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낙원의 이론 |정선우

/ 디스토피아. SF판타지물. 이능력물. 정치스릴러도 조금. 로맨스 많음.



* 인물


유은우 : 작중 여주인공이자 동조율 100이라는 유래없는 수치의 동조자이지만, 실상은 어릴 때부터 반란군에 의해 살인병기로 길러진 인물. 2년전 김서혁에 의해 구해진 이후 군에 들어가지만, 모종의 이유로 인해 내쳐져 도시연합 중앙학교로 가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밝혀지는 도시연합의 실체와 자신을 둘러싼 과거를 만나게 된다. 정의롭고 누구보다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한 인물. 


서재희 : 도시연합 중앙학교 파견부장. 대외적으로는 다정하고 누구에게나 사려깊은 이미지에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을만큼 인기가 높다. 무엇보다 프로젝트에 파견될때마다 발휘하는 리더쉽과 팀원들을 조율하는 능력이 뛰어남. 그러나 서재희의 실상은 비틀려있고 세상과 사람을 결코 믿지 않는다. 그리고 그의 앞에 나타난 유은우로 인해 모든 것이 바뀌게 되는데..


정윤환 : 도시연합 중앙학교 학생회 임원. 설계 방면에서의 천재로, 그 능력으로 김서혁에 의해 어릴 때부터 일찍 군에 들어갔으나 돌연간 중앙학교에 내려가버린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악명이 자자하며, 서재희와 비교되어 더욱 경계심을 사지만 본인은 그닥 신경쓰지 않는다. 자유롭고 규칙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 그러나 진행될수록 피할 수 없는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김서혁 : 도시연합 군 총사령관. 반란군 소탕에 가장 큰 공헌을 세운 인물이며 냉정하고 능력이 뛰어나 군 내에서는 많은 신임을 받고 있다. 반란군에서 생체실험을 당하던 유은우를 구해낸 당사자이기도 하며, 유은우가 군에서 내쳐지기 이전까지 손수 기르다시피한 인물. 




* 스토리 : 오염된 세상 속에서 인간들은 살아남기 위해 죽지 않는 '용'의 시체를 조각 내어 그를 바탕으로 8개의 도시를 세웠다. 그 도시를 유지하기 위해서, 8개의 도시연합은 대기를 떠도는 이른바 '온'이라는 물질을 사용가능한 동조자들을 찾아내고 그들을 군과 과학자등으로 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세계 속에서 반란군의 생체실험에 이용된 유은우가 도시연합 사령관인 김서혁에 의해 구출되고, 동조율 100이라는 전대미문의 동조자로 알려지며 많은 기대를 받지만 모종의 이유로 중앙학교로 내쳐지게 된다. 그곳에서 유은우는 자신의 약점을 알아차린 서재희와 '페어'라는, 목숨을 담보로 생명을 지켜주는 대신 자신의 요구를 들어달라는 맹약을 맺게 되고 점차 자신의 과거와 도시연합이 숨겼던 추악한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 호 포인트



1. 미쳐버린 구원서사의 정석


낙원의 이론의 중심키워드는 부정할 수 없이 '구원'인데, 정말 여태껏 읽은 장르소설 중에서 손에 꼽을 만큼 구원서사를 잘 풀어낸 작품이라고 생각함. 작중 인물들이 서로를 구원하고 그러고자 하는 이유에 적절한 개연성과 합리성을 잘 부여해서 읽는 내내 독자들을 몰입시키게 만듦. 남주/섭남-여주 사이의 서사는 물론이고, 그 주변 인물들 사이의 서사도 '디스토피아'란 세계관과 맞물려 잘 풀어내서 매력이 배가 되는 글임.

특히 남주/섭남 - 여주 사이의 구원서사는 장르소설 중에 가히 탑이라 생각할 만큼 절절하고 좋다. 나는 쌍방구원하는 남/여주 이야기를 좋아한다! 하는 토리들한테는 정말 강추함. 



2. 남주 / 섭남 서사의 구별이 완벽함


이건 개인적인 해석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내 기준 서사 구별이 완벽해서 섭남이 아쉽다거나 주식을 실패했다거나 그러지는 않았음. 자세한 내용은 스포가 될 수 있어서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작가님이 왜 남주가 이 인물이어야 하는지를 무리없이 잘 설명하신 글이라고 생각함. 무엇보다 여주의 마음이 너무나 확고해서 남주 헷갈릴 일이 그닥 없음. 그러면서도 섭남/남주의 매력을 너무 과도하게 한쪽으로만 몰아주지 않고 적절하게 쓰셔서 또 읽는 내내 감탄함. 



3. 다면적인 캐릭터


대부분의 장르소설에서 아쉬운 점으로 꼽히는 평면적인 캐릭터가 낙원의 이론에는 거의 없다는 게 큰 호 포인트라고 생각함. 정의롭고 선한 캐릭터로 비춰지는 인물도,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실상은 어둡고 추악한 이면이 나오며 몰입감을 배가시킴. 정의로운 유은우도, 비춰지는 이미지는 그저 다정하고 친절한 유망주인 서재희도, 천재이자 모자랄 것 없어보이는 정윤환도 그 아래 과거가 있고, 때로는 사익을 앞선 선택을 하기도 함. 무엇보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메인 캐릭터들 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도 각각의 숨긴 이면과 과거가 있고, 그에 따른 선택에 의한 이야기들이 메인서사와 합쳐지며 글이 융화됨. 나는 평면적인 캐릭터들이 싫다, 하는 토리들에게는 강추함. 



4. 로맨스와 메인서사의 밸런스


'로맨스판타지' 답게 메인서사와 로맨스의 비율이 적절함. 로맨스가 너무 많아서 서사가 진행되는게 끊기는 수준도 아니고, 너무 적어서 심심한 수준도 아님. 캐릭터들 간의 로맨스가 서사의 한 축으로써 적절하게 쓰여있어서 좋았음. 가끔가다 로맨스판타지인데 로맨스가 너무 적어서 아쉽다, 하는 토리들에게도 강추함. 




* 아쉬웠던 부분



1. 세계관에 대한 불친절한 전개


내가 낙원의 이론을 엄청나게 극호작으로 읽었지만 정말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생각함. 일단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진짜 불친절하다. 아무래도 하나하나 설명하면 작품이 설명충의 나락으로 빠져버릴 위험이 있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은 하는데, 1권 초중반부까진 정말 천천히 읽어야 대략 세계관이 이런건가? 하고 감이 잡히는 수준이다. 그럴만큼 기본적인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불친절한 글이라, 특히 이능력물이나 방대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았거나 불호인 토리들한테는 추천하지 않음. 



2. 섭남 매력이 크다


호 포인트에 남주와 섭남 사이의 구별이 완벽하다라고 쓰기는 썼지만, 노정에도 보이듯이 낙원의 이론은 섭남 서사 지분이 작지 않은 작품이기 때문에 남주가 아님을 알면서도 주식을 잘못 잡는 경우를 많이 봤음(ㅠㅠ).. 물론 잘못 잡는 경우를 탓하는게 아니라 그만큼 섭남 서사와 매력이 남주에 뒤지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됨. 나는 애시당초 남주 주식을 확고하게 잡았으나 낙원의 이론은 특히 섭남 주식을 잘못 잡으면 피눈물을 흘릴 수도 있는 글이기 때문에 평소에도 서브 주식 잘 잡는 토리들은 꼭 고려하고 사거나 미리 남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스포를 당하고 사는 걸 추천함. 





* 발췌 (로맨스 중심으로)



그가 고개를 돌렸다. 반듯한 옆얼굴이 서늘했다. 유은우는 입이 말랐다. 열이 올랐을 때보다 더 빨리, 심장이 뛰고 있었다.

이윽고 서재희가 낮게 말했다. 그는 지쳐보였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늘 하던 대로 눈 막고 귀 막고 쉽게 생각하면 되는 일인데. 이상하게 그게 잘 안 돼. 네가 봐도 나 이중적이지. 처음에 계약관계로 시작했으면 끝까지 그래야 하는데. 내가 중심을 못 잡으니, 너도 날 못 믿는 게 당연하지. 네 의견도 미리 구하지 않고 널 내 팀에 들이겠다고 강요해서 미안해."


서재희는 유은우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조용히 침대에서 일어났다. 


....(중략)....


그가 손을 뻗더니 유은우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잠시나마 풍부하다고 느꼈던 그 수많은 표정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처음 페어를 제안한 날처럼 무표정한 낯이었다.


"아프지 마."


서재희가 작게 말했다.


"네가 아파서, 나 한숨도 못 잤어."



낙원의 이론 1권 |정선우 저



통증의 시작점이 어딘지는 몰랐으나 곧 전신을 휩쓸었다. 유은우는 제대로 숨을 쉬지 못했다. 헛구역질 한 번에 목구멍으로부터 뜨거운 것이 왈칵 치밀었다. 유은우는 한바탕 피를 토해 내고야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회색 하늘이 기울어졌다.


"우리가 만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해."


정윤환의 눈가가 붉었다.


"내가 서재희였다면 널 구할 수 있었을까. 이상을 좇는 동시에 널 안을 수 있었을까. 매일 밤마다 상상해."



낙원의 이론 2권 |정선우 저



서재희가 유은우를 살짝 놓아주었다. 

딱 한 뼘만. 늘 깊이 잔잔하던 그의 새까만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난 네가 무사히 군으로 돌아가 온전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 진심이야. 우리 앞으로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네."


서재희의 시선이 유은우에게 못 박혀 떨어질 줄 몰랐다. 유은우는 자신의 등과 뒤통수를 안아 든 그의 손이 가늘게 떨리는 걸 느꼈다.


"딱 그동안만 내가 너 좋아해도 돼?"


서재희의 눈가가 붉어졌다.


"많이 안 좋아할게. 조금만 좋아할게. 너한테 이것저것 바라지 않을게. 그냥 예전처럼만 대해주면 안 돼? 나도 너한테 더 이상 가까이 가지는 않을게. 밀어내지만 마. 응?"



낙원의 이론 2권 |정선우 저



간곡한 시선이었다.


"네가 내게 물었지. 나한테 넌 뭐냐고."


유은우는 자신의 질문을 기억했다. 그러나 대답이 두려워, 저도 모르게 정윤환의 눈을 피했다. 곧바로 턱을 잡혔다. 다시 시선이 얽혔다.


"나 봐. 고개 돌리지 마. 너도 궁금해서 물어본 거 아니었어? 아니면 그냥 해본 말이야? 네 질문 하나에 네 눈빛 한 번에 난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은데. 그러니 들어. 내가 먼저 말하는 거 아니잖아. 네가 물어서 내가 대답하는 거야."


거친 어조와 달리 턱을 붙든 손길은 이미 부서진 것처럼 연약했다.


"넌 내 전부야."



낙원의 이론 3권 |정선우 저



--


극호작으로 읽었지만 혹시나 구매하기 전 기미용으로 이 글을 볼 토리들을 위해 몇가지 아쉬웠던 부분도 적어봤음.

네네에는 이미 풀렸고 ㄹㄷ에는 내일 풀린다고 하니 호포인트에 맞는 토리들은 정말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함.

긴 로태기에 걸렸는데 밤새면서까지 읽게 해준 작품이고, 객관적으로도 정말 잘 쓴 글이라 생각해서 장문의 리뷰 적어봄.


어쨌든 정말 수작인 낙원의 이론 많이 많이 읽어줬음 좋겠다 정말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글이라 생각해 많이 읽어줘ㅎ_ㅎ!! 


  • tory_1 2020.03.1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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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20.03.1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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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2 2020.03.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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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20.03.1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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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4 2020.03.1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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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20.03.1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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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20.03.1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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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5 2020.03.1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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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20.03.1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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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6 2020.03.1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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