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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공이 슬퍼하는 장면들 top 5












백만 번의 키스보다



- 안드레아스

자신을 부르던 차분한 음성이 귓가에 달라붙었다.

어둠 속에 희뿌옇게 빛나던 그의 나신.

내게 부딪치던 부드러운 입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그 목소리.

그래, 그렇게 내게 안겼었지.

그 달콤한 입술로 사랑을 속삭이고

그 부드러운 피부로 나를 중독시키고

그 아름다운 눈으로 나를 구속했지.

모두 거짓이었다는 걸 알고 있는데.

...너를 증오해.

안드레아스는 이를 악물었다.

너를 증오해, 널 사랑했던 날 저주해.

죽을 때까지, 죽어서 영혼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도 용서할 수 없어.

이토록 날 짓밟고 비웃고 떠나버린 너를.

안드레아스의 부옇게 흐려진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널 증오해.

널 증오해.

널 증오해.

...하지만 난 아직도...


"...빌어먹을..."


널 미치도록 사랑하고 있어.


안드레아스는 낮게 욕설을 내뱉으며 한 손으로 눈을 가렸다.

그의 우아한 손가락 사이로 끝없는 눈물이 흘러내린다.

성악가의 최후의 소절이 울려퍼지고, 관중들의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일생만큼 난 사랑치 못하였으니











소실점



그는 아직도 여전히 하루 전체를 이준에게 지배받고 있었다.

분명히 이준에게 불투명한 미래를 약속받고 돌아오던 날,

아마 이맘때가 되면 제가 이준의 그림자에서

많이 벗어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지금보다는 안정을 찾을 거라고.

그러나 여전했다.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감만 더해졌다.

이러다 이준이 돌아오지 않을까 봐. 이대로 끝날까 봐.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을 까 봐.

그는 테라스에서 나와 침대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 위에 그대로 쓰러져 누웠다.

몸을 뒤집어 돌리고 이준이 베었던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그대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이준이 이곳에 머무는 내내 베었던 베개였다.

하지만 그 체취는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관리하는 사람이 이준이 떠난 뒤 모두 세탁이라도 한 것인지,

섬유유연제 냄새만 은은하게 감돌았다.

그는 이불 역시 다르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이불을 끌어 모아 얼굴을 처박았다.

마찬가지로 이준의 흔적이라고는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준아. 보고 싶어. 너무 보고 싶어서 미쳐버릴 것 같아.

그는 아무도 듣지 못할 말을 속으로 쏟아내며 눈을 감았다.

좋은 기억이라고는 한 톨도 남아 있지 않은 이곳에서,

그는 광활한 외로움과 그리움에 파묻혀 때늦은 속죄의 시간을 지새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어디엔가 멈춰 선 엘리베이터는 나를 다그치듯

또 한 번 기계음과 함께 스릉- 문이 열렸다.

나는 두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겨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


다시 그곳이었다, 눈앞에 무진이 있었다.

아니, 그건 권무진이 아니었다.


"...으... 내가... 여승재, 내가..."


그는 어린애처럼 잔뜩 얼굴을 찡그린 채 울고 있었다.

나는 그의 그런 얼굴을 모른다.

후들거리는 무릎을 두 손을 짚고 선 나를, 내 왼쪽 손목을,

구부정하게 내려다보며 무진은 뜨건 숨처럼 내 아름을 불렀다.

그리고,


"승재야... 여승재, 내가... 잘못... 내가, 잘못했다...

내가 잘못했으니까... 흐, 읏...! 내가 잘못했... 승재야, 승재야......"


터무니없을 만큼 절절히 비는 것이었다.

권무진이 내게 잘못했다 사죄를 하고 있었다.


"그, 그만해...!"


나는 신경질적으로 고함을 내질렀다.

그리고 다 팔을 뻗어 그의 어깨를 매몰차게 밀져내 버렸다.

뿌리 뽑힌 나무처럼 서 있던 무진은

역시 터무니없을 만큼 힘없이 뒤로 털썩 쓰러져 버렸다.

닫히는 문틈으로 그는 엉망진창인 얼굴로

'여승재에...'하고 흐느껴 나를 불렀다.











킹메이커



태성은 시큰해지는 눈을 다스리려고,

저 처량하고 불쌍한 인생을 동정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다시는 널 못 보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


제 의지를 벗어난 채로 기어이 묵은 말이 튀어나왔다.

엉망으로 떨리는 목소리를 다스리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혹시라도 기현이 제 목소리를 놓칠까봐

힘주어, 크게 또박또박 말했다.

나도 너처럼, 내가 가장 불쌍하고 아픈 사람인 줄 알고 내내 살아서.

그래서 이렇게 속을 들끓게 하는 게 무슨 감정인 줄도 모르고

귀찮은 마음에 대충 정의내리고 버려두려고 했는데,

이렇게 이기적인 나는 네가 내 눈앞에서 죽어나가는 걸 보고서야

널 놓쳐선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아직 내가 이게 무슨 감정인지는 모르겠는데,

네가 옆에 있으면 알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냥, 살면서 꼭 한번이라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한참을 망설인 끝에 떨리는 목소리가 드디어

내내 가슴 한쪽을 무겁게 짓누르던 말을 끄집어 올렸다.


"기다릴 테니까..."











인연



"그럼 나는 왜 아픈 거냐?"

"저는."

"나는 먹지도 자지도 못해. 어딘가가 분명 미쳐 돌아가고 있다.

나는 미쳤거나 혹은 아파. 하지만 정신 한쪽은 멀쩡하고

이 아픔은 어떤 명의도 고칠 수 없어.

네가 나를 버리는게 아니라면 세상 그 누구도 나를 아프게 할 수는 없어.

알고 있느냐? 나는 처음부터."


황제가 말을 멈췄다. 그가 울고 있다는 걸 신연은 느낄 수 있었다.

덜덜 떨리는 그의 몸을, 무거운 팔을 들어 끌어안았다.

그러나 그는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황제인데도 그는 눈물을 흘려보냈다.

그가 우는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저 새는 신음만 겨우 들렸다.

너무 아파서 숨도 못 쉬는 그 소리가 귀에 닿을 때마다 신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나는 처음부터 네가 아닌 무엇에도 아파하지 않았단 말이다......"

"저는."

"너는 참 무엄한 아이다."


황제는 겨우겨우 웃음을 냈다.

억지로 웃고 있다는 걸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신연이 자꾸 입술을 깨물자 황제가 하지 말라며

신연의 입술을 이 사이에서 빼내었다.


"황제를 울리고. 옥에 갇혀야 할 역적이지."


황제의 웃음이 울음으로 변하는 것을 신연은 더 듣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울보공은 싫어! 놉!

하지만 울어야 할때 울 줄 아는 공이나

눈물없이 못 보는 절절히 후회하는 공은 죠음ㅎㅎㅎ


공편애 맞습니다... 내새끼가 슬픈게 가여우면서 예뻐보여요...


슬퍼하고 힘들어하는 공들 여럿 있었지만

내가 그중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장면들 쪄와봤어.





  • tory_1 2018.01.0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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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33 2018.01.1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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