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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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랑의 이해'가 종영했다. 소감은?


A. 촬영이 한 달 반 정도 쯤에 끝난 것 같다. 촬영 끝나면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방송이 계속 나가니까 끝났다는 느낌이 안들더라. 그랬다가 며칠 전에 마지막 방송을 배우들, 스태프들과 다 같이 봤는데 다 같이 끝나고 건배하고 마무리 인사 하니까 실감이 나서 오히려 지금이 끝났다는 마침표가 느껴지는 주이다.


Q. 시청률은 다소 아쉬웠지만, OTT의 반응은 좋았다. 인기를 실감할까.


A. 해 온 작품 중에 제일 체감이 많이 났던 것 같다. 측근, 지인들의 (연락) 횟수로 그거를 느끼는데 이번 드라마는 연락이 많이 오고 엔딩 후 30분 안에 몇 통이 온다. 다음 이야기에 대해서, 결말 나오기 전까지 제발 말해달라고 하더라. 해피엔딩인지 아닌지. 사소한 측근들의 반응들을 보면서 체감을 많이 했다. 유독 이 드라마가 댓글과 토론의 장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서 반응들을 찾아보니까 재밌더라. 많은 분의 의견과 가치관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Q.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여주인공 수영의 행동을 두고 많은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문가영은 앞서 수영을 이해하지 않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는데, 그 중에서도 그럼 수영을 가장 이해할 수 있던 장면은 무엇일까.


A. 제일 많이 울었던 거는 15부에 아버지와 통영에서 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불륜의 주인공이 사실 엄마라는 걸 알게 되고 '지금까지 아빠로 오해했구나' 하는. 아빠와 둘이 마주 앉아서 되게 덤덤하게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다. 방송에서는 안나왔을 거다. 아버지가 수영이한테 '내가 바라는 건 이제 너 행복해지는 거야'라고 끝났다. 그런데 대본하고, 원래 촬영할 때 '이제 행복해주면 좋겠는데'라고 말하는 게 있다. 그 말을 듣는데 눈물이 너무 많이 나는 거다. 나도 안수영을 연기하기도 했고, 중후반부의 감정과 수영이의 선택에 있어서 많은 위로가 필요했다. 수영이는 은행 안에서도 그렇고 홀로 있는 친구이다 보니까, 아버지의 '내가 바라는 건 너 행복이었고, 이제 행복해주면 좋겠는데'라는 말을 듣는데 너무 많이 울었다. 그 신은 실제로도 안수영에게도 필요하고 문가영에게도 필요했나보다. 누군가가 행복을 빌어준다는 걸 바로 옆에서 들으면 큰 힘이 되더라.


Q. 수영은 사랑에서도, 일에서도 힘든 순간들이 계속해서 있었다. 문가영이 바라봤을 때 수영이가 안타까웠을 때는 언제일까.


A. 면접신들도 생각이 많이 난다. 세 번쯤 나온 것 같다. 면접을 대하는 안수영의 태도가 점점 달라진다. 과거 회상을 할 때는 열심히 하고. 늘 매일 열심히 하지만, 마지막에는 안수영도 의문이 생기기 시작하고, 본인이 (속에) 담아온 말들을 했는데 합격을 했다. 보면서도 인생 알 수 없다. 그 정말 간절했던 순간을 손에 가졌을 때 '아무것도 아니구나. 별 것 아니었구나'를 알게 됐을 때도 그렇고.


Q. '그 남자의 기억법' '여신강림' 등과 비교했을 때, '사랑의 이해' 속 수영은 다소 무미건조한 캐릭터이다. 이런 연기를 하면서 고충도 존재했을 것 같다.


A. 수영이를 연기하면서 알게 된 거는 표현한 것보다 참는 게 힘들다. 감정적인 것보다 신체적으로 힘이 많이 들어가더라. 표현할 때 울부짖는 연기라던가 많은 힘을 쓰지만, 무언가를 참을 때는 정신 집중까지 해야 하더라. 참아내야 해서. 수영을 연기하면서 혀를 많이 깨물고 손도 많이 쥐고 있었다. 그리고 침을 얼마나 많이 삼켰는지 모른다. 실제로 눈물이 나올 때 침을 삼키게 된다. 이를 앙 깨물고 침을 삼키면 눈물이 참아진다. 뜬금없이 모니터링을 하는데 너무 흘러서 닦은 적도 있다. 서민희(양조아 분) 팀장님이 마지막에 밥을 사주시겠다고 한다. 다른 친구들이 안와서 '왜 그랬냐. 다치면서까지 하지 말라'는 장면이 있다. 그 신 다음에 안수영은 사직서를 낸다. 사직서를 내기 전이다. 서팀장님이 그 신을 해주시는데 리허설 때부터 함께 울었다. 서팀장님은 수영이가 안쓰러워서 울고, 수영이는 서팀장님이 유일하게 내 옆을 지켜주는 사람인데 '인생을 살면서 너를 다치면서 해야 할 일은 없다'라고 하는데 선배님도 연기를 잘하셔서 리허설 때 울고 눈물을 닦고 연기를 했다.


Q. '사랑의 이해'는 디테일 역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커피로 계층을 표현한 것이 대표적이다.


A. 지문에 상세하게 적혀져 있다. 우리 드라마 대본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런 거다. 소설처럼 읽힌다. 잘 쓰여지기도 하고, 지문의 표현법들이 커피 같은 장면도 소설의 한 장면처럼 넘어간다. 미경이에게서 수영이로 넘어가는 사소한 장면인데, 미경이가 싸인을 하던 만년필이 잘 나오는 장면에서, 수영이에게로 넘어오는데 뚝뚝 끊기는 볼펜으로 넘어간다. 사소하지만 조그마한 이미지와 캐릭터를 보여주는 신들이었다. 수영이는 맨날 버스를 타고 다니고. 사소한 것지만 무의식적으로 쌓여서 이입이 되는 부분들인 것 같다.


Q. 그렇다면 이런 디테일한 장면들 중 문가영이 좋아하는 디테일은 무엇일까.


A. 계급적인 것보다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 쓰여져 있을 때도 좋아했고 방송을 하고도 내가 찍어 놓고도 다섯 번 돌려봤다. 1부에 상수랑 썸을 타는 장면 중에 팜플렛 나눠주고 그러다가 상수가 초콜릿을 건네주면서 앉아 있으라고 한다. 그 장면이 길지 않다. 그런데 그때가 되게 더운 여름날이기도 했고, 실제로 담겼던 것처럼 여름 바람이 부는 날이었다. 그 지문도 예뻤다. '입 안에서 도는 달달함'이라는 표현법이 있었는데 입에 초콜릿을 입에 물고 (유)연석 오빠를 보면서 분위기가 너무 예뻤다. 써져 있는 지문이지만 내 입에 달달한 초콜릿이 있으니까 도파민처럼 실제로 기분을 좋게 만들더라. 노래도 너무 좋았고 했는데 그 분위기를 되게 좋아했다.


Q. 상수와 수영의 관계 만큼, 종현과 수영의 관계성도 주목을 많이 받았다. 특히 엔딩의 종현의 경례 장면도 많은 시청자들이 좋아했다.


A. 그날 찍을 때 진짜 추웠다. 우리도 사귄 거지 않냐. 딱 가서 봤는데 이미 종현 오빠는 사거리에 뒷모습으로 가있고, 나는 실제로 보니 뿌듯한 거다. 개인 휴대폰으로 막 찍었다. 내 아들을 경찰시킨 것처럼. 아기새를 보듯이 찍어서 이걸 또 우리 단톡방에 올렸다. '우리 종현이가 경찰 됐다. 뿌듯하다'라고 했다. 그랬는데 그 신도 원래 수영이의 지문에는 '종현이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는다'라고 표현되어 있다. 그거를 찍는데 너무 눈물이 나더라. 눈물이 막 슬퍼서 난다기보다는 반가움과 뿌듯함과 물론 미안함도 있다. 그 복합적인 감정이 있길래 나더라. 원래 우는 장면은 아니었다.


Q. 한편으로 네 인물들 다 각자의 이야기가 있었고, 사정이 있었다. 또 각자의 매력이 있었는데 문가영이 성별을 떠나 만나고 싶은 상대를 꼽아본다면?


A. 다 똑같지 않나. (웃음) 미경이. 남자인 미경이를 만나고 싶다. 얼마나 쿨하고 멋있냐. 헤어지는 방법도.


Q. 어느덧 데뷔 18년 차가 된 문가영. 연기를 하게 되는 원동력이 있다면?


A. 정답이 없다. 해도해도 어렵다. 계획한 대로 되는게 없다. 늘 나에게 예상과 빗나가니까. 그게 질릴 수가 없다. 반복적인 게 있어야 질리는데 같은 선택을 해도 결과는 다르고. 보면서 예상과 늘 벗어난다. 그리고 재밌다. 어릴 때부터 배역으로 늘 일을 하다 보니까 많이 쉰 적도 없다. 문가영이 오히려 더 낯설다. 어떻게 쉴지도 알아가는 것도 있고. 배역으로 앞세워서 하는 것에 익숙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한다. 내 방식처럼 문가영으로 못 표현하는 걸, 가면으로 내세워서 표현하는 게 익숙해서 그래서 하고 있는 것 같다.


Q. 계속해서 다양한 성격, 다양한 개성의 캐릭터를 연기해오고 있다. 다양한 캐릭터를 맡고자 겹치지 않게 선택을 하는 것일지,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A. 거기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좋은 작품이 있거나, 예전에 그런 고민이 있었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중 어떤 걸 해야 할까. 그건 모든 분들이 하실 거다. 배우라는 직업을 떠나서 모든 선택에 있어서. 오히려 선택을 한 작품들을 되돌아 보니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선택하게 되더라. 앞으로도 그러고 싶다. 흥행과 많은 시청률에 의지하지 않고 지금까지 그랬다. 그렇게 막 큰 대중성과 흥행을 생각하지 않고 고른 게 내 필모그래피이다. 앞으로도 그렇게 안 흔들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하고 실패가 되더라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남들이 실패라고 이야기를 해도 그게 실패가 아니라고 하면 어떡할거냐. 내가 찍었는데. 그런 마인드가 안바뀌기를 소망한다.


https://entertain.naver.com/read?oid=057&aid=0001724124
  • tory_1 2023.02.24 17:02
    인터뷰 좋다
  • tory_2 2023.02.25 01:05
    인터뷰 읽는 재미가 있어서 좋네 다음작도 눈여겨보게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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