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아마 제목 보고 이거 연애방 글 아냐? 하고 들어온 토리들이 많겠지만 놀랍게도 이글은 토주 리뷰글이라고 한다...... 일단 제목으로 어그로 끌어서 미안하고 문제 되면 고칠게!

사실 어제 노숲에 토주 관련글들이 많이 올라와서 + 오늘 리디 BL 대상 후보작에 선정된 기념 토요일의 주인님 좋았던 부분만을 빠르게 복습했거든. 그러다보니 노숲에서 자주 언급되는 이서단->한주원이 아닌 한주원->이서단에 대해서도 써 보고 싶더라고.

다시 말하면 한주원에게도 왜 이서단이 유일한 존재일 수 밖에 없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내 나름의 대답이야. (물론 이게 절대적이란 건 아냐!! 어디까지나 나는 이렇게 토주를 읽었다! 하는거지.)

나토리는 고백하자면 토주를 읽으면서 서단이보다는 한주원을 이해하기 더 쉬웠어.

스아실 이건 내 뇌피셜이긴 하지만 한주원은 나랑 기본적으로 공통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거든. 그게 바로 이 글이 진짜 어마무시한 스크롤 압박을 자랑하는 이유야.

아, 그렇다고 내가 변태는 아니고 에세머도 아니고;;; 나는 예쁜 꽃은 꽃병에 곱게 꽂아두고 보는 타입이라고! 게다가 나토리가 한팀장처럼 일 잘하는 으른섹시 타입도 아냐ㅠㅠ (이건 좀 애석)

여하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한주원은 쉽게 말해서 에니어그램으로 치자면 주가 되는 성격이 8번 보스형, 보호통제형인 것 같아. 이 유형의 성격은 다음과 같이 정의돼.

"강하고 관대한 지도자가 될 수도 있고 사람들을 위협하고 통제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력을 다해 싸우는 전사이다. 용기와 힘이 넘치고 허영심 등을 재빠르게 꿰뚫어보며 그것에 결연히 대항한다. 권력구조를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자신의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거드름을 피우지 않고 성실하며 약자를 옹호하고 보호하려고 한다. '힘이 있다' '할 수 있다' '힘이 넘친다'라는 자신의 모습에 가장 만족을 느낀다.

이들의 근원적인 문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큰소리치며 부정, 부인하는 것과, 타인을 이용하고 소유하고 제압하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파렴치함이다." (출처: 한국 에니어그램 협회 http://www.ieakorea.com/index/s2/s2_3.php )

잠깐, 한주원이 전사인것 까지는 이해하는데 약자를 옹호하고 보호한다고? 그럼 서단이한텐 왜그래? 하고 읭? 하는 토리 있지?ㅋㅋㅋ 잠깐만 내 말을 끝까지 들어봐봐.

내가 느끼는 8번 유형은, 단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외부의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신경이 몰려있어. 정말로 강하고 뚜렷한 자아상이 있고, 자신의 자아상과 엇나가는 외부의 현상들,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것들을 못견뎌하는 것이 특징이지.

그래서 8번 유형의 성격은 좋게 말하면 리더십 있다, 조직적이고 유능하다 이런 소리를 듣지만 나쁘게 말하면 독선적, 융통성 없다, 꼰대, 심하게는 독재자 타입이라는 소리를 들어.

물론 기본적으로 이건 사람이 가진 경향성일 뿐이라서 얼마든지 정도와 방향이 변할 수 있어. 사람이 단순히 한 가지 성격만 가진 것도 아니고.

보통은 자신의 마음을 잘 돌보고 평온한 상태일 때는 의식을 성찰하고 자아를 반성하게 되면서 다양함을 받아들이게 돼. 적당한 수준에서 사회생활에 필요한 만큼만 그 성격의 장점을 살려쓰고, 자신의 나쁜 점은 되도록이면 고치려고 노력하고 둥글둥글 하는게 되지.

하지만 내 마음이 안정되어있지 못하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처하면 패닉에 빠진 나머지 집착적으로 원래의 통제의 성격을 극단적으로 드러내.

나만 하더라도 좀 그런게 있다? 심지어 나는 완전 8번이 아니라 원래는 주가 되는 성격이 따로 있고 8번은 날개 격으로 가지고 있는데도 내가 예측하고 원하는 대로 상황이 흘러가면 벌컥 화부터 나고 주변 사람들을 막 쪼게 되더라 (이게 무슨 때아닌 에밍아웃)

그런데 토주에서 한주원이 처한 상황은 누가 봐도 속편한 상황이 아니잖아? 한주원이 일은 잘해서 앞에서 끽소리는 못하지만 뒤에서는 호시탐탐 끌어내리려고 임원이고 옛날 부하고를 막론하고 시퍼렇게 칼을 갈고 있지, 게다가 밑에 부하직원들은 한팀장을 우러러보기는 하지만 자꾸 발목잡고. 설상가상으로 워라밸은 완전히 헬...... 솔직히 작중에서 한팀장이 자기 원래 꼬이고 파렴치한 사람이라고 자아성찰 가능한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생각해.

그런데다가 사실 한주원은 원래 자아가 단단한 사람도 아니야. 통제에 대한 욕구는 다름아닌 자기 자신에게 가장 강하게 미치는데, 그래서 한주원은 늘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가.

4권 본편 마지막에 본인도 그러잖아. 사막 가서 탈수증상으로 죽을 뻔 하고, 빙하 가서 동상 걸려서 죽을뻔 하고...... 어디 한 군데 가만히 머물러있질 못하고, 그렇다고 훌쩍 떠나있으면 원래의 장소에 애착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다시 돌아오고 싶고.

이런것만 봐도 한주원은 자존심은 셀 지언정 자존감이 막 강한 사람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존재에 대한 불안을 내재한 사람처럼 보여. 그 불안을 통제할 수 없으니까 더더욱 극한으로 스스로를 모는거지.

그렇다면 그 불안의 근원은 어디에서 왔는가? 하고 또 물어볼 수 있지. 물론 그 새끼는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다 하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나는 한주원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열쇠가 바로 '회피'라고 생각해.

여기에서 내가 말하는 회피는 연애룸에서 심심찮게 나오는 회피형의 그 회피가 맞아. '남친이 회피형인 것 같은데~' 또는 '내가 회피+불안형인데~' 하는 고민글의 단골 키워드.

일단 한 팀장이 당황하면 일단 자리를 피하고 보는 성격이라는 건 본문에도 잘 나와 있고, 한 팀장 본인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야. (이때까지 몰랐던 건 좀 의외지만, 연애라는 것 자체를 서단이랑 처음 해 보는거니...... 한주원은 직진하는 법이랑 서단이 궁뎅이 때리는 법만 알지 알고보면 연애고자임.)

하지만 이것보다 회피형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가 있는데...... 일단은 회피형 성격장애의 정의부터 짚고 넘어가자.

"회피성 성격장애(avoidant personality disorder)는 타인으로부터 부정적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과도하게 예민하며 사회적 상황에서 지나치게 감정을 억제하고 부적절감을 많이 느끼게 되어 대인관계를 회피하는 성격장애를 말합니다. 다른 사람과의 만남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고 적응에 어려움을 나타냅니다.

(중략)

이들이 겉으로는 냉담하고 무관심하게 보일 수 있지만, 실은 주변 사람들의 표정과 동작을 주의깊게 살피는 경향이 있습니다. 회피성 성격장애자는 낯선 상황이나 새로운 일을 두려워하고, 당혹스러움이나 불안을 피하기 위해서, 늘 익숙한 환경 내에 머물려 합니다. 타인이 자신을 좋아하고 완전히 받아줄 것이라는 충분한 확신이 없는 한, 인간관계를 피하려고 하지요." (출처: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대학원 임상 상담 심리학 연구실 http://hosting03.snu.ac.kr/~mclinic/m2/m2_2_6_3_3.htm )

사실 요 정의는 정말로 '성격 장애'라고 진단받을 정도로 심하고 극단적인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야.

정도가 약한 정도의 회피, 즉 불편한 상황을 피하려고만 하고,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상대가 피해를 받거나 고통을 받으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일단 도망치고 보고, 자꾸만 익숙한 상황에 머무르려고 하는 회피성 성격은 한국에서 열명 중 한 명 꼴로 나타나는 매우 흔한 유형의 성격이라고 하더라고.

근데 이 회피형이 진짜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게 뭐냐면......

회피형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부적절하고 무가치한 사람이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거부당하거나 비난당할 것이라는 믿음을 무의식적으로 굳게 가지고 있어.

내면적으로는 애정에 대한 강렬한 소망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타인이 자신을 거절할 것을 무척이나 두려워하기 때문에 극도로 불안해 해. 슬픔, 좌절감, 분노 등의 부정적 감정에 만성적으로 시달리고.

그래서 이 회피형들은 대개 끊임없이 상대의 마음을 시험해. 조금 더 심한 짓, 더더 심한 짓을 하면서 이래도 괜찮아? 이래도 안 떠날거야? 이래도 참을 수 있어? 하면서 간을 보고 상대를 미치게 만들어.

마음 속 가장 깊은 곳에서는 이런 짓을 하는 자신을 상대가 무조건적으로 받아주었으면 하고 강렬하게 바라면서도, 자신의 희망이 깨질것을 더 무서워하기 때문에 더욱 상대를 못살게 굴지.

그리고 상대가 그걸 못 견뎌서 부정적인 시그널을 주면 거 봐, 그럴 줄 알았어...... 하고 관계를 그만둬버려. 이 사이클이 반복될 수록 회피성 성격을 가진 사람의 부정적인 자아인식은 더더욱 심해지고.

내가 한주원이 이런 회피성 성격을 가졌다고 처음 생각하게 된 계기는, 유독 한주원이 서단이와의 대화 중 '실망' '후회' 같은 단어를 많이 쓰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면서부터야. 예를 들면 이런거.


***


"슬슬 나한테 질렸습니까.”

목소리가 잠겨 있었다. 까마득하게 멀리 벌써 불이 들어와 있는 높은 건물을 구경하던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의 뜨거운 목덜미에 뺨이 닿았다.

“제가 왜….”

“내가 이서단 씨였으면 눈을 떴을 때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갔을 겁니다."


***


"나한테 많이 실망했습니까?”

“…….”

나는 정신이 뒤늦게 들었다. 고개를 저었다가 그가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닙니다,’라고 뒤늦게 대답했다. 내 귀에도 어색하고 허전한 답이었다."


***


"후회합니까?”

“어려울 거라고 여러 번 얘기했는데 그렇게 고집을 부려 놓고. 해 보니 괜히 그랬다 싶습니까.”

“…….”

“이런 게 이서단 씨가 말한 시행착오입니까?”

‘나는,’이라고 그가 말했다. 그리고 뚝 멈췄다. 길게 누른 숨을 느리게 뱉었다. 그 끝에서 그가 설핏 웃었다.

“뭔지 제대로 알고 싶다면서. 그래서 알게 되니 어떻습니까. 이제는 속이 시원합니까?”


***


대충 이런 부분들.

서단이의 감정묘사 중에 "그는 선을 긋는 일에 능숙한 사람이었고, 나는 혹여 내 발끝이 그가 그어 둔 선을 넘을까 무서워 늘 움츠러들어 있었다."라는 부분이 나와.

아마 이건 서단이 혼자만의 짐작은 아닐거라 생각해. 한주원을 회피형 성격이라고 이해한 내 기준으로는 정말로 한주원이 선을 긋고 서단이를 무의식적으로 밀어내기 위해서 노력을 한 걸로 보여.

다만 단순히 자신을 우습게 봐서, 자신에게 마음이 별로 없어서 그런거라는 서단이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 행위 이면에는 제발 이런 내 모습을 보더라도 떠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하는 강렬한 소망이 숨어있지.

뭐 낀 놈이 성낸다고 지가 감정조절 못해서 서단이를 때려놓고 되려 화를 벌컥 내면서 답정너 짓 하니까 독자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지겠지만.

(서단 왈: "그는 또 한 번 선택권을 나에게로 오롯이 넘겨 놓고는, 그래서 그 책임으로 내 발을 미리 묶어 놓고는, 본인은 어느 쪽이든 미련 없는 것처럼 멀쩡했다." 내 인생공이지만 진짜 뻔뻔......)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미워할 수만은 없다는게 한주원의 매력포인트기도 해.

사실 이 이야기 전체가 서단이의 시점에서 쓰여 있어서 그렇지, 뒷편으로 가면 갈수록 한주원이 서단이가 자신에게 실망하고 거부할까봐 불안해 하는 장면, 전전긍긍하면서 서단이에게 자신을 향한 애정을 확인받는 장면들이 거듭해서 나오거든. 예를 들자면......


***


당신만은 나를 버리지 않았으면.
앞으로도 늘 나의 옆에 머물러 주었으면, 했다.

“…무서워서….”

혼잣말처럼 불분명하게 말했다. 말끝이 까마득한 허공을 내다본 것처럼 꼬리를 말고 웅크렸다. 숨이 가빴다. 들썩이는 어깨를 누르면서 다시 토해 내듯이 중얼거렸다. 저는 그냥, 무서워서….

그는 눈물이 흘러내리는 내 눈가를 엄지로 문질러 닦아 주었다. 흐릿한 얼굴에 희미한 쓴웃음이 피어났다가 사라지고, 그가 덤덤히 말했다.

“나도 그래요.”

“이서단 씨만 그런 게 아닙니다.”


***


“내가, 이서단 씨를 다치게 해도, 내 옆에 있어요.”

“내가 어떤 짓을 하든 용서해 주고… 어떤 모습이든 이해해 주고. 내가, 이서단 씨를 아프게 해도, 견디면서 끝까지 내 옆에 있는 겁니다.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해요.”


***


- 이런 말 안 하고, 그냥 적당히 할 생각이었습니다. 도구만 꺼내서 겁만 주고… 어차피 이서단 씨는 내가 돔답게 굴든 그렇지 않든 비교 대상이 없을 테니까.

- 그래서 이서단 씨가 본 게 내 바닥이라고 생각하고 안심하고 나면, 내 곁에 남아도 되겠다 결정하고 나면, 평생 시치미 떼는 건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닐 것 같아서. 원래 그런 건 잘하는 편입니다. 멀쩡해 보이는 것, 멀쩡해 보일 수 있는 선을 지키는 것….


***


등등.

그럼 왜 처음부터 회피를 하지 않았는가? 서단이의 과거를 알기 전까진 왜 회피하지 않고 직진 직진 직진만 했는가? 하는 질문이 나올 수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나토리의 해석은 다음과 같아.

한 팀장은 서단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자각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이 서단이와의 관계 속에서 갑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고, 충분히 이 관계를 통제할 수 있을거라고 믿었던 것 같아. 그걸 인식하기 전까진 본인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심으로 반한 상대에 홀딱 빠지고 나이 서른 다섯에 찾아온 첫사랑에 들떠서 평소에 안하던 짓을 막 하기도 하고.

그러나 그러한 믿음은 서단이의 과거와 트라우마를 알게 되면서 와장창 무너지게 돼.

트라우마를 끝내 말하지 않은 서단이에게 진심으로 화를 내면서, 동시에 그것도 모르고 서단이에게 강압적이고 폭력적으로 관계를 요구한 자신을 뼈저리게 후회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서단이를 제 곁에 두고 싶어하는 자신을 곱씹으면서 한주원은 처음으로 자신이 상상 이상으로 서단이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거라고 생각해.

일례로, 바다에 가서 울컥한 서단이가 팀장님이 좋아서 휘둘리니까 자신을 우습게 보고 밀어낸 거냐고 말을 토해내잖아. 그 때 한 팀장의 대답은

"지금 누가 누굴 휘두르는데.”

였어. 나토리의 최애 장면중 하나이자 둘의 감정적 관계의 역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야.

아마 한 팀장은 서단이의 과거 이야기를 들은 그 순간부터 더이상 자신이 감정적 갑으로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완전히 인정하게 되었을거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정말정말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단이를 너무 좋아하게 되어서 자신에게 더 편한 '플레이를 하는 관계'가 아닌 '연애'를 하자고 먼저 말하지. (서단이가 보통 눈새여야지...... 보통 정도의 눈치만 있었어도 개인적으로 나는 한팀장이 연애하자는 말은 안 했을거라 생각해)

물론 그 말을 하기까지 엄청난 방황과 혼란스러움이 있었겠지. 애초에 거절당하기 싫고 부정당하기 싫어서 연애도 안하고 파트너랑 깔끔하게 플레이만 했을텐데, 서단이랑은 그게 안 될것 같은거야.

막상 그만하자고 깔끔하게 손 놓고 털기에는 자기가 서단이를 너무 좋아하고, 게다가 상대방도 자기를 좋아한다고 아픈것도 서러운 것도 참아가며 몇 번이나 매달리고. 그런데도 이 관계를 계속하면 자신의 아프고 약한 부분을 계속 자극당하게 될 것 같고...... 암튼 무지하게 고민하고 몸부림 쳤을 것 같은데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 너토리도 나토리도 알다시피 일주일간의 잠수 아닌 잠수...... 서단이에게는 말 그대로 지옥의 일주일ㅠㅠㅠㅠ

여하튼, 한주원은 기본적으로 타인이 자신에게 주는 애정을 불신하고, 그러면서도 정말정말 마음 속 깊은 곳에는 그러한 애정을 갈구하는 그런 인물인 것 같아. 나는 한주원의 불안의 뿌리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고.

근데도 타고나길 금수저로 타고났고, 머리 좋고 능력 있어서 학교도 좋은 곳 갔고, 회사도 좋은 데 들어가서 나름 승승장구 하고 하는 식으로 지금껏 자신이 바라는 대로 (통제하고 싶은 대로)의 진로가 착착 이루어지다보니 본인이 뒤틀렸다고 자각은 하지만 그러한 근원적인 결핍을 잘 모르고 지내왔거나, 혹은 애정에 대한 욕구를 주위에서 받는 인정과 통제에 대한 만족으로 대신 채우며 살아온 것 같아.

이 정도만 읽어도 회피형 성격을 가진 사람과 연애하는게 얼마나 힘들고 정신을 갉아먹는 일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을거야.

이런 회피형에게도 물론 장점은 있어.

일단 그렇게 힘겨운 회피형의 고난과 시험을 모두 통과하고 나면, 그래서 회피형으로부터 아, 이 사람은 이제 진짜 내 사람이다! 라는 신뢰의 도장을 꽝꽝 받고 나면 그 때부터는 정말이지 사람이 달라져.

회피형은 자기 선 안에 들어온 상대를 위해서는 마치 목숨이라도 바칠 것처럼 헌신하거든. 이렇게 충직하고 다정하고 믿음직스러운 상대가 있다니 하고 감탄할 정도로 사람이 바뀌어.

그렇게 자기에게 애정을 줄 사람은 다시 없다는 걸 스스로가 뼈저리게 알고 있으니까. 그런 존재 자체가 회피형에게는 구원의 동아줄인거야.

그렇다면 회피형의 신뢰를 얻어내는 방법은 무엇인가 하니,

바로 엄마가 세 살짜리 아이에게 하듯이 무조건적인 희생과 무조건적인 애정을 퍼부어줘야 해. 다른 방법 없고 무조건 이거 하나야.

나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무조건! 정말로 무조건! 니 옆에 있을거고 절대로 너를 버리지 않을것이며 언제나 니가 바라는 사랑을 주겠다는 것을 끊임없이 확인해주고, 명확하게 오랫동안 보여주고 믿게 해 줘야 한다는 거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사실 이 회피성 성격이라는 것은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거라서 그래.

아이가 필요한 애정을 주지 않고, 잘 한 것에 대해 칭찬하지 않고, 드세고 잔소리가 심하고 꾸지람만 하는 부모 (특히 어머니) 밑에서 자녀는 회피형 성격을 가지기 쉽다고 해.

자신이 바라는 것을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처받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리고 부모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회피라는 하나의 생존수단을 선택하는거야.

왜 며칠 전에 한주원의 부모는 어떤 사람들일까 하는걸로 설문조사 올라왔었지? 거기 달린 댓글 중에 "그 천하의 한 팀장을 닥달해서 선자리에 내보낼 정도의 어머니라면 대단할 것 같다"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정말 무릎을 탁 쳤어. 내가 생각하던 회피형의 프로필에 넘나 딱 들어맞잖아......

여하튼 다시 회피형의 치료로 돌아와서.

회피형을 치료하는 과정이 어찌나 지난하고 힘든지, 사실 정신과 의사들도 병원에 제발 안 왔으면 하는 환자가 회피성 성격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하더라. 이 사람들은 치료 자체를 끊임없이 회피해 버려서 치료를 끌고 나가기 정말 힘들대.

대충 이정도 치료하면 나아진다 하는 뚜렷하게 정해진 기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마다 품고있는 불신과 불안의 깊이와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어쩌면 이건 평생 걸리는 일이 될 수도 있어.

괜찮아졌나? 싶다가도 인생의 큰 이벤트 (대표적인게 출산과 육아)로 다시 그 불안이 되살아나서 스스로를 덮쳐올 수도 있고.

하지만 우리의 이서단은 그 어려운 걸 해냅니다...... 왜냐하면 이서단은 한주원의 음습하고 잔인한 면까지 다 내것으로 끌어안고야 말겠다는 욕망코알라거든! 얘도 관계의 단절에 엄청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어서 단단한 관계에 엄청나게 목말라 있는 애거든!

서단이에게 한주원은 있을 곳 없이 부유하던 자신의 두 발이 땅에 닿도록 꽁꽁 묶어주고, 처음으로 소속감을 느꼈지만 속절없이 떨려나가게 된 회사에서 있을 곳을 마련해주고, 가족도 해주지 않은 '니가 잘못한 것이 아니야'라는 말을 해 준 유일한 존재잖아.

그러다보니 한주원 못지 않은 집착을 보이면서 (서단이보다 약간 나은 수준의 연애고자일 뿐인 한주원은 이 사실을 잘 모르지만...... 심지어 첫키스인것도 몰라 8ㅁ8), 서단인 아무리 아프고 수치스럽고 서러워도 안전어 한 번 안 쓰고 독하게 버텨.

한주원이 아무리 바닥을 보여도 절대로 도망가지 않겠다는 걸 몸으로 몇 번이고 보여줌으로써 (재떨이 없다고 손 내밀어보라고 하면 입술도 내밀 수 있다고 하면서) 이서단은 결국 한주원이 가장 필요로 하는 신뢰와 애정을 거듭해서 확인해 줘.

한주원이 됐다고 하는데도 서단이가 계속 우겨서 플레이 하는거, 제3자가 보면 쓸데없는 오기에 똥고집이지만 사실은 누구 못지 않게 불안하고 흔들리지 않는 애정을 받고 싶었던 한주원에게는 그게 단순한 쾌감을 이상으로 정말로 간절한 것이었을거야. 엄청난 자신의 통제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것은 덤이고.

어쨌든 그렇게해서 결론은 해피엔딩.

사실 노숲에 '헤어질 것 같은 커플' 하면 엄청난 지분을 차지하는 토주 커플이지만 내가 이해한 한주원과 이서단은 서로에게 유일한 구원이자 치유의 존재였어.

그래서 둘은 서로 헤어질 생각도 안할 것 같고, 서로가 아닌 다른 사람은 아마 상상도 못할 것 같아. 플레이도 슬슬 서로가 견딜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 처럼 보이고...... 외전에서 보니까 한주원이 이서단 아파하는 꼴을 점점 못봐하는 것 같더라고?ㅋㅋㅋㅋㅋㅋ

음, 노파심에서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이게 정답이다!! 하고 우기기 위해서 이 글을 쓴 건 아니야. 이 글은 어디까지나 내 감상과 이해일 뿐, (다른 말로 하면 성격궁예) 토주를 읽은 독자수 만큼이나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해.

게다가 나는 심리학 전공자도 아니고, 더군다나 내 주장을 말하는 과정에서 좀 과장되게, 단정적으로 적은 부분도 있어.

다만 인생의 사춘기 오춘기 육춘기를 유독 심하게 겪으면서 내 스스로의 괴로움에 답하기 위해 마구잡이로 찾아본 것들이 토주를 읽으면서 한꺼번에 떠올랐을 뿐이야. 아마 그래서 수많은 불호포인트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내 인생작이 된거겠지. (더불어 토주는 내 기준 힐링물이라고, 조심스럽게 외쳐본다......)

그러나 이 글의 진정한 결론은 따로 있으니......

제목에서 말한 것 처럼, 현실에서 이런 회피형 불안형 통제형 남자는 되도록 피하도록 하자!

토리들이 만약 현실에서 한주원같은 남자를 만난다고 생각해봐. 하...... 마음이 갑갑해지지 않니? 내 최애공인데, 나름대로는 아픈 손가락이기까지 한데, 솔직한 심정으로는 가족으로도 정말 만나고싶지 않아ㅠㅠㅠㅠ

한주원은 이서단이랑 만났으니 멋있고 다정한 으른섹시 공이 된거라 생각해. 서단이가 아니었으면 아마 한주원은 평생 어딘가 뒤틀린 채로 개새끼짓만 하면서 스스로를 극단까지 몰아가며 외롭게 살았겠지.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꼬여있는 남자, 나는 진짜 감당 못해. 내 자신도 서두에 밝혔듯 이서단보다는 한주원에 가깝고. 그러니 누가 누굴 치유해ㅠㅠㅠ

토리들 또한 섣불리 회피형 남자의 이서단이 되려는 노력도 하지 말자. 토리들의 아름답고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는 멀쩡하고 단단한 애정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남자 (토주에서 굳이 꼽자면 상사 뒷담화도 단호하게 거부하는 권대리의 남자버전......?)를 만나도록 하자는 게 내 결론이야!

쓰다 보니 길이 어마무시하게 길어졌네...... 혹시 문제되는 부분이 있으면 피드백할게!!
  • tory_1 2017.12.0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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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17.12.0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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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2 2017.12.0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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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2 2017.12.0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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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17.12.0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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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3 2017.12.0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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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3 2017.12.0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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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7 2017.12.0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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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6 2017.12.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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