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톨인데
요새 무기력과 우울이 도져서
요 며칠은 정말 아무것도 못하고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있었어.
우리 냥이 데려온 지 아직 석달밖에 안 돼서
아직 그렇게 친밀하지는 못한데
(무릎에도 전혀 안 올라옴)
어제하고 오늘
하루종일 나랑 같이 자준다.
내 팔 베고 자고 안겨서 자고
누워 있다가 허전해서 눈 뜨면 고양이가 없을 때가 있는데
가만히 있으면, 다시 돌아와서 옆에 눕고...
밤에 침대 올라와 내 옆에서 잘 때가 종종 있는데
낮시간까지 계속 같이 있어준 적은 없거든.
좀 전에 내 팔 베고 안겨서 자는 냥이 등에 얼굴 파묻으니까
갑자기 눈물이 막 나와서 한참 울었어.
만난 지 석 달밖에 안 됐는데
얘가 내 외로움과 우울을 눈치채고 달래주려 한다는 건
되게 내 중심의 사고인 건 알아.
근데 얘가 내 기분을 알고
날 위로해주려고 이러는 걸지도 몰라, 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너무 크게 위로받는 느낌이야.
아무런 말도 없는,
무뚝뚝한 온기만의 위로가 너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