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평행세계를 좀 더 임팩트 있고 보다 단순명쾌하게 설득해내지 못한 점은 <더 킹>이 난항을 겪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1 더하기 1이 2라는 공식 하나로 무수히 많은 것들을 수학공식이 설명해내는 것처럼, 평행세계에 대한 설명 또한 그런 단순하면서도 명쾌함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그건 대본에서 애초 세계를 설득할 때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고, 나아가 연출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지점이기도 하다. 이 작품 내내 시청자들이 그간 김은숙 작가의 최근 3부작의 성공을 이끌었던 이응복 PD를 아쉬워한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응복 PD라면 저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 라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하지만 김은숙 작가에게 이번 작품이 남긴 더 중요한 숙제는 평행세계 같은 새로운 세계관을 가져왔으면서도 그 위에 익숙한데다 지금 시대의 달라진 감수성에는 어울리지 않는 멜로를 벗어나지 못한 점이다. 멜로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달라진 시대에 감성과 정서와 관계에 어울리는 멜로에 대한 고민은 이제 필수적인 일이 되었다. 그래서 백마 탄 황제라는 설정은 물론 그런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겠지만, 그 자체로 불필요한 선입견을 만들어낸 게 사실이다.
기다리는 정태을(김고은)과 우주의 모든 문을 열어서라도 다시 찾아온 이곤(이민호)이라는 멜로 설정도 과거의 멜로드라마였다면 가슴 절절함을 남겼을 테지만, 지금의 감성에서는 그만한 감흥을 주지는 못했다. 앞으로도 멜로를 계속 그려나가겠다면, 보다 쿨하고 능동적이며 사랑에만 목매지 않고 자기 삶을 살아가는 그런 여성상과 그런 여성이 해나가는 새로운 사랑의 방식이 고민되어야 하지 않을까.
과도한 PPL 역시 드라마의 진정성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둔다면 어느 정도의 균형과 절제가 필요하다는 걸 이번 <더 킹>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노골적인 PPL로 드러난 지나친 상업성은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작품이 하려던 어떤 메시지나 감동의 진정성을 흩트려버린다. 어느 정도의 수지타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투입되는 PPL과 그 차원을 넘어 결국 돈을 벌겠다는 의도가 분명한 PPL은 다를 수밖에 없다.
<더 킹>은 김은숙 작가에게 많은 숙제를 남겼다. 최근 몇 년 간 한국 드라마를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 서 있던 그 입지는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그런 점에서 김은숙 작가는 이제 '더 킹'의 위치에서 내려와 모두와 똑같은 스타트라인에 서는 초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 킹>이 던진 많은 문제들은 아픈 손가락들이지만 그것이 무얼 말하고 있는지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그 많은 가능성들 중 어떤 세계를 선택해야 지금의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해야 한다.
뭔가 이게 우리 엄마가 재밌게 보고 하는 말이 끝 다 가서 뭔가 다 풀려서 그때 처음부터 정주행하면 아, 이게 그래서구나 하고 알게 되니 재밌다던데.. 문제는 그걸 참고 뒤까지 가기 전에 앞에서 다 하차를 해버린단 거지.. 아예 넷플 드라마처럼 한 번에 십몇 화가 다 풀리면 몰라도 매주 기다리며 보기에는 메리트가 없는 것 같음..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해본 것 같기도 하고, 그게 실패한 것 같기도 하고.. 무튼 그거 다 차치해도 PPL 은 진짜 심했어. 그거 때문에 드라마 자체가 우스워짐... 제발 피피엘이나 좀 다음엔ㅠㅠ 이렇게 안 하면 좋겠다.... 그리고 배우들 연기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