로라가 잠들어야할 당위성을 부여하기가 힘들고, 카라보스와 라일락 페어리의 대결 구도를 비틀기도 매우 어려운 거 같거든.

매튜 본이 여기에 내놓은 해답은 라일락 페어리를 요정 대신 라일락 뱀파이어로 만들어버리고, 데지레는 100살 연하의 왕자가 아니라 원래 오로라 남친으로 만들어서 연애하던 사이인데 얘가 라일락 뱀파이어한테 물려버리면 100년간 오로라를 위해 살아남겠지? 였다. 그렇다... 오로라는 그동안 잠이라도 잤지 데지레는 쉬펄 뱀파이어한테 물려서 갑자기 팔자에도 없던 뱀파이어 되고 100년이나 자고있는 지 여친 깨어날 때까지 어떻게든 살아남아야함.

그래서 이건 해피엔딩인지 아닌지 좀 미묘함. 스포하자면 오로라도 뱀파이어 되고 뱀파이어 아기도 있고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And they lived happily ever after)로 막을 내리며 끝나긴 하는데 이게 해피야? 라는 기분.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잠자는) 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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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잠미녀의 다른 버전을 봐야겠다면 무난하게 추천할만한 건 마이요 버전 같긴하다. 근데 이게 뭐 엄청 잘만들어서라기보단 마이요가 뜯어고친 플롯이 가장 현대인 갬성에 부합하는 것 같아서 추천하는거임.

마이요는 오로라가 100년씩이나 자야할 이유를 억지로 만들어내는 대신에 그냥 잠을 재우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마이요는 자신의 버전을 잠자는 미녀(La Belle au Bois Dormant)라는 대신 미녀(La Belle)이라고만 제목을 지어버렸음. 여기의 데지레는 무려 카라보스의 아들로 나오는데 카라보스는 나쁜 요정이잖아? 그래서 데지레는 학대아동으로 자랐음. 그 와중에 라일락 페어리가 수정구슬을 데지레에게 주면서 저 멀리 오로라 공주가 산단다 하고 데지레는 원격 스토킹 도구인 수정구슬을 보면서 오로라에 대한 사랑을 홀로 키워감. 오로라랑 데지레는 나중에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했더니 시어머니가 카라보스라는 위기에 봉착하는데... 오로라가 카라보스 무찌르고 데지레를 구해냄ㅋㅋㅋ 그러니까 이쪽은 전통적인 성역할을 반전시켜서 만든 잠미녀임. 이거 보면 마이요는 확실히 강한 여자를 존나 좋아하긴 한다.

그렇다고 이게 여성관점에서 빻은 구석이 없는 건 아니고, 투명공 안에 오로라를 넣어놓고 물레바늘에 찔리는 장면을 투명공을 터뜨리는 걸로 표현하는데, 이게 너무 대놓고 처녀성의 상실로 표현이 되어서 기분이 좀 드러웠음. 오로라를 아예 존나쎄고 강한 여자로 만들던가 이 애매한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미묘하게 빻은 사상은 뭐냐고.

그리고 이것도 동작이 아름답질 않음...쉬펄 아니 마이요 롬앤쥴은 기사들의 춤이 좀 별로라서 그렇지 동작 다 예뻤잖아. 내가 처음에 볼쇼이 발레가 추는 마이요 버전을 봐서 그런가 하고 몬테카를로 발레가 춘걸로 새로 봤는데도 아 이거 좀 안무가 뚝딱거리는 느낌 아냐? 싶어졌음. 아, 참고로 볼쇼이 발레 영상 버전은 러시아 개빻아서 이 나라 국민이라는게 부끄러움 ㅅㅂ 하고 네덜란드로 튀어버린 올가 스미로바와 한국 유니버설 발레에서 꽤 오래 활동하다가 볼쇼이 프린시펄이 된 시묜 츄진이 주연이다. 그리고 당연히 몬테카를로 발레의 주연은 마이요의 영원한 뮤즈인 베르니스 코피에테르. 마이요는 코피에테르 없었으면 발레 어떻게 만들려고 했지 싶음. 스미로바는 정말 잘 추는 무용수지만 솔직히 마이요의 발레는 코피에테르가 아니면 누가 그 역을 맡든 찰떡처럼 들어맞는다는 느낌이 아니더라.

마츠 에크의 잠자는 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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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의외로 감성이 잘 맞으면 꽤 명작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이상하고 기괴한 걸 좋아한다면 시도해볼만하다고 생각함. 내가 이걸 평소에 발레를 좋아하던 세 명에게 보여줬는데 두 명은 기괴하고 특이하다고 상당히 좋아했고, 한 명은 자기랑 감성이 너무 안맞는다면서 보기 괴로워하더라.

나는 어느 쪽이냐면, 좋았다. 이게 기대치와도 약간의 상관관계가 있을 거 같은게 원래 마츠 에크는 내가 썩 좋아하는 안무가가 아니었거든. 마츠 에크 안무는 파리 오페라 발레를 위해 만들었던 아빻트몽(Appartement) 정도가 추상/개념발레로 괜찮다고 생각했고, 전통적인 발레 레파토리를 비틀어서 만든 것들 — 정신병동 지젤이나 그저 그랬던 줄리아와 로미오, 대머리 백조의 호수 — 모두 걍 억지로 끝까지 버티면서 보고 아, 마츠 에크 왜 유명한 안무가인건데? 존나 별론데? 같은 인상 정도나 갖고있었음.

그래서 솔직히 잠미녀도 정말 기대치 바닥인채로 까봤던 건데 이게 생각보다 대박이더라고. 이건 오로라가 공주가 아닌 반항적인 10대 청소년이고, 마약중독자다. 물레바늘에 찔리는 것은 의사인 카라보스가 마약을 주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요정들은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다못해 카라보스의 사역마들을 겸임하는 간호사들이다. 구혼자들은 오로라가 끌려서 썸타는 나쁜 쓰레기같은 남자들이고, 데지레 왕자는 무대 밖의 프로듀서 중 하나인거 같은데 이쪽도 제정신은 아니고 미쳐있음. 오로라의 부모는 멀쩡해보였는데 알을 낳질 않나 (오로라는 알에서 나왔음) 딸을 못마땅해하다가 오로라가 아빠를 자동차로 치고 탈주하고 얘네 엄빠는 죽음을 암시한건지 갈란드 왈츠 음악이 나오는 동안 인조잔디 아래에서 떡치다가 영영 사라져버림. 데지레는 오로라랑 약빤 거 같은 상태로 둘이 이루어지긴 하는데 오로라의 부모처럼 알을 낳으며 끝난다. 단지 처음의 하얀 알과 달리 이들이 낳은 알은 검은색으로, 불길한 수미상관을 맞추면서 끝남.

이외에도 중간에 갑자기 요리사가 번쩍이는 식칼를 들고나와 웃으면서 생선을 난도질한다거나 생선 대가리를 쾅쾅 찍어대서 관객들을 무서워하게 만들지를 않나, 프로듀서로 추정되는 데지레는 무대에서 애가 학대당하는거 보고 오로라를 구하러 가는줄 알았더니 요정들인지 사역마들인지가 리모콘 하나 쥐어주니까 이리저리 채널 돌리는 시늉이나 하고있음. 본래 잠미녀 3막의 디베르티스망이 데지레가 리모콘으로 돌리는 채널에 따라 바뀌는 느낌으로 다양하게 나온다. 파랑새와 플로린 공주는 남녀 무용수 역할이 바뀌어있고 심지어 파랑새 음악에 나오는 것도 아니었음.

대충 설명하긴 했지만 KTX 타고 가면서 봐도 존나 약빨고 만든거 같은 이 마츠 에크의 잠미녀는 지금도 여러 발레단에서 올리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NDT)가 공연한 버전이 궁금하다. 풀영상 녹화 좀 해주면 안되나... 오리지널인 쿨베리 발레 무용수들이 워낙 열연해서 소름돋고 기괴하기 짝이 없는 그 느낌이 잘 살아있긴 한데 화질이 좀 아쉽고 다른 각도로도 한번쯤 보고싶음.

애초에 이런 내용이기도 해서 그렇지만, 이 잠미녀는 여타 잠미녀들과 다르게 비주얼적으로 예쁘고 화려하진 않다. 오히려 허접한 세트에 촌스러운 의상으로 뒤덮어서 아주 키치한 느낌으로 만들어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유머나 개그처럼 느껴지지 않고 기괴하고 섬뜩하게 느껴지는 것은 무용수들의 연기력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발레는 범죄의 온상같은 어둠의 다크 분위기지 이런 부농부농 분위기가 아니라고

그래서 내가 함정카드라고 언급한 위 사진은...캐나다에서 만약 누군가가 이 사진에 영업당해서 마츠 에크의 잠미녀 보러갔으면 거하게 사기당한거임. 저 위에 브셰볼로츠키 딸이랑 차이코프스키 조카가 죽었단 얘기 나오니 내가 그나마 비슷한 이미지로 넣어준거지, 캐나다 몬트리올 발레는 대체 뭔 생각으로 이딴 사진으로 마약과 범죄와 폭력과 죽음이 난무하는 마츠 에크의 잠미녀 홍보를 했는지 모르겠다. 이 사진작가 절대로, 200% 확신하건대 이 발레 안보고 찍었다. 그냥 잠미녀라니까 대충 이런 이미지겠지 하고 찍었겠지. 내가 이 사진 발견하고 식겁해서 발레방에 이거 사진 사기 아니에요?! 했더니 발레방 사람들이 "와 이건 환불요구해도 되겠는데요?" "사진작가 절대 이 발레 봤을리가 없네요"같은 코멘트를 남김. 근데 또 생각해보니까 이걸 대체 뭔 사진을 찍어서 홍보해야할지 감도 안잡힌다. 무채색에 마약빨고 눈풀린 오로라를 찍어서 잠미녀 발레 보러 오라고 홍보할 순 없잖아.

마르코스 모라우의 잠자는 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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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진짜 발레나 현대무용 오래 보고 좋아한 사람이면 한번쯤 보라고 하고 싶은데, 춤의 문법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추천하기가 어렵다. 아, 하지만 춤이나 발레에 대해 1도 몰라도 만약 현대미술에 관심이 많고 이 작품을 '발레'가 아닌 '움직이는 전시회'라고 여길 수 있다면 강추하고 싶음. 마츠 에크 버전은 그래도 스토리가 뚜렷하고 클래식 잠미녀 한두번 봤어도 대강 따라갈만한데 이건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 특이한 잠미녀라서... 내가 본 발레 중 최상급이다!! 까진 아니라도 나에겐 꽤 마음에 든 작품이지만 추천 목록에서는 오히려 지루한 고전 잠미녀 발레들보다도 뒤쪽에 위치할 거 같음.

사진만 봐도 비주얼 개쩔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아이디어도 신선한데 왜 자신있게 추천을 못하느냐면...아마 현대 추상 발레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이게 엄청 지루한 발레일거라서 그렇다. 내가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소위 고전발레 스타일 잠미녀는 발레를 안보던 사람에겐 그나마 화려하고 예쁜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거든. 그리고 애초에 다들 아는 플롯이기도 하지만 설렁설렁 춤추는 것만 봐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부 짐작이 갈만큼 단순한 내용이란 말임.

그런데 이 발레는 거의 전체 분량의 3분의 1이 지날 때까지 지직거리는 기계음이나 좀 나오고, 아기(인형)을 안고있는 흰색 레이스 드레스를 입은 남녀 메이드들은 춤을 추는게 아니라 쭈뼛쭈뼛 이상한 움직임을 보인다. 그 와중에 조명은 섬뜩할만큼 쨍한 붉은색과 푸른색, 초록색, 흰색 등이 번갈아가며 바뀌고 관객으로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 방법이 없다.

간신히 익숙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 들리기 시작해도 마찬가지임. 오래된 축음기로 연주하는 듯한 으스스한 차이코프스키의 잠미녀 음악이 나지막이 흘러나오고, 하얀 꽃으로 장식된 화관을 쓰고 화려한 레이스 드레스를 입은 남녀들이 거대한 꽃다발을 가지고 옆으로 유령처럼 거닌다. 허공을 바라본 채. 그러고도 한참이나, 마르코스 모라우는 자신의 탐미적인 시노그래피를 은밀하고 조심스럽게 과시한다. 앞뒤로 나뉘어진 막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나타나는 계단, 조명의 마술, 무용수를 깔아뭉갤듯 무시무시하게 내려앉는 천장. 기괴하고 음산하지만 강렬하고 아름다운 이미지의 나열.

관객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렴풋하게나마 눈치채게 되는 것은 아주 작은 힌트들에서다. 스포일러지만 어차피 이 리뷰를 읽는 대다수의 톨은 이 작품을 볼 것 같지가 않기 때문에 그냥 얘기함.

  • 이 발레에는 오로라 역할의 무용수가 없다. 오로라는 오로지 인형으로만 등장한다. 발레가 느릿느릿 진행되는 동안 오로라는 총 세 번 등장하는데, 갓난아기의 모습, 소녀의 모습, 할머니의 모습으로 나온다. 그리고 이 모든 오로라 인형들은 잠들어 있는 상태다.
  • 앞의 절반의 막 뒤에 숨겨져 있던 계단은 벽장처럼 열린다. 그리고 그 안에는 온갖 기계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기계장치를 잘못 건드리면 메이드들은 오류가 나서 EDM 음악을 배경으로 제멋대로 움직이거나 멈춰버린다.
  • 오로라가 아기에서 소녀로, 소녀에서 할머니로 바뀌는 동안 메이드들의 외형은 거의 동일하게 유지된다.

마지막의 마지막에서야 전체적인 큰 그림이 그려지긴 하지만 이쯤되면 알 수 있다. 그렇다, 이건 100년간 한번도 깨어나지 못한 오로라를 안드로이드 메이드들이 돌봐온 이야기였던 것이다. 물론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들도 많이 있다. 안드로이드들은 무엇을 두려워하며 계속해서 도망치는지, 세트가 점차로 해체되며 체육관의 형태로 변하는 것은 세기가 바뀌는 것을 의미한건지, 꽃다발을 한가득 품에 들고 움직이던 안드로이드는 무엇을 하던 것인지. 그렇지만 이 모든 의문을 뒤로 하고서라도 이 발레는 나에게 굉장히 아름답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지막에 잠든 할머니 오로라가 등장했을 때 이전의 장면들이 짜맞춰지면서 소름이 돋았을만큼.

마츠 에크의 마약에 찌든 잠미녀가 20세기 발레의 결정판이라는 느낌이라면, 마치 미술 전시회를 감상하듯 느릿하고 수수께끼처럼 아름답고 섬뜩한 이미지의 나열로 느슨한 내러티브를 지극히 섬세하고 정교하게 연결해 만들어진 이 발레는 지극히 21세기적이란 느낌이었음. 나는 여전히 이 발레를 누군가에게 선뜻 추천하지 못하겠지만, 현대 미술을 사랑하는 누군가가 보고 나와 함께 이 작품이 얼마나 특별했는가에 대해 공감하고 싶은 욕구가 여전히 남아있다.

크리스토퍼 윌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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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미녀 얘기하다가 갑자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요? 싶을 수 있는데... 나는 어쩌면 가장 동화적으로 새로이 잠미녀 '발레'를 오마주한 건 이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그러니까 이건 잠미녀가 아니지만 잠미녀에 대한 오마주임.

윌든의 발레 앨리스의 서사는 루이스 캐롤의 원작을 꽤 충실히 따라가기 때문에 발레에 대해 1도 모르는 발레알못이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봐도 관객은 쉽게 이야기에 녹아들 수 있다. 물론 앨리스에게 또래 남자친구가 있다거나 억압적인 엄마가 있다거나 사진을 찍어주는 동네 아저씨 루이스 캐롤이 있다거나 하는 사소한 설정이 추가되어 있고, 마지막에 약간의 반전요소도 덧붙여져 있지만.

그리고 이 작품은 발레알못을 대상으로 한 친절한 작품이면서도 동시에, 크리스토퍼 윌든은 발레팬에게 이건 당신을 위한 거라고 은밀하게 알려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앨리스는 3월의 토끼를 만나 이상하고 기묘한 세계를 떠도는데, 중간에 앨리스가 3월의 토끼가 태워주는 종이배를 타고 공작부인과 돼지아기, 요리사가 있는 곳으로 가는 씬이 있다. 이 장면은 당연히 잠자는 미녀에서 라일락 페어리가 데지레 왕자를 배에 태우고 꿈 속의 오로라 공주에게 소개해주러 가는 씬의 오마주지만, 에이 그래도 배가 나온 정도로? 라고 의심을 품는 이들에게 윌든은 응 그거 맞음ㅋ 하고 대놓고 확인사살을 해줌.

아래 영상이 바로 2막의 하일라이트이자 의심의 여지없이 잠미녀 오마주임을 보여주는 부분, 타르트 아다쥬다. 미국인들은 다들 그홍다다쥬 알라 호즈(Grand Adage à la Rose)를 로즈 아다지오(Rose Adagio)라고 부르는데 반해 영국인들은 로즈 아다쥐(Rose Adage)라는 명칭을 써서 이 장면에도 타르트 아다쥐(Tart Adage)라는 명칭이 붙었음.

https://youtu.be/PmomuMCzFLE


오로라 공주에게 구혼하러 온 네 명의 구혼자들은 하트 여왕의 도끼에 목이 날아갈까 두려워하는 네 명의 트럼프 병사들로, 구혼자들이 가져온 빨갛고 하얀 장미들은 하트 여왕이 좋아하는 디저트인 타르트로 변해있지만 이건 잠미녀 발레를 알고있는 모든 발레팬들에게 주는 윌든의 작은 선물이다.

로즈 아다지오는 잠자는 미녀의 정점이자 꽃으로 받아들여지는 씬이고, 이건 모든 클래식한 잠자는 미녀 발레에 빠짐없이 무조건 등장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그 어떤 프로덕션으로 잠미녀를 보았든 전세계의 모든 발레팬은 이 장면이 잠미녀의 로즈 아다지오의 오마주임을 인지할 수 밖에 없다. 그것도 우아하고 생기발랄한 오로라의 신묘한 곡예가 무시무시한 하트 여왕의 우당탕탕 개그씬으로 변모해서 나오는거지. 로라 모레라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덤이다.

윌든의 앨리스는 발레사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엄청난 연출을 빵빵한 자본의 힘을 빌려 퍼레이드처럼 펼쳐낸 작품이라 잠미녀를 굳이 알든 모르든 누구나 한번쯤 볼만한 발레라고 생각함. 단지 우아하게 움직이는 인간의 몸을 보는 걸 좋아하기에 발레를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윌든의 단막 추상발레 쪽이 더 잘 맞을듯. 이건 세르게이 폴루닌과 로렌 컷버슨의 가장 마지막 그랑 파드두를 제외하면 움직임이 딱히 인상적이거나 하진 않거든. 페데리코 보넬리를 싫어하는 편이 아닌데도 이쪽은 폴루닌이 더 잘 어울렸다.

어쩌다보니 이걸 쓰고 또 쓰고 이렇게나 글이 다시 길어져버렸다... 아니 나 분명 잠미녀 안좋아해서 대충 쓰려고 했는데 주절주절맨이라 자제가 안되나봐 ㅠㅠ 마츠 에크의 잠미녀 부분은 좀 더 추가나 수정할 부분이 있는데 지금은 너무 오래 이걸 붙들고 있어서 지쳤으니 걍 발행함. 원래는 팀 숄인지 팀 스콜인지가 쓴 잠미녀 책도 다 마저 읽고 포스트 쓰려고 했는데 그랬다간 내가 평생 안쓸거 같아서 읽다말고 완성해버렸다. 언젠간 다 읽겠지 ㅠㅠ


아무튼 늦게 가져와서 미안! 또다시 예고사기가 될 것 같아서 조만간 가져온다는 말은 못하겠지만 다음편이 만약 존재한다면 지젤이나 안나 카레니나가 될 거 같아....읽어줘서 고마워!

  • tory_1 2023.05.03 14:01
    토리 정성글 잘 봤어. 발레 알못인데도 한번쯤 보러가고 싶다 ㅎㅎ 영상만 봐도 화려하고 멋있어 ㅎㅎ 정성 후기글 고마워 ㅎㅎ
  • W 2023.05.03 19:40
    발레 생각보다 입문 난이도가 높은가봐 ㅋㅋ큐ㅠㅠㅠ 나는 처음에 아무생각 없이 보러갔다가 빠져버린 케이스지만 다들 발레보러 가자고 하면 좀 미묘해하는 느낌이야 ㅠㅠ
  • tory_2 2023.05.03 18:14
    좋은글고마워!!
  • W 2023.05.03 19:41
    쓴 나도 너무 길어서 다시 읽을 엄두가 안나네... 댓글 고마워 ㅋㅋ
  • tory_4 2023.05.03 20:59
    재미있게 읽었어!! 난 지젤 좋아하는데.. 다음편이 나오면 좋겠다ㅎ..
  • W 2023.05.03 21:35
    언젠가...쓰지 않을까? ㅜㅜ 사실 작년에 본건데 하고싶은 말은 많은데 얼마나 길어질까 두려워서 아직도 조금 쓰고 처박아뒀어 ㅋㅋㅋ큐ㅠㅠㅠㅠ
  • tory_5 2023.05.03 21:36
    와 토리야 정성글 너무 재밌게 잘봤어!! 내가 분명히 잠미녀 로열 발레단 영상으로 보면서 저 로즈 아다지오 실수하면 어뜨케 ㅎㄷㄷ 했던 기억이 있는데 또 무대는 초면인거 같네. 암튼 사진으로만 보면 뭔가 약간 호두까기인형같은 느낌도 든다, 의상이나... 3막 내용같은것들이.
    그리고 저렇게 다양한 버전이 있는줄 몰랐어 너무 파격적이긴 하다만은ㅋㅋㅋㅋ 직접 볼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름이라도 알아둬야지ㅎㅎㅎ
    다시한번 글 써줘서 넘 고마워~!!
  • W 2023.05.03 22:29

    긴 댓글 고마워 ㅋㅋ 로열 발레는 아마 프레드릭 애쉬튼이랑 앤소니 도웰, 크리스토퍼 윌든 세 사람이 손댄 잠미녀 버전을 가지고 있을거야. 윌든이 이 작업 하면서 잠미녀를 자신의 발레에 오마주해야겠다고 생각한걸 보면 잠미녀가 꽤 맘에 들었던거겠지? ㅋㅋㅋ 마츠 에크의 잠미녀는 어둠의 팬클럽이 존재한다고 해도 믿을수 있을거 같아 생각보다 되게 여러곳에서 올리더라구... 언젠가 5톨도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마르코스 모라우 버전은 리옹 오페라 발레가 공연한거밖에 없는데 리옹 오페라 발레가 되게 파격적인 작품을 많이 올리더라. 프랑스 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야 ㅋㅋ 나도 읽어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 tory_6 2023.05.03 23:1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8/20 09:24:12)
  • W 2023.05.03 23:58
    길어서 사실 다 읽을 톨이 몇이나 될까 고민했는데 다 읽고 재밌다고 해줘서 넘 고마워 ㅠㅠㅋㅋ 발레는 원전이 있으면 안무가들이 다들 각자 자기 식으로 해석한 2차 3차 해석들이 공연으로 올라와서 다양한 맛을 볼수 있는게 장점이라고 생각하거든ㅋㅋ 약간 오타쿠의 2차창작 동인활동을 공식으로 먹여주는 느낌이라 재밌더라
  • tory_7 2023.05.04 20:46

    정성스러운 글에 감동했다!!!

    발레는 그냥 보기만 했을 뿐 뒷이야기는 잘 몰랐는데 이렇게 역사적인 배경까지 들으니까 더 흥미롭네 ㅎㅎ

  • W 2023.05.05 00:05

    고마워 ㅋㅋ 스마트폰과 티비가 없던 시절의 공연 엔터테인먼트는 아무래도 모든 사람들이 즐기니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는데 심지어 언어가 없어도 다 통할 정도로 쉬운 내용이면 프로파간다로 기능할 수밖에 없나봐 ㅋㅋ큐ㅠㅠ

  • tory_8 2023.05.05 00:53
    발레에 발자도 모르는데 너무 흥미로운 글이라 스크랩해요. ✌
  • W 2023.05.05 01:18
    히히 너무 길어서 가독성 망한 글이지만 읽어준다면 너무 고맙지! 🥰
  • tory_9 2023.05.05 13:30
    후루룩 읽었는데 영상까지 천천히 다시보기 스크랩
  • W 2023.05.05 19:52
    후루룩 읽혔다니 기쁘다 ㅋㅋ 스크랩까지 고마워!
  • tory_10 2023.05.09 09:56
    세상에 글 너무너무 재밌고 유익하고 너무너무 잘 읽힌다.. 토리 작가님이세요..? 나 톨글 보고 발레 공연 보러 다니기로 결심했어.
    고마워 토리야..❤️❤️✨
  • W 2023.05.10 20:22
    앜ㅋㅋㅋㅋㅋ발레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저어는 뉴비를 언제나 환영합니다⭐️ medici tv는 도서관 카드만 있으면 언제나 공짜로 볼 수 있으니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거부터 보면 재밌을거야 나도 고마워...!!
  • tory_11 2023.09.14 02:33

    너무 흥미있게 잘 읽었어, 정말 재밌다. 

  • W 2023.09.14 21:05
    재밌게 읽어줘서 고마워!!
  • tory_12 2023.12.15 23:34

    글이 너무 멋지다. 발레를 좋아하긴 하지만 토리처럼 깊게 파지는 않았는데 토리 글을 읽으니까 정말 정말 발레를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인게 느껴져서 읽는 내내 너무 즐거웠어! 나는 다른 분야긴하지만 덕질 기록용으로 블로그하다가 올해 거의 안 썼는데 토리 글 읽고나니까 오랜만에 뭐든 다시 글을 쓰고싶어지네 ㅋㅋ 읽는 내내 너무 새롭고 즐거웠어! 정성 가득한 글 써서 공유해줘서 너무 고맙고 행복하고 즐거운 연말이 되길바라!

  • W 2023.12.19 21:58
    헉 오래된 글 읽어줘서 너무 고마워!! 나도 블로그 해야지...사실 이거랑 다른글 하나 더 쓰고 또 멈춰버렸어 ㅠㅠㅋㅋ 기록이 쌓이면 뭐라도 된다고 네이버가 날 채찍질하던데 조만간 또 글 써야지 ㅠㅠㅋㅋㅋ
  • tory_13 2024.02.19 03:41

    원글톨아 덕분에 발레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 좋은 글 써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오래 지나고 댓글 달아서 토리가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마츠 에크 버전이랑 마르코스 모라우 버전 잠미녀를 어디서 다시 볼 수 있을까? 특히 마르코스 모라우 버전은 너무너무 보고싶은데 스트리밍하는 곳을 못찾았어...ㅠ0ㅠ 혹시 이 댓글을 보게된다면 정보를 알려줄 수 있을까? 새해 복 많이 받아!

  • W 2024.04.07 11:11
    아이고 나도 톨 댓글을 이제 봐서 미안...마츠 예크 버전은 쿨베리 발레가 출시한 디비디가 있어! Cullberg ballet Sleeping Beauty 검색하면 나올거야. 나는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맘에 들어서 구매했는데 톨도 미리보기 가능한 곳이 있으면 좋겠네 ㅜㅜ 마르코스 모라우 버전은 아르테 티비에 올라왔다가 지금은 내려가서 스트리밍을 어디서 하는지 잘 모르겠어... 불법사이트 같은데에나 있을거 같은 느낌이네 ㅠㅠ Marcos Morau Sleeping Beauty 라고 구글에 검색한 뒤 비디오 섹션 보면 나올수도 있어
  • tory_14 2024.05.04 19:29
    1년 지나서 봤는데 너무 재밌어 톨 글 최고야ㅠㅠㅜㅠ
    잠미녀는 미묘함.. 갈란드 음악도 그렇고 진짜 이게 군무지!! 싶어서 좋아하고, 로즈 아다지오랑 파랑새도 좋고.. 화려한데 뭔가가 애매했어서 늘 이번엔 패스하자 하다가 올라오면 보긴 보는... 근데 토리가 짚어준 부분들이 끄덕이게 돼ㅎㅎㅎ 늦었지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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