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제이 샌즈 - 첫날밤에 생긴 일
1395년 잉글랜드,
에버코트 공작 풀크 경과 혼인한 레이디 에마가 사촌에게 부탁해서 리처드 2세를 알현할 기회를 얻었음.
알현한 이유는 '첫날밤을 보낸 후 남편이 자기와 한 침대에 들지 않아서'.
왕도, 대주교도, 서기도 (읽는 독자도)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드는 알현 이유....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에마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아내의 의무를 다해 후계자를 생산하고 싶은데
남편이 협조를 안 하니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왕께서 명령을 해달라<< 이거였음.
졸지에 신하의 잠자리 사정을 알게 된 왕은 남편이 정사를 돌보느라 바쁜 거 아니냐고 묻는데,
에마는 결혼한 지 2년이나 됐고, 그 2년간 한번도 잠자리가 없었다는 이야기만 듣게 됨.
이쯤 되면 첫날밤을 치른게 맞는지 의심스러워진 왕은 신방을 차린게 맞냐고 캐물음.
그리고 아주 순진한 에마는 첫날밤은 치렀다면서,
남편이 술에 취해 자기를 깔고 눌러 잤고 아침에 깨선 단검으로 장난을 치다 상처가 나 시트로 피를 닦았고,
자기 아버지, 신부, 그리고 남편의 사촌이 찾아와 그 시트를 받아갔다고 털어놓음.
에마는 본인 입으로 혼인 성사가 되지 않았다고 털어놓고 있는데 그걸 모르고,
왕은 그걸 들으면서 환장하고 있고.......
그래서 왕은 에마가 원하는 대로 당장 혼인의 의무를 이행하라는 명령서를 내려주는데......
그만 에버코트 공작이 집에 돌아오다가 죽어버렸네?
아무것도 모르는 에마는 남편이 죽었으니 애도 기간을 보내야 한다며 온 성을 검게 물들이며 애도를 하고 있는데,
왕은 드럽게 골치가 아픈거....
많은 지참금을 싸들고 공작에게 시집 온 공작 부인.
근데 그 알현 때문에 둘이 신방을 차리지 않았다는 게 공공연하게 소문남.....
이에 공작의 사촌 버틀랜드는 둘의 혼인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공작의 토지와 작위는 자기가 물려 받아야 하며,
'가여운' 레이디 에마랑 결혼까지 해서 지참금을 꿀꺽 하겠다는 계획을 세움.
왕은 욕심 드럽게 많은 이 버틀랜드가 일종의 불안 요소라 권력을 주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알현을 받기 전에 선수를 쳐서 레이디 에마에게 재혼을 명령함.
뭣도 없는 자기한테 충성하는 기사 아모리가 그 재혼 상대.....
하지만 무작정 막을 명분은 없으니까,
만약에 에마와 아모리의 결혼이 성사되기 전에 버틀랜드가 도착하면 결혼은 무효라는 서한을 버틀랜드에게 줌...
그래서 에마와 아모리는 문 밖에서 빨리 일을 치르라고 재촉하는 고함소리를 들으며
버틀랜드가 쫓아오는 와중에 아주 급박하게 신방을 차리는 웃긴데 안웃긴 상황에 처하는데.......
요즘 예전에 읽었던 해외 시대물을 다시 재탕하고 있는데, 다시 봐도 웃긴 소설...
이 작가의 소설이 딱 두개 번역 되어있는데 그것도 겁나게 더럽지만 웃겨. (아마 코드만 맞는다면 웃다가 환장하다 그러는....)
우리 감수성이랑 안맞는 부분도 많지만(해외 소설에 옛날거라 아무래도....) 그래서 재밌는 것도 많은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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