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 시리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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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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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있는 현재로 돌아오기 <수호 시리즈>


수호 시리즈는 신현제와 이수호의 고교 시절을 다룬 ‘수호의 수호자’와 졸업 이후를 다룬 ‘수호의계약자로 구성 되어 있어.

수호의 수호자는 세 가지 갈래의 이야기가 한 줄로 땋아내리며 진행 돼.

1.학교 폭력의 가해자 신현제와 피해자 이수호의 관계성 변화
2.밀로드에서 슈퍼스타의 꿈을 키우며 노래하는 이수호와 그의 노래를 듣고 열병에 앓는 팬 신현제의 관계성

3.큰 그릇을 물려 받았으나 무당으로 살고 싶지 않은 이수호와 사기꾼 무당 때문에 할머니를 잃은 후 귀신이나 무당의 시계를 부정하고 혐오하는 신현제의 퇴마록


무당 가문에 태어나서 어릴 때부터 소외와 폭력의 대상이 된 이수호. 이수호는 귀신을 보는 눈을가졌기 때문에 앞머리로 눈을 가리고 다녀. 무당의 자식이라는 특수한 환경 때문에 언제나 선입견의 대상이 되고, 조용한 외면에서 실질적 폭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괴롭힘을 겪으며 고3이 되었어.

그리고 현재 이수호를 가장 괴롭히는 대상은 신현제. 신현제는 유독 무당의 아들은 이수호를 싫어하고 미워해. 무리의 중심이 되고, 학급의 중심이 되는 신현제의 미움은 마치 암묵적 허락과도 같아서 신현제 주변 친구나 학교의 양아치들도 이수호는 함부로 대해도 되는 존재임.

따돌림 당하는 음침한 무당의 아들. 평범한 현실에서 이수호는 단 몇가지 수식으로 축약되어 버리지만 그에게는 남들에게 들키지 않고 지켜나가는 몇 가지 비밀이 있어.

첫 번째는, 이수호가 진짜 귀신을 보고 귀신의 소리를 듣기도 하는 능력자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수호가 귀기와 관련하지 않고 노래로 세상의 평화를 구하려는 보컬 능력자라는 거야.

이 두 가지의 세계가 견고하기 때문에 학창 시절 내내 표면적으로는 전부라고 할 수 있는 교우 관계가 좋지 않았어도 이수호는 꿋꿋하게 자기 자신을 지켜올 수 있었어.

앞머리로 보기 싫은 것들을 차단해 버리듯이, 학교를 파하고 밀로드에 가면 꿈꾸는 자신에 가까운완전히 분리된 세계를 꾸려나갈 수 있었던 거야.

그런데 이수호만의 세계에 불현듯 뼈아프고 생생한 현실 그 자체인 ‘신현제’의 존재가 끼어들면서물과 기름처럼 층층이 분리되어 있던 귀신의 세계/ 꿈의 세계/ 현실의 세계가 서로서로 영향을 받게 돼.

이 빌드업 이후의 이야기는 책으로 🤐

https://ridibooks.com/books/2349000943


*감상


수호 시리즈를 읽기 전에 가장 기대되고 걱정됐던 포인트는, 나눔해주는 톨이 요약해 놓은 내용 중
“신현제가 가해자”라는 점이었어.

수호 시리즈의 초반에서 인물들을 그려내는 방식은 아슬아슬한 경계를 그리며 진행 된 느낌이야.

가해자 - 피해자라는 키워드는 사랑을 그려내기에 당위성이 부족하게 느껴는 설정이야.
그러나 수호 시리즈는 긴 이야기를 통해
신현제와 이수호가 일반인은 경험할 수 없는 귀신(외계인)이라는 또다른 층위의 시공간을 함께 경험하면서 ‘이해’라는 활로를 찾아 나가.

두 사람만 경험하는 사건들이 늘어나고, 서로의 존재를 구해주고, 서로의 약점을 보호하는 두 사람만의 서사가 착실하게 쌓여나가.

그러면서 이수호는 자신을 괴롭혔던 대상의 다른 면모를 알아가게 되고, 신현제는 자신이 괴롭혔던 대상에 대한 오해를 벗겨내면서 가해자-피해자 안에 있는 신현제-이수호라는 개별적인 인물들을 발굴하며 재의미화하는 느낌이었어.


수호 시리즈가 가해자-피해자의 관계성을 조심스럽게 다룬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신현제의 행동들이 장르적 판타지성에 기반한 느낌이 아니었다는 점이야.

예를 들어, 공이 수에게 한 눈에 반해서 입덕 부정을 하지만 너무 좋아해서 강압적으로 굴었다.
너무 좋아해서 상대방의 세계를 망가뜨렸다.라는 로맨스적인 해석이 차단 돼.

오히려 수호 시리즈에서 신현제가 이수호를 괴롭힌 가장 큰 연유는 타인의 삶에 대한 몰이해와 무지고.
자신이 입었다고 생각하는 피해(무당이 할머니에게 사기쳐서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에 대한 보복성에 가까워.

이수호가 원하지 않았어도 가문 대대로 이어온 그의 특성을 대표성으로 생각하고 미워할 권리가 있다고 여기는 거지.

수호 시리즈를 쭉 읽으면서 신현제가 이수호에게 했던 자신의 무지와 선입견이 깨어지는 방식도흥미로웠어. (자신이 너무 좋아서 쫓아다니는 생생한 개인인 푸른 카디건을 이수호와 매치 시키지못한 것)

자신이 멸시했던 대상과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이 같은 사람인 것을 알게 된 후의 혼란과 분노, 후회와 갈 곳 없는 애정 같은 것들. 그 감정들을 외면할 수 없었던 순간, 신현제는 스스로의 오만한보호막을 깨트려.


그 보호막이 없는 곳에서 이수호는 신현제의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반하고 먼저 좋아하고 먼저 다가가고 먼저 필요한 신현제를 그 존재만으로 괴롭힐 수 있는 대상이 돼.

이 관계성의 변화가 수호의 오디션/ 누나의 신체를 찾기 위한 퇴마라는 큰 이야기 구조 안에서 드라마틱하게 회수되서 재밌게 읽었어.



또 수호의 수호자에서 이미 신현제와 이수호는 서로에게 마음이 갔음에도 불구하고,
졸업 이후의 대학 생활인 수호의 계약자 에피소드들을 통해서 좋아하고 있지만 때로 두렵고, 관계가 후퇴하는 것같고, 미움 받을 것 같고, 잃어버릴 것 같고, 다시 무의미하고 익명적인 관계로 돌아가버릴 것 같은
가해자-피해자 관계성 위에서 진행 된 첫 연애와 사랑의 순간들의 연약함을 조명해 준다는 점이야.


사랑은 이미 시작되었으나 상처의 치유는 진행중일 수도 있다는 메시지가 오히려 조심스럽고 좋았어.


신현제가 성장할 수록 자신이 이수호에게 남긴 상흔들이 더 잘 보일 것이고,
이수호가 성장할 수록 자신이 신현제에게 남긴 속박들이 더 잘 보이게 되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공간이 뒤섞여 있는 그 방에서, 그 굴에서 뛰쳐나와
네가 있는 현실로 돌아오는 것.
그것만은 약속하는 것.
그 현재를 함께 할 기회를 서로에게 주는 것.
그현재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서 함께 누리는 것.

그래서 서로의 선명한 과거가 시간성 안에서 서서히희석되는 것.
그 따끔한 깨달음을 살아있음의 감각으로 받아들이고 기꺼워하는 것.

그런 순간들은 이미 사랑 없이 말하는 사랑과 닮아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였어.


나눔톨 나눔 고마워
내가 보너스 당첨자였는데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위시리스트이던 미필고를 질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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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톨들처럼 발췌 - 감상 - 짤 하려고 열심히 읽고 발췌도 해뒀는데 한 번 날려먹어서 좋았던 장면들은 앓는 글로 발췌하며 달리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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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3부는 언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