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Extra Form
솜덩이 같은 몸뚱아리에
쇳덩이처럼 무거운 집을
달팽이처럼 지고,
먼동이 아니라 가까운 밤을
밤이 아니라 트는 싹을 기다리며,
아닌 것과 아닌 것 그 사이에서,
줄타기하듯 모순(矛盾)이 꿈틀대는
뱀을 밟고 섰다.
눈 앞에서 또렷한 아기가 웃고,
뒤통수가 온통 피 먹은 백정(白丁)이라,
아우성치는 자궁(子宮)에서 씨가 웃으면
망종(亡種)이 펼쳐 가는 만물상(萬物相)이여!
아아 구슬을 굴리어라 유리방(琉璃房)에서 ―
윤전기(輪轉機)에 말리는 신문지(新聞紙)처럼
내장(內臟)에 인쇄(印刷)되는 나날을 읽었지만,
그 방(房)에서는 배만 있는 남자들이
그 방(房)에서는 목이 없는 여자들이
허깨비처럼 천장에 붙어 있고,
거미가 내려와서
계집과 술 사이를
돈처럼 뱅그르르
돌며 살라고 한다.
이렇게 자꾸만 좁아들다간
내가 길이 아니면 길이 없겠고,
안개 같은 지평선(地平線)뿐이리라.
창살 같은 갈비뼈를 뚫고 나와서
연꽃처럼 달처럼 아주 지기 전에,
염통이여! 네가 두르고 나온 탯줄에 꿰서,
마주치는 빛처럼
슬픔을 얼싸안는 슬픔을 따라,
비렁뱅이 봇짐 속에
더럽힌 신방 속에,
싸우다 제사(祭祀)하고
성묘(省墓)하다 죽이다가
염념(念念)을 염주(念珠)처럼 묻어 놓아라.
'어서 갑시다'
매달린 명태들이 노발대발하여도,
목숨도 아닌 죽음도 아닌
두통(頭痛)과 복통(腹痛) 사일 오락가락하면서
귀머거리 운전수(運轉手) ―
해마저 어느새
검댕이 되었기로
구들장 밑이지만
꼼짝하면 자살(自殺)이다.
얼굴이 수수께끼처럼 굳어 가는데,
눈초리가 야속하게 빛나고 있다며는
솜덩이 같은
쇳덩이 같은
이 몸뚱아리며
게딱지 같은 집을
사람이 될 터이니
사람 살려라.
모두가 죄(罪)를 먹고 시치미를 떼는데,
개처럼 살아가니
사람 살려라.
허울이 좋고 붉은 두 볼로
철면피(鐵面皮)를 탈피(脫皮)하고
새살 같은 마음으로,
세상이 들창처럼 떨어져 닫히며는,
땅꾼처럼 뱀을 감고
내일(來日)이 등극(登極)한다.

<하여지향(何如之鄕)·일(壹)> 송욱


검색해봤더니 바로 나옴!

모두가 죄를 먹고, 시치미를 떼는데
개처럼 살아가니
사람 살려라..
  • tory_1 2018.12.26 23:0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09 21:05:17)
  • tory_2 2018.12.26 23:10
    진심 소름돋더라 ㄷㄷㄷ
  • tory_3 2018.12.26 23:11

    와......근데 새삼 좋은 시들 많다 

  • tory_4 2018.12.26 23:13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12/20 20:53:41)
  • tory_4 2018.12.26 23:13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12/20 20:53:41)
  • tory_1 2018.12.26 23:1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09 21:05:17)
  • tory_3 2018.12.27 00:36

    문과 살인마의 이과 살인범 처단 ㅜㅜ 

  • tory_5 2018.12.26 23:19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12/25 21:47:51)
  • tory_6 2018.12.26 23:49
    시가 범인한테는 처벌의 의미랬잖아
    어린시절 학대당할때 어른이 시를 읊거나 읽힌거 같음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전체 【영화이벤트】 <링> 나카다 히데오 감독 작품 🎬 <금지된 장난> 구마 시사회 16 2024.05.21 1289
전체 【영화이벤트】 여성 공감 시사회 🎬 <다섯 번째 방> 시사회 7 2024.05.21 1538
전체 【영화이벤트】 이주승 X 구성환 찐친의 카자흐스탄 힐링 여행기! 🎬 <다우렌의 결혼> 무대인사 시사회 45 2024.05.17 4804
전체 디미토리 전체 이용규칙 2021.04.26 577669
공지 ★불판에서 원작이야기 및 스포 하지마세요★ 2018.06.22 140002
공지 드라마 게시판 규칙 2017.12.17 187784
모든 공지 확인하기()
111916 잡담 선재업고튀어) 부산 팝업스토어랑 온라인 판매 준비 중이래 일정은 추후 공지 8 15:13 160
111915 잡담 선재업고튀어) 선재본 선업튀 소감 (유퀴즈) 7 14:10 359
111914 잡담 선재업고튀어) 굿즈 온라인 판매 해주면 좋겠다.. 14:00 90
111913 잡담 머니게임) 고수 징짜 멋있다 13:58 61
111912 잡담 선재업고튀어) 떨림도 아픔도 바로 알아보는 선재 ㅠㅠ 8 13:11 479
111911 잡담 선재업고튀어) 기억을 걷는 시간=>봉인된 선재의 기억을 깨우는 키워드 임솔 3 12:57 276
111910 잡담 선재업고튀어) 팝업 포카 봤어? 솔선태성 바이브가 완전 탑돌 같앸ㅋㅋㅋ 17 12:12 651
111909 잡담 선재업고튀어) 뉴선재의 멜로연기는 딱 그거일듯 3 11:27 404
111908 잡담 선재업고튀어) 34살 배우로 류선재는 정말 멜로를 잘했을까?ㅋㅋㅋ 7 11:08 479
111907 잡담 선재업고튀어) 선재의 발작버튼 김태성 17 10:40 745
111906 잡담 선재업고튀어) 선재 소나기 작곡? 9 10:13 509
111905 잡담 선재업고튀어) 남은 회차에 8회 이상의 키스신 나올까? 14 09:39 437
111904 자료 선재업고튀어) 스페셜 메이킹 올라왔다!!! 8 09:11 449
111903 잡담 선재업고튀어) 선재 모든 기억 찾으면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10 09:08 392
111902 잡담 선재업고튀어) ㅅㅍ ㅅㅍ 선업튀 인스타 뭐지? 22 08:47 892
111901 잡담 졸업) 와 선공개 재밌네 2 08:23 243
111900 잡담 머니게임) 와 금융 국장인가 나준표 이 ㅅㄲ 혈압오른다 2 05:22 104
111899 잡담 선재업고튀어) 솔이 작은 행동도 놓치지않는 뉴선재 4 03:33 917
111898 잡담 선재업고튀어) 나 지금 6화까지 달렸는데 돌았네ㅠㅠㅠ 12 03:31 463
111897 잡담 선재업고튀어) 이장면 나만 좋았던거 아니구나 ㅋㅋ 4 02:14 995
목록  BEST 인기글
Board Pagination 1 2 3 4 5 6 7 8 9 10 ... 5596
/ 5596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