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 잔 마셨습니다...
고양이를 별로 안 좋아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후치 하나만 기억해주새오...
혹시 밤에 잠이 안 오는 토리가 있다면
우리집 고양이 후치쓰를 봐줘!
품종도 없고 코트도 평범하지만
우리집의 둘도 없는 사랑둥이야.
사진은 뒷발 핥다가 엄마가 불러서
돌아보는 후치 ㅎㅎㅎㅎ
뒷발을 열심히 핥느라고
후치야~~ 해도 안 돌아보고
혀로 쫏쫏쫏 소리 내도 안 돌아보고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톡톡톡톡
쳐도 안 돌아보길래,
위아랫니를 딱딱딱딱딱딱
크게 부딪쳐서 소리를 냈더니
난생 처음 듣는 소리에 깜짝 놀란
후치쓰가 엄마를 쳐다보고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간식을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후치
빨리 줘라옹!!!!!!!!!
(인내심 10초)
이때 내가 간식캔을 물에 말다 말고
남편한테 전화를 받고 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자를 사러 갔는데 카드가 안돼서
계좌이체를 해달라지 뭐야...;;
그거 때문에 한참 통화하고
전화 끊고 폰뱅킹 하고 있으니까
후치가 밑에서 계속 기다리다가
인내심 바닥났오ㅎㅎ
집사 부부가 피자를 먹는 동안
혹시나 싶어 기다려봤는데
역시 한 입도 주지 않았다.
처음부터 이럴 줄 예상했지만
막상 당하니 기분은 썩 좋지 않다.
그래도 집사 곁을 떠나지 않는 후치
우리 후치는 집사 껌딱지야.
특히 집사가 혼자서 밥을 먹으면
식탁 빈 공간에 반찬그릇 피해서
어떻게든 비집고 누워 있어.
가끔 혼자 누워있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거의 여집사가 잠자는
자리 위에서 발견되곤 해 :)
저기가 좋은가 봐.
내 냄새가 나나?
자기 팔 베고 누운 것 좀 봐
(기절)ㅠㅠㅠㅠㅠㅠㅠ
비몽사몽★
사실 지난 주에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이라 후치를 놔두고서
해외여행을 3박으로 다녀왔는데,
그 사이에 친정엄마가 집에 와서
고양이를 돌봐줬거든?
근데 우리가 없는 처음 이틀 동안
후치가 내내 시무룩해서
밥도 거의 안 먹고
(근데 간식은 다 받아먹음)
침대 위 내 이부자리 위에서
꼼짝도 안하고 웅크려 있었대...
엄마가 간식도 많이 주고
놀아주려고 하고 말도 걸었는데
반응도 안하고 늘어져 있어서
너무너무 안쓰러웠다는 거야ㅠ
앞으로 후치 두고 어디 놀러 못 가겠어.
(돌아온 엄마가 반가워서 찰싹 붙어
떨어지지 않는 후치 ㅎㅎ)
후치의 이런 행동이 더욱
안쓰러운 이유는, 우리 후치가
유기묘 출신이기 때문이야.
우리 동네에 엄청 오래 된
저층아파트가 있는데 거의
무너지기 직전으로 금이 가 있어.
그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작년에 여러 집 이사를 가고
아직까지 다 빈집으로 남아 있는데
유난히 이사가 잦던 작년 겨울에
갑자기 골목에 후치가 나타났어.
확신할 수는 없지만 몇 날 며칠을
아파트 근처에만 있었기 때문에
이사가는 집 중 한 곳에서
버리고 가지 않았나 싶어...
냥줍 후 바로 건강검진을 했는데
중성화도 되어 있고 질병 항체도
충분히 가지고 있었거든.
근데 귀에는 진드기가 살고 있고
곰팡이성 링웜을 앓고 있더라.
그때 기억이 나니까, 혹시 얘가
우리 부부가 짐을 싸서 나간 걸 보고
혹시 다시 한 번 버림받은 게 아닌가
슬퍼하고 있지 않았나 싶어서
너무너무 마음이 아프더라ㅠ
그게 벌써 작년 11월이니까
무려 7개월 전의 일이네 ㄷㄷ
시간 엄청 빨리 간다!!
지금은 우리 집에서 과거의
기억 따위 잊어버리고 행복한
고양이로 거듭나는 중이야.
사진은 후치가 좋아하는
캣닢 바른 꽁치 인형ㅋㅋ
꽁치 인형에 캣닢을 발라주면
너무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
사진이 좀 번졌지만
핑크젤리를 좀 봐줘ㅠㅠ
왐냠냠냠냠냠
꽁치 왐냠냠냠냠
우리 후치는 몸통 털이
정말 부드러워 > <
단모종 같지가 않아. 신기해!
위 사진은 티비 다이 위에
올라가 있는 후치야.
원래 티비 다이는 안 올라가는데,
우리가 축구 결승전 본다고 둘 다
후치를 안 돌봐주고 축구만 보니까
후치가 시위하러 올라갔어 ㅋㅋ
도대체 뭐가 그리 재밌나?
내심 궁금했는지 슬쩍 올려다 보곤
하나도 재미 없어서 불만 표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후치가 좋아하는 건
동물이 나오는 다큐멘터리거든.
축구도 가끔 보긴 하는데 그렇게
막 좋아하진 않아.
그보단 집사들이랑 노는 걸 좋아해!
남집사랑 엄청 친해진 후치 !!
요샌 내가 있어도 저렇게 남집사
팔 사이에 들어가서 눕더라고
너무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
후치는 전에 남자랑 뭔가 안좋은
기억이 있는지, 남자를 극도로
무서워하고 피해서 다녔어.
우리 집에 처음 왔을 때도 나한테는
10년 같이 산 것처럼 애교부리고
졸졸 따라다녔는데, 남편만 보면
등을 구부려 세우고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치며 피했거든.
남편이 고양이 눈치가 하도 보여서
길냥이가 자기한테 텃세부린다고
후안무치(낯짝이 두껍고 뻔뻔함)하다고
줄여서 후치라고 이름을 지었어 ㅎㅎ
(*드래곤 라자 주인공 이름이기도 함)
지금도 집에 성인 남자가 오면
경끼를 하면서 도망가는데
(남편 친구 및 배달원 등 전부 포함)
남집사한테는 이제 그런 거 없다~~
완전 다행이지 뭐양 ㅎㅎㅎ
가끔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쩍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 데려왔을 때가 작년 11월
겨울이라 그런 적이 없었는데
요새는 더운지 가끔 이러고 있는다?
자세가 이상한데 세상 편안해보임
저 담요를 그렇게 좋아해.
하도 쭙쭙이를 해서 침이 마를 날이 없음
우리 후치는 분명 동물병원에서
작년에 3살이라고 했으니까
올해 한국 나이 4살의 성묘인데
아직도 아기 고양이처럼
꾹꾹이랑 쭙쭙이(입으로 빨음)를 해.
그런 후치가 마냥 사랑스러운 남집사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남집사는 동물을 길러본 적이 없어.
그래서 막연히 '잘생긴 고양이를
길러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지,
(러시안 블루나 아비니시안 등)
동물을 기른다는 게 어떤 건지
어떤 책임이 따르는지 몰랐대.
근데 내가 일언반구 상의도 없이
길에서 고양이를 덥석 주워왔고
^ㅅ^...
남편은 당황했고...
나는 유기묘라 주인을 찾아주러
데려왔다고 둘러댔지만
나를 잘 아는 남편은 직감했대.
'얘는 우리가 키우겠구나'라고...☆
지금은 밥 주기, 병원 데려가기,
몸으로 놀아주기, 응가 치워주기,
모래 통갈이, 화장실 청소, 약 먹이기 등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어.
그치만 후치 최애픽은 역시 나~
ㅋㅋㅋㅋㅋ^ㅅ^
우리 빵실이 고앵이는
작년 11월 겨울 내 품에 안겨서
우리 집에 들어왔던 그 날을
잊지 않는 게 분명하다구.
휴일에 엄마 품에서 자는 게 가장
행복한 우리 고양이 후치쓰야
(순전히 내 생각이긴 해 ㅎㅎ)
맨날 엄마가 사라졌다 나타나는
문의 정체가 궁금한 후치쓰 ㅎㅎ
평소에는 중문을 닫아두는데
후치가 하도 나를 기다려서
남편이 중문을 열어줘봤더니
현관문 앞까지 나왔다고 해.
거리생활을 한 번 해봐서 그런지
집을 떠나는 걸 무척 겁내는
대단한 쫄보인데 여기까지 나온 건
엄청난 용기를 발휘한 거라구!
하지만 이렇게 엄마를 좋아하는
후치도 가끔씩 사고를 치는
순간이 있으니.......
※※※ 상처 사진 주의 ※※※
장난감 사냥 + 우다다
고양이가 가장 이성을 잃는 순간 ㅠ
꼬치에서 뜯어낸 오뎅 털뭉치
앞발로 차면서 흥분해서 우다다하다
뒷발로 내 맨발을 박차고 뛰었어...
진짜 얄짤없이 쭉 찢어짐...
내가 발 잡고 꺅 소리질렀는데도
뒤도 안 돌아보고 뛰어가더니
오뎅꼬치 걸레조각 만들어 놓고
이성이 돌아왔는지 다시 와서
지가 할퀸 상처 살펴보더라...ㅠㅠ
남집사가 정성껏 마데카솔
발라줬는데도 흉터 남았어 ;ㅅ;
그럼에도 화를 낼 수 없는 건...
네가 너무 예쁘기 때문일까☆
사실 첨에는 그닥 예쁘단 생각 못하고
그저 불쌍해서... 나한테 너무
매달려서 외면할 수 없어서
데려왔는데 지금은 아무리 봐도
세상 최고 미묘 같아 (((콩깍지)))
후치 때문에 유럽 여행은 커녕
주말에 외출 한 번도 편히 가기 힘들고,
예쁜 꽃다발을 선물 받아도
집에 들어오자마자 쓰레기통 아니면
베란다 구석행으로 직행해야 하고
신혼집에 향초나 디퓨저 하나
마음대로 놓을 수가 없지만
그래도 너무 사랑한다♥♥♥
우리집에 온 지 며칠 된 후치
마지막은 후치 과거 사진 하나
살짝 놓고 갈게 ㅎㅎㅎ
예쁜 사진 보고 있다보면 문득문득
처음 데려왔을 때의 후치가
그리울 때가 있더라고.
이것도 나름 귀엽지??
(((((((((콩깍지)))))))))))
후치가 내 팔 밑에서
자는 바람에 이거 올리느라
2시간이나 걸렸네ㅠㅠ 아오
정말 고양이란...(절레절레)
별로 특별할 것 없는 길냥이 출신
성묘의 흔한 이야기지만,
우리 후치의 이야기가 토리들의
월요병을 완화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됐길 바라면서
후치는 다음에 다시 올게 :)
우리 후치 예쁘게 봐줘서
미리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