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Extra Form

“이 샤발라들아!”

tvN 드라마 <빈센조>의 최명희(김여진)는 다르다. ‘샤발라’라는 정체불명의 욕설을 입에 달고 다니는 시끄러운 경상도 사투리, 평범하고 검소한 차림새의 그는 외양부터 예의 ‘매혹적인 악녀’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극중 남동부지검 특수부 에이스 검사인 그는 한때 조직 수뇌부의 ‘사냥개’였고, 지금은 법무법인 우상의 최고 시니어 변호사로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거짓 누명을 씌우고 살인을 사주하는 반박 불가의 ‘악인’이다.

최명희는 예쁘지도, 어리지도, 표독스럽지도 않다. 가족이나 연인에게서 비롯한 감정적 결핍도 없으며, 거짓된 계략보다는, 대체로 비도덕적이지만 자신만의 능력과 방법으로 움직인다. <빈센조>는 이런 여성 역시 충분히 ‘악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최명희가 최근 방영된 드라마로서는 드물게 ‘기혼 여성’에 대한 사회적 고정관념을 온몸으로 체현한 인물로 그려진다는 점이다. 빨래방이든 사무실이든 가리지 않고 아무 데서나 좋아하는 줌바 댄스를 즐겨 추는 뻔뻔한 성격, 맨얼굴에 질끈 묶은 곱슬머리와 같은 수더분한 외모 등 그는 소위 ‘아줌마’라고 말해지던 여성혐오적 전형성을 갖고서도 충분히, 아니 심각하게 ‘악하다’. <빈센조>는 그렇게 악녀와 아줌마, 이중의 성별 고정관념을 비틀고 새로운 형상의 ‘여성 악역’을 탄생시킨다.

때때로 최명희의 모습은 그간 드라마·영화 속에서 숱하게 등장해왔던 남성 악역의 전형과 닮아 있기도 하다. 술자리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장기자랑을 강요한다거나, 자리 분위기가 어찌 됐든 생선 눈알이 몸에 좋다며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막무가내 ‘꼰대’지만 자신이 충성해야 할 권력자에겐 군말 없이 90도로 허리를 굽힌다. 극중 상명하복식 군대문화와 ‘핏줄 승계’로 이루어진 바벨그룹이라는 한국식 ‘악의 축’에 맞서 싸우는 것은 비단 이탈리아식 ‘악인’ 마피아 변호사 빈센조(송중기)뿐이 아니다. ‘아줌마’의 모습으로 온통 남성으로만 채워져 온 한국식 ‘악의 세계’를 아무렇지도 않게 누비고 다니는 최명희의 모습을 통해 <빈센조>는 그간 지겹게 반복돼 온 악에 대한 서사적 전형성을 타파해버린다.

최명희의 등장과 <빈센조>의 인기는 그동안 고정관념에 기반해 여성 인물을 평면적으로 ‘찍어내던’ 극의 문법을 깨뜨리는 것 역시 대중을 사로잡는 ‘신선함’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물론 최명희라는 비전형적 ‘악녀’의 탄생이 악녀의 계보를 다시 쓸지, 혹은 그 계보를 비껴가는 이례적 사례로 그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를 통해 국내 54개 매체의 기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월부터 4월1일까지 <펜트하우스> 천서진 역을 맡은 배우 김소연과 ‘악녀’라는 단어가 함께 언급된 기사는 283건에 달했으나, 최명희 역의 배우 김여진의 경우 단 1건에 불과했다. 반면 김여진과 ‘빌런’(악당)을 함께 언급한 기사는 131건에 달했다. 김소연의 경우에도 41건의 ‘빌런’ 언급 기사가 있었으나, 모두 주단태 역의 엄기준과 엮여 ‘빌런 커플’로 언급될 때뿐이었다. 대중은 왜 여성 악역인 최명희를, 김여진을 ‘악녀’ 아닌 성별 중립적 단어인 ‘빌런’으로 부르기로 택했을까? 천서진과 김소연은 왜 남성 악역 없이는 ‘빌런’이 될 수 없는 걸까? 지금껏 우리에게 ‘악녀’는 무엇이었나 이제 자문해 볼 때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https://news.v.daum.net/v/20210401183849446




좋은 기사인것 같아서 가져왔어~

최변에게 악녀 아닌 빌런으로 부르는거 인식 못했는데 새삼 깨닫게됐어


난 솔직히 '악녀' 하면 화려한 화장에 몸에 딱 붙는 핏되는 옷에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최명희는 그런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악인인 것도 신선하고,

기사처럼 최명희 캐릭터가 '악녀'가 아니라 '빌런'으로 생각되는 이유는 뭘까?

그게 다른 여자'악인'캐릭터와의 차이점이 뭘까도 궁금하고

  • tory_1 2021.04.05 16:10
    기존의 ‘악녀’는 남주를 놓고 여주와 경쟁하는 서브여주가 많았고 그래서 아름답고(?) 여성성을 강조하는 분장을 많이 했지... 남주가 아니고서야 드라마안에서 존재 가치가 모호할때도 많았고 하지만 샤발라여사는 사랑도 필요없고 남자도 필요없고 돈이랑 명예만 있음 된다 이거야 ㅋㅋㅋㅋㅋㅋ
  • tory_2 2021.04.05 16:12

    기존 남성 캐릭터들이 주로 하던 복장들이나 언행을 하면서 일도 악한 쪽으로 똑부러지게 하니까 진짜 빌런 같아 

  • tory_3 2021.04.05 16:1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05/03 12:20:27)
  • tory_4 2021.04.05 16:37
    존나좋아 그래서 이 캐릭터가.
  • tory_5 2021.04.05 16:43
    그래서 엄청 샤발라스러운 미워죽겠고 망했으면 하지만 전형적인 50대 배불뚝이 한남배우들이 하던 역할을 김여진이 한 거 자체가 신선해
  • tory_6 2021.04.05 16:4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11/06 02:06:06)
  • tory_7 2021.04.05 16:59
    전형성을 빗겨가기 위한 약간 작위적인게 없지 않는데 이런 캐가 처음이라는게 소중하고 대단해
  • tory_8 2021.04.05 17:21
    진짜 최명희는 한번도 악녀라고 부른적 없어!!
  • tory_9 2021.04.05 17:46
    최명희 그래서 좋았음ㅇㅇㅇ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전체 【영화이벤트】 갓생을 꿈꾸는 파리지앵 3인의 동상이몽 라이프 🎬 <디피컬트> 시사회 5 2024.05.02 364
전체 【영화이벤트】 전 세계 2,5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원작 애니메이션 🎬 <창가의 토토> 시사회 4 2024.05.02 302
전체 【영화이벤트】 변요한 X 신혜선 X 이엘 🎬 <그녀가 죽었다> 사건브리핑 시사회 39 2024.04.30 1555
전체 【영화이벤트】 드디어 시작된 숙명의 대결! 🎬 <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 시사회 48 2024.04.30 1684
전체 디미토리 전체 이용규칙 2021.04.26 569591
공지 ★불판에서 원작이야기 및 스포 하지마세요★ 2018.06.22 139423
공지 드라마 게시판 규칙 2017.12.17 186917
모든 공지 확인하기()
110648 자료 수사반장1958) [선공개] 불암선생님 또 나오셔! 3 16:08 99
110647 잡담 선재업고튀어) 분명히 어제 하루 쉬었는데... 3 15:52 254
110646 잡담 선재업고튀어) 우리 회사 뮤직박스에 누가 선업튀 오슷 신청해줬어 2 14:57 225
110645 잡담 선재업고튀어) 영업용 영상 추천해줘 2 14:25 139
110644 잡담 선재업고튀어) 근데 이 드라마 왜 유독 과몰입 현망진창 되는거지??? 29 14:10 462
110643 잡담 선재업고튀어) 주변에서 얘기 많이해? 12 14:01 317
110642 잡담 선재업고튀어) 그냥 뻘하게 데뷔곡 소나기 들을때마다 하는 생각 3 13:54 138
110641 잡담 선재업고튀어) 키스신도 좋은데 솔선 원하는 장면 6 13:40 330
110640 잡담 선재업고튀어) 오리지널 선재 넘 맘아파 7 13:25 345
110639 잡담 선재업고튀어) 현망진창... 13 12:42 353
110638 잡담 선재업고튀어) 드라마에 이만큼 과몰입한게 얼마만인지 5 12:38 147
110637 완자 눈물의여왕) 백홍 부부의 결혼기념일을 맞아✨ 티벤이 입수해 온 사랑스러운 신혼 시절 사진 4 12:14 148
110636 잡담 선재업고튀어) 바뀐 현재에서 현주… 9 11:44 595
110635 잡담 선재업고튀어) 근데 범인 말이야 6 11:28 520
110634 잡담 선재업고튀어) 토리들아 꽐라 선재 셋 중에서 베스트는? 12 11:18 359
110633 잡담 선재업고튀어) 타임슬립 설정 질문있오! 4 11:08 197
110632 잡담 선재업고튀어) 월요일 기다리는 우리의 모습 4 10:55 284
110631 자료 선재업고튀어) 이클립스 소나기 멜론 탑백 92위 머선일이여? 17 10:00 385
110630 잡담 선재업고튀어) 인혁이 때문에 본인 마음 다 들켰을 때 선재가 차가워진 이유? 5 09:56 503
110629 잡담 선재업고튀어) 고백타이밍은 놓쳐도 키스타이밍은 절대 안놓치는 선재 3 09:36 481
목록  BEST 인기글
Board Pagination 1 2 3 4 5 6 7 8 9 10 ... 5533
/ 5533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