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시맨틱 읽기 전에 장재영은 인생공으로 참 많이 언급되던데

그에 비해 추상우는 로봇같다고 불호감상이 많아서 좀 걱정했었어


내 취향 허들이 낮은 건지도 모르겠지만ㅎㅎ

1권 조별과제 때부터 호감이었고 권수 넘어갈수록 귀엽고 매력적이었어ㅋㅋㅋㅋ


판타지임을 감안하고 보지만 현실적이고 입체적인걸 좋아하는데

추상우는 그것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면서도 개인적으론 거슬릴만큼 행동이나 대사가 작위적으로 느껴지진 않았어

소설 주인공답게 공상적이면서도 나름의 과도기적 인물이라 점차 생기가 돌듯 팔딱거리고 정도 들고


뭣보다 tmi이기도 하고 굳이 비교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전공과 일부 성격이 겹치니 자연스레 창조주의 xy자손이 두어번 생각나서 

이런 인간유형이 실제로는 절대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이 안 들었거든ㅋ


(tmi)

컴공이라 그런건지 그런 성격이라 컴공이 맞았던건지

긴 대화로 이어지면 상대 울화통을 터뜨리고마는 핀트 안 맞는 대화법(효율과 이론적인 논리 따지기를 좋아함)

알고리즘 기반이 디폴트인 의식의 흐름이나 행동양식

역시 게임을 만들고 싶다, 게임회사를 다니고 싶다는 목적의식으로 컴공을 갔지만 게임을 재미로 즐기는걸 더 좋아하고 시간 쓰면서도

그 외 사회생활, 타인과의 관계형성 과정에서 주요 대화 소재가 될 수 있는 평균적인 여가생활에 대해서는 

'실질적 이득없는 시간낭비'라 가치절하하며 관심조차 두지 않아 조예가 없는 것

이상적이지도 않지만 제법 평범한 가족구성원으로서 자연스럽게 가질만한 기본적 정서적 유대감의 결핍

무인도에 살고 있지 않는 한 어느 국가의 국민으로서 응당 가져야 할,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사회성 결핍

또 본인의 계획(평범한 기준으론 별 쓰잘 데 없는)이 어그러지면 단순한 화가 아닌 그걸 견디지 못해 불쾌함을 과잉 표출하고

융통성, 센스와는 억만광년 떨어져 있는



즉, 감정교류가 자연스레 이뤄져야 할 가까운 주변인이라면 답답함 등의 고충을 겪을 수밖에 없는 평범하지 않은 유형의 사람


그 카테고리에 부분적으로 걸쳐진 실존인물을 겪은 나로서는 추상우란 인물이 마냥 허상으로 느껴지지만은 않았어ㅋㅋㅋ

실존인물은 짜증을 유발하지만 추상우는 내 주변인도 아니고 발전형이며 예쁘고 예쁘고 귀엽다는 것이 아주 중요한 부분이지ㅋㅋ

게다가 내가 알지 못하는 분야의 전문적인 요소들의 서술과 활용이 막힘없이 거침없이 능숙하게 훅훅 치고 들어오니까

적당한 거리감을 두고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이웨이로 생각됐어

(그럼에도 처음의 보노보노와 무지개텍스트 ppt는 좀 충격이었지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생각하니 재영이 입장에선 속상했을 무감각 상태의 냉정함과 건조함도, 안타까움을 자아낸 혼란 상태의 무모함과 이기심도,

자각 후에도 삽질을 인도하는 황당한 뻘짓도, 눈치가 없는 게 아니라 정말 무지하기에 저지르는 눈새짓도.

미래와 이성과 컨트롤이 우선이었던 상우와 다르게 현재와 감정과 본능에 충실한 재영이와

나란히 감정을 교류하기 위한 상태가 되기까지 시행착오를 겪는 것.

매우 추상우다운 전개라고 생각했어ㅋㅋ

제 인생에 다시 없을 '장재영=사랑'이라는 시맨틱 에러를 제어하기 위한 무던한 발버둥들이 사랑스러웠어

물론 불굴의 의지와 인내와 배려와 사랑을 아낌없이 퍼주던 재영이가 아니었다면 

그것들은 모두 상우의 인생에 수정하지 못한 오류로 남을 수도 있었겠지만....


안드로이드같지만 요일마다 정해둔 옷을 입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길을 걷고 정해진 행위를 하는 상우가 웃기고 귀여웠고,

사람답진 않아도 솔직히 논리적으로는 맞는 말만 따박따박 하는 것도 귀여웠고, 

애처럼 사소한 것에 승부욕으로 열내는 것도 귀여웠고(feat.최유최ㅋㅋ),

재영이를 향한 욕망을 착각할 때도 귀여웠고, 

바보같은 개소리를 해대며 술집에서 장재영 대체재를 찾아 헛짓거리를 할 때도 귀여웠지만,

그런 별난 '추상우다움'을 지닌 채 박장대소, 귀여움, 사랑스러움의 3단콤보를 이뤄낸 장면 2개를 발췌해봤어 ㅋㅋㅋ




 "그래서, 어디 가는데?"

 "하이스테이트 호텔."

 "이야, 작정했네. 거기서 하룻밤 자는 거야?"

 "식사하고 돌아올 건데."

 "밥 먹기 전에 투숙부터 하자."

 "개소리 좀 작작 해라. 다 계획이 있는데."


 상우는 저도 모르게 싸늘하게 중얼거려 놓고 정신이 번뜩 들었다. 사과하려고 옆을 보았는데 재영은 재미있다는 듯이 웃고 있을 뿐이었다. 상우는 입술을 깨물었다.


 '중요한 날이야. 성질내면 안 돼.'


 "부적절한 소리 좀 하지 맙시다, 형. 내가 준비한 일정이 다 있잖아요."



-



"장재영 씨."


 가만히 말하자 그가 팔짱을 풀고 몸을 조금 일으켰다. 상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입을 크게 벌리며 혼자서 몇 번이나 연습한 말을 힘 있게 내뱉었다.


 "이기적인 유전자의 요구인 재생산까지 포기할 만큼 당신을 사랑합니다."

 "잠깐만."


 재영이 핸드폰 카메라를 틀고 상우를 향해 들었다.


 "그 말 다시 해 봐."

 "이미 지나갔어요."

 "......."

 "지금으로부터 6년 뒤에 당신과 결혼해서 평생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늘 지금처럼 행복하게 해 줄게요. 약속해요."



-


  • tory_1 2018.03.2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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