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라고 봐야 할까.
우선 나 토리는 월세로 살고 있어.
내가 돈을 주고 감나무를 심어서 올해로 15년이 넘어가.
대봉시라서 주변인들한테 나눠주면 다들 좋아하셔.
그런데 내가 월세로 살고 있다고 했잖아?
그런데 이번 9월달부터 계속 집주인분이 계속 연락오시더니
오늘 와서는
"내 아들이 근처에 사는데 그쪽 감나무 반이나 따러 가도 되냐."
고 하시는 거야.
우선은 1차로 당황했고,
그래서 대답을 얼버무렸어.
집주인이라서 세게 못 나간 거 있긴 한데
한박스 담아서 달라는 것도 아니고
감나무의 반을 따러 오겠다는 거야.
땅은 집주인 거니까 당연한거니...
농약도 내가 치고, ㅠㅠ
감나무도 내가 사와서 심은건데 ㅠㅠㅠ
이번에 비도 많이 안와서 많이 안 열려서 가족들, 친구들한테 나눠주기도 애매한 양인데
감이 뭐라고 이렇게 집주인한테 독촉받아야 할까
어쨌든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 집주인 아들내미께서 감을 반이상 따 가실 테지만
당황해서 반응 못해서 토리들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의견을 물어보고 싶었어.
+)
후기
전화로
"이번 해가 흉작이라 얼마 열리지도 않고, 감이 덜 익은 상태라 아직 따시긴 어려울 거 같다." 면서
"얼마되지 않지만 지인분들에게 드리기로 되어 있어서 그걸 다 나눠드리기도 곤란한 상황이라"
"남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들리시면 조금이나마 드릴 수 있으면 드리겠다." 고 했어.
완곡하게 드릴 수 없다라고 하고 싶었지만, 아직 내가 목소리내기가 겁나나봐.
집주인분과 통화한 건 아니고 집주인 남편분이 받으셔서 얘기 드렸는데 감이 남으면 남겨서 드리겠다고 하니 '고맙다'고 하시더라.
그리고 오전에 익은 감 있다 싶으면 따는 중이야.
비록 예쁜 감은 아니지만, 댓글 달아준 토리들에게 감 하나씩 주고 싶어서 사진이라도 놓고 가.
고마워.
토리들이 같이 속상해주고 화내줘서 많이 고마워. 따뜻한 겨울 나기를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