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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신의현을 만든 8할은 가족, 메달보다 빛난 도전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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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현이 11일 강원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평창 동계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남자 15km 좌식경기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피니시라인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평창 동계패럴림픽 한국의 첫 메달이자 한국 동계패럴림픽 사상 세 번째 메달의 쾌거를 쓴 신의현(37ㆍ창성건설). 경기 뒤 그의 얼굴에는 메달의 환호와 함께 한국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이 뒤섞여 있었다. 

  

신의현은 11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15km 좌식에서 42분 28초 9를 기록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은 41분 37초 0의 우크라이나 막심 야로프이(29)가 차지했다. 한국은 이전 동계패럴림픽에서는 은메달(2002 솔트레이스크시티 알파인스키 남자 좌식 한상민, 2010 밴쿠버 휠체어컬링)만 두 개였다. 


신의현은 “목표는 금메달이었다. 초반에 체력을 비축하고 후반에 승부를 보려고 했다. 관중들의 엄청난 함성을 들으며 온 힘을 쏟았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바이애슬론 남자 7.5km 좌식에서는 사격에서 실수를 해 5위를 했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터라 속상해서 경기 뒤 부모님과 만나 눈물을 흘렸던 신의현은 “오늘은 안 운다. 어제는 눈물이 아니라 땀이었다”고 농담하는 여유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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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을 따낸 뒤 관중 환호에 답하는 신의현(오른쪽). 가운데는 금메달리스트 우크라이나 막심 야로프이, 왼쪽은 은메달리스트 미국의 다니엘 크로센. 평창=연합뉴스

이번 결과물이 값진 건 메달 때문만이 아니다. 두 다리를 잃고도 여기까지 온 도전 정신이 그를 더욱 빛나게 한다.


신의현은 충남 공주 정안면에서 부모의 밤 농사를 돕던 건강한 청년이었다. 2006년 2월 운전 중 마주 오던 차와 정면충돌했고, 7시간이 넘는 대수술 끝에 양쪽 무릎 아래를 잘라냈다. 어렵게 생명을 건졌지만 3년 동안 방에만 틀어박혔다. 


그를 일으켜 세운 건 어머니 이회갑 씨와 아내 김희선 씨였다. 사고 직후 의식이 없던 신의현을 대신해 아들의 하지 절단 동의서에 이름을 적은 사람이 바로 어머니 이씨다. 의식을 찾은 그가 사라진 다리를 보며 왜 살려냈느냐고 울부짖었을 때도 이 씨는 울음을 꾹 참은 채 다리 없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아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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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신의현을 만든 가족들. 왼쪽부터 아내 김희선 씨, 아들 병철 군, 아버지 신만균 씨, 어머니 이회갑 씨, 딸 은겸 양.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신의현은 재활 차원에서 시작한 휠체어 농구를 통해 운동의 즐거움을 알게 됐고 장애인 아이스하키, 휠체어 사이클을 섭렵했다. 2015년에 민간기업 최초의 장애인 실업팀인 창성건설 노르딕스키 팀에 합류한 뒤 1년 만에 세계정상급 선수로 성장했고 패럴림픽 메달까지 거머쥐었다.


전날 바이애슬론에서 5위를 한 아들이 울자 “울긴 왜 울어. 잘했다. 잘했다”며 안아줬던 어머니 이 씨는 “너무 자랑스럽다. 메달을 떠나 우리 아들 고생한 게 너무 고맙다”고 미소를 지었다. 최근 눈이 잘 보이지 않아 가슴으로 아들을 응원한 아버지 신만균 씨도 “어렸을 때부터 끈기가 대단했던 의현이가 장한 일을 해냈다”며 흐뭇해했다. 신의현의 딸 은겸 양은 “아빠 짱”, 아들 병철 군은 “우리 아빠 신의현 선수 파이팅”을 외쳤다. 아내 김희선 씨는 “아이들이 다니는 공주 정안초등학교 전교생이 80여명 된다. 아이 아빠가 메달을 따면 전교생에게 아이스크림을 낸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킬 생각”이라고 기뻐했다. 


13일 바이애슬론 남자 12.km 좌식 경기에서 다시 한 번 메달 사냥에 나서는 신의현은 “꼭 금메달을 딴 뒤 눈밭에 태극기를 꽂고 함성을 지르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가 입상하면 한국 동계패럴림픽 사상 처음 두 개의 메달을 목에 거는 선수가 된다. 어머니 이 씨는 ”어제는 5등, 오늘은 3등이니 1등만 남았다. 외국 대회에서도 그런 적이 있다“고 거들었다. 


신의현은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다. 나도 도전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많은 장애인 분들도 각자 도전의 길을 걸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창=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http://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469&aid=0000284036

  • tory_1 2018.03.12 21:11

    대단하시다.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 있으셨으면 좋겠어.

  • tory_2 2018.03.12 21:14
    너무 대단하시다ㅠㅠ진짜.....ㅠㅠㅠㅠㅠㅠ그힘든 바이애슬론경기를ㅠㅠ
  • tory_3 2018.03.12 21:17
    내일 12.5km에서도 꼭 좋은 결과 있으시길!!
  • tory_4 2018.03.12 21:21

    체육인으로 37살이면 어떤 종목이든 적지 않은 나이일텐데 정말 대단하시다!!!

  • tory_5 2018.03.12 21:24
    눈물난다 ㅠㅠ
  • tory_6 2018.03.12 21:25
    선수도 대단하지만 아내분도 대단하신게
    베트남 출신이신데 남편 뒷바라지하고 싶어서
    한식 중식 조리사 자격증따고 물심양면으로 도우셨더라..
  • tory_7 2018.03.12 21:3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4/05/10 03:21:09)
  • tory_8 2018.03.12 21:40
    울컥해 ㅠㅠ 어머니는 울음 꾹 참고서 다리없이 행복할 수 있다고 용기불어넣은거 ㅠㅠ
  • tory_9 2018.03.12 21:42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30 08:18:48)
  • tory_10 2018.03.12 22:06
    아 눈물 나 너무 멋있어요 진짜ㅜㅜ 어머니도 의현님도...
  • tory_11 2018.03.12 22:27
    존경스럽다진짜ㅜㅜ
  • tory_12 2018.03.12 22:32
    멋있어 진짜...존경스럽다
  • tory_13 2018.03.12 22:34

    눈물난다 ㅠㅠ

  • tory_14 2018.03.12 22:4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8/04/29 03:25:30)
  • tory_15 2018.03.12 23:16

    너무 눈물나자나 ㅠㅠㅠㅠ

  • tory_16 2018.03.12 23:32
    가족분들이 정말 대단하셔. 다들 의지가 강하시고 가족애가 크구나
  • tory_17 2018.03.12 23:57
    뭔가 짠하게 눈물이 난다 ㅠㅠ
  • tory_18 2018.03.13 01:34
    장애인은 나와 상관없는 남의얘기로만 생각했는데 조카가 뇌종양 걸려서 수술했는데 하룻밤사이에 장애인이 되버렸어 음식도 스스로 못먹고 걷지도 못하고ㅠㅠ
    그냥 먼 이야기가 아니더라
    장애인복지가 잘 이루어지길
  • tory_19 2018.03.13 01:37
    멋지다ㅠㅠ
  • tory_20 2018.03.13 10:56

    어 근데 나 이거 기사 다른곳에서도 봤었는데...

    약간 내용이 다르네.


    내가 본 기사에서는 저분이 결혼 전에 사고를 당했고, 어머니가 아들을 위해 '동남아 아내'를 시집들여서 뭐 그랬다~ 식의 내용이여서 되게 짜게 식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ㅠㅠ 다른분인가? 다시 찾아봐야겠다

  • tory_21 2018.03.13 13:32

  • tory_22 2018.03.13 14:04
    맞아 나도 어머님이 아들을 위해사 베트남? 며느리 들였다는거 기사에서 봤는데 이 기사에는 없네.. 이 내용있는 기사는 이거 관련해서 댓글이 대체로 좀 안좋긴했어ㅠㅠ 그래서 삭제한듯
  • tory_24 2018.03.13 14:41

    구글에 신의현 베트남 검색해보니 이분 맞네.... 검색하면 네번째에 부인분 관련 기사 바로 나옴.

    대학 졸업 전날 사고를 당했고, 사고 다음해에 베트남으로 가서 19살이었던 부인분을 만나 결혼했대.

    두분 나이차이는 9살이고 처음만난날 아내분이 결혼을 결심했고 그 다음날 결혼식을 올렸다네;;;;

    그래도 지금은 되게 행복하게 잘 지내시나봐.....음.............


  • tory_26 2018.03.13 15:39
    @24 구글링하니까 이거 맞는 것 같아.. 2006년 사고 2007년 결혼이라고 하네...음.......ㅎ...
  • tory_27 2018.03.13 15:47

    tmi다....................................................

  • tory_30 2018.03.14 01:30
    와우...
  • tory_23 2018.03.13 14:1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7/29 21:06:28)
  • tory_25 2018.03.13 14:42

    멋잇다 저런가족이 옆에있어서 많이 힘이 됫을꺼같아

  • tory_27 2018.03.13 15:45

    코 끝이 찡해지는 기사다......ㅠㅠ 대단하시다 정말!

  • tory_28 2018.03.13 23:26
    대단하다....
  • tory_29 2018.03.14 01:06
    정말 많이 노력하셨겠지?
    그래서 이렇게 빛을 보시는 거 같고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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