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dmitory.com/pet/138320835
쥐끈끈이 묻었던 새끼고양이 구조했다는 글이야 혹시 궁금한 토리가 있을지도 몰라서 소식 들고 왔어
구조하자마자 데려간 병원에선 간단한 육안 검사만 했었고 급격히 나빠져서 24시 동물병원에 입원했어 6일간 입원 후 주말엔 집에서 돌보려고 퇴원했더니 초보인 내가 어떻게 케어를 할 수 없는 상태더라고 ㅠㅠ
화나는 게 몸무게가 150g 빠졌는데 말을 안 해주다가 퇴원할 때 애 몸무게가 많이 빠져서 걱정이다 (더 입원시켜라) 이런 느낌으로 말해줌 항문에 발라야 하니까 만얼마짜리 재생크림 사라 그래서 샀지만 항문은 여전히 너무 심하게 헐어 있지 살은 다 빠져 있지 일단 퇴원은 했지만 몸무게가 너무 빠져서 힘이 없는지 몇 걸음 걷다가 픽 쓰러지고 밥도 안 먹고 항문 헐어서 소독솜도 사라길래 사왔지만 애는 아파하고 소독하는 것도 연고 바르는 것도 힘들더라 항문 닿는 쪽 꼬리에 상처가 크게 나서 움푹 파여 있었는데 그것도 말을 안 해줘서 몰랐음
이게 퇴원한 날 찍은 사진이야 저혈당 탈수 저체온 잡혔다고 했지만 애는 식욕부진에 기력이 없어서 축 늘어져 있고 퇴원할 때 되니 빈혈기가 있다고 했어 집에 데려온 후 핫팩 까서 담요랑 덮어주고 먹을 수 있는 건 캔이며 건사료며 다 놔주고 아파하는 애 겨우 소독해서 약 바르고 원충약 먹이며 어찌어찌 하룻밤은 보냈는데 다음날 또 설사하고 항문은 꼬리 들기만 해도 아파서 울고 도망가려고 하고 패닉 직전..... 아침 되자마자 이번에는 다른 병원으로 다시 데려갔어
전화로 물어보고 데려갔는데 하나는 개가 너무 많아서 패스했고 그 다음엔 급하게 옮기느라 가까운 곳 갔더니 아픈 새끼고양이 안 받아준대서 패스 길에서 애 안고 24시 병원 여기저기 전화해서 길고양이 할인 해준다는 병원으로 옮겼어 병원비뿐 아니라 캔 사료 영양제 물품 등 얘한테 쓴 돈이 백만원을 훨씬 넘기니 솔직히 너무 부담스러워서 돈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더라
두번째 병원 입원하고 6일째였던 날인데 상태가 나빠서 수액을 좀 오래 맞았어
폐렴 증상 있었는데 좋아졌고 알부민 수치가 복막염 수준이라서 걱정했지만 퇴원할 때 재검사하니 정상 수치로 돌아왔어! 백혈병 검사도 음성! 설사가 잡혔다가 또 설사해서 분변 PCR 검사도 했는데 결과는 4일 후 나올 것 같아 지금 대체로 양호한 상태인데 큰 문제는 애 털이 막 빠진다는 거 원인은 세 가지로 보는데
1. 그동안 너무 못 먹어서
2. 쥐끈끈이 때문에 피부가 약해져서
3. 곰팡이 감염
곰팡이는 전염될 수도 있으니까 일단 피모 검사도 추가해서 역시 결과는 나중에 나온대 7월 18일 ~ 8월 1일 병원비는 총 80만원 결제했어! 보통 구조자가 입양하기로 결정할 경우엔 할인폭이 크지 않다는데 원장선생님께서 우리 얘기 듣더니 50% 할인해주셔서 전보다 마음 편하게 애한테 필요한 검사들을 할 수 있었어
영수증 길이가 내 팔길이랑 똑같음
토요일에 집 데려와서 찍은 사진이야 엄청 좋아진 게 보이지 않니? 피부가 약해서 털이 막 빠지기도 하고 항문이랑 꼬리가 완전히 아물지 않아서 그루밍은 금지라 넥카라 하긴 했는데 밥 안 먹어서 걱정시켰던 애가 맞나 싶을 정도로 엄청 잘 먹고 숨어 있다가 밥 준비하는 소리만 들어도 후다닥 뛰어나와서 얼른 달라고 운다 내가 몸무게 빠졌던 게 걱정된다고 초반에 몇 번 몸무게가 어떠냐고 물어봤더니 마지막까지 매일 몸무게 재서 알려줬어 퇴원할 때 880그램이었고 앞으로 일주일 동안 설사 안 하고 컨디션 좋으면 백신 맞으러 갈 예정이야
응원해줘서 고마워 덕분에 애도 힘낸 것 같아! 이제 나랑 최소 20년은 무병장수하며 잘 살 거라고 믿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