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안 읽혀서 안 보고 결제만 하다가 몰아봤는데, 결국 하차하기로 했어. 애정 가지고 보던 작품이라 입이 쓰다.
BL적 전개. 그럴 수 있지. 솔직히 주변서에, 2차 연성으로 영업당해 본 사람 중에 이거 모른 사람 거의 없을 것 같고.
이런 작품이 존재하는 것도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건 상관없어.
문제는 물인지 술인지 구분 못 하게 섞여 후르륵 넘어가는 전개와 주인공의 양육자 타이틀이었어.
회귀물에서 제일 중요한 키포인트인 회귀도, 떡밥이 있는지도 몰랏는데 갑자기 나타난 1회차 인연과 기억상실도. 모두 대충 넘어가.
긴장감도 없고, 분량을 할애하지도 않아. 솔직히 지구 구하는 것보다 저녁 메뉴 고르는 게 더 심각할 것 같더라.......
그리고 양육자 ㅋㅋㅋㅋ 아..........
나는... 한형제에게 기대한 게 '한유현의 세계가 형으로 시작해서 점점 넓어지게 된다.'는 거였어. 하지만 그냥 기대였을 뿐이고 작가님이 의도한 바는 아니었던 것 같더라. 이건 뭐 취향 차이니까 괜찮아.
하지만 한유진이 내가 죽으면 따라 죽어도 된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너무...ㅋㅋ 너무 충격 받았어. 어떻게 그런, 아니. ㅋㅋ 어떻게 '양육자'가 '피양육자'에게 그런 말을 해..... BL서사라 공수가 나누는 대화라고 하면 맛있지. 하지만 내스급은 엄연히 카테고리가 판타지잖아.
심지어 한유진은 부모 대신 한유현에게 부모이자, 형제였던 존재란 말이야. 생각해봐. 애가 엄마를 위해, 엄마의 기쁨을 위해 희생하겠다고 해. 그게... 양육자와 피양육자 간의 사랑이야? 그래. 둘 사이가 비틀어진 형제애라 그런 거라면 어떻게 이해 해볼 노력은 하겠어.
문제는 내스급은 작중에서 계속해서 한유진이 사랑 넘치고, 그 사랑으로 인간 같지 않은 태스급도 품을 수 있다는 걸 강조한다는 거야. 누구도 한유진의 사랑방식이 잘못됐으며, 그런 말은 하면 안 된다고 반박하지 않아.
한유현에게만 그런가 하면 그것도 아니야. 송태원에게 마수 건네면서 책임감 없이 일단 길러보라고. 책임 못 지게 되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해결해줄거란 식으로 말하는 거에서는 기가 찼어...
그중에 최악은 예림이. 이미 보호자인 부모를 잃고, 삼촌에게서 구박 받은 애가. 보호자의 애정을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언제나 밝을 수 있다? ㅋㅋㅋㅋㅋㅋ... 왜 자꾸 어린애 입으로 '아저씨가 제일 좋아하는 게 제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라고 말하게 하는 거야? 하나도 괜찮지 않아... 아저씨가 사람을 죽여도 아저씨 편이라고? 아...진짜 최악이야. ㅋㅋㅋ 그냥 옆집 아저씨도 아니고, 보호자에게 이런 말 하게 만드는 상황인데 어떻게 한유진이 '양육자' 일 수 있는 건지.
최소한, 이런 식으로 관계성을 나타내려면 작중에서 한유진이 선한 캐릭터로 묘사되면 안 되는 거지.
악한 주인공이 쓰레기짓을 하면 다들 저게 쓰레기짓인줄 알아. 누군가 나타나 한유진의 양육방식을 지적하면 독자도 그게 잘못됐다는 걸 인지는 해. 하지만 내스급은 그런 게 없어. 내스급에서 표현하는 한유진은 그저 선하고, 사랑 넘치고, 모두에게 사랑받아 마땅한 캐릭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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