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쳐. 네가 좋아하는 이 코치님이 어제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알아?
나한테 좋아한다고 했어. 그러니 앞으로는 치근덕거리지 마라.
"어제 하준이 괜찮았냐?"
"화재인 줄 알고 놀랐는지 잠깐 안 좋다가 괜찮아졌어."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그나저나, 둘이서만 가서 무슨 애기했는데? 나한테도 말해 준다며."
무슨 얘기를 하긴 뭘 해.
이하준이 나를 좋아한단다. 알겠냐? 이하준이 나 좋아한다고!
무겸은 하준의 휴대폰을 들어 올려 그에게 건네기 전
발신자 이름이 떠 있는 액정 화면부터 응시했다.
화면을 확인한 눈매가 가늘어졌다. 정재규. 남자 이름이었다.
"정재규가 누구야."
"정 코치님이잖아."
아.
그 개자식은 도대체, 불륜이라는 게 당당한 일은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그딴 싸구려 모텔을 데려가지...?
끼어들 일은 아니었지만 윤채훈에 대한 욕만큼은 멈출 수가 없었다.
그 새끼는 진짜, 진짜 진짜 개새끼라고.
아팠다고?
좋아서도 아니고 아파서 기절할 뻔해?
거기다 뭐가 어째? 그래도 좋았다고?
어떤 개자식이지. 어떤 찢어 죽일 새끼가.
저가 다 분해서 눈물이 날 것 같다. 후안무치한 새끼. 용서가 안 된다.
누군지 알아내서 지금이라도 눈물을 흘리며 빌 때까지 처절하게 복수하고 싶다!
걸음을 멈추고 저도 모르게 입까지 살짝 벌린 채로
푸른 목장 위 흰 유니콘 같은 모습에 넋을 빼고 있는데,
갑자기 끼어든 오랑우탄 같은 놈이 우다다 달려와 덥석 하준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
무겸이 얼굴을 약하게 찌푸리고 훈련장을 쭉 훑어보았다.
여기나 저기나 음흉한 사내놈들로 득실거린다. 세균 같은 놈들.
"아파."
머리에 등불이 들어와 반짝거렸다. 이거다.
아무리 멋진 척 잘난 척해 봐야 이하준에게는 먹히지 않았다.
완전히 전략을 잘못 채택했다.
착한 이코치에게는 불쌍해 보이는 게 먹히는 작전이었던 것이다!
"이하준, 엄청 아파. 이렇게 아픈 거 태어나서 처음이야."
"이하준? 서울에서 코치 한다더니 진짜네. 1차전에서는 어째 못 봤다."
누구지?
무겸의 눈에 바로 각이 섰다. 처음 보는 세균이었다.
착하고 순진한 애인이 팀 안팎으로 인기가 좋으니 한순간도 마음 놓을 날이 없다.
우리 무겸이 너무 귀엽지 않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머지 외전도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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