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가 끝단이가 제새끼 말고는 절대 젖 안준다고 마치 끝단이가 이기적인 애처럼 묘사하고
자기가 젖이 나왔으면 이 애기들을 다 먹여줬을 거라고 까는 거
나는 되게 이상하던데... 젖이 너무 많아서 감당 안되는데도 그냥 버렸다 이런 것도 아니고
애엄마가 자기 애 배고플까봐 젖 아끼는 건 당연한 거 아님?
모성애를 아가페랑 헷갈리는 것 같은데;; 모성애는 내 배로 낳은 내새끼 아끼는 거지 세상 모든 애기를 제 애기처럼 생각하는 게 아닌데
그리고 숙희가 자기 엄마는 너 낳고 죽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했다면서
아가씨 엄마도 틀림없이 그렇게 생각했을 거라고 하는 거
나는 뭔가 모성애를 과다하게 신성시하는 것 같아서 불편했어
개같은 남편 만나서 불우하게 살다 죽은 여자가 자식을 낳고 싶었을지 어쨌을지 어케 알고 확신해
숙희가 아가씨한테 모성애 비슷한 애정을 계속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
여자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애정은 모성애라고 생각하는 남작가가 썼다는 느낌?
모성애를 너무 신성시한 나머지 로맨틱한 관계에서마저 그보다 더 최고인 모성애를 끌어와서야만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느낌?
다른 감정선들은 다 좋았는데
숙희가 남들과는 다른 여자라는 걸 끝단이같은 애엄마 후려치며 비교해서 더 성스럽게 묘사하고
아가씨와 숙희 관계도 아기 돌보는 엄마같은 느낌으로 묘사하고
심지어 아가씨가 숙희한테 반하는 씬도 엄마의 모성애를 끌어다 아가씨를 위로하는 씬으로 만들고...
박찬욱 좋아하지만 이사람도 여자를 너무 신성시한 나머지 모성애신화에 사로잡힌 남작가의 한계가 분명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