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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일부 남성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둔 작품으로 독박육아, 직장내 여성차별, 경력단절 등 한국여성이 겪는 보편적 차별을 그려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에 공감한 여성 관객들은 관람 독려에 나선 반면, 일부 남성 누리꾼들은 개봉 전부터 해당 영화가 페미니즘 영화라며 평점테러를 하는 등 불매운동에 나섰다.

한 포털사이트 영화 정보에 따르면 개봉 2일차인 24일 오전11시 기준 관람객 평점은 9.60점인 반면 네티즌 평점은 5.38점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제 남성 누리꾼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82년생 김지영'을 두고 "72년생도 아니고 82년생이 무슨 성차별", "여자들 피해망상", "조커보다 더 망상적이고 선동적", "여자라서 혜택받으며 풍족하게 살아온 돼지들 정신병", "80년대생 여자는 차별이라곤 하나도 안 받고 오냐오냐 커서 된장녀 거쳐 맘X된 것들" 등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최광희 영화평론가는 지난 16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페미니즘에 반감을 품은 대다수는 남성들일 것"이라며 "정확히 말씀드리면 찌질한 남성들이 공격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82년생 김지영'이라고 하는 작품을 그분들이 과연 읽었겠냐. 아마 읽어보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영화가 나름대로 우리 사회에 주는 그런 메시지가 유의미하느냐, 아니냐 이런 것들을 따지려면 (영화나 책을 봐야하는데) 그것도 아니고 완전히 처음부터 편견을 가지고 영화에 대해서 공격을 해댄다"라고 덧붙였다.


"80년대 이후 태어난 여성들은 차별은 하나도 받지 않았다"는 일각의 주장과는 다르게, 1980년~90년대 여성들은 차별 한 가운데서 태어났다.

'김지영'들이 태어난 8·90년대는 남아선호사상으로 남녀 성비가 심각한 불균형을 이루던 때였다.

80년대 초반 의료 기술의 발달로 초음파를 통한 태아 성별 감별이 가능해지면서 여아낙태가 암암리에 진행됐기 때문이다. 특히 1990년에는 "백말띠 여자는 팔자가 사납다"는 속설이 돌아, 여아낙태가 더욱 성행했다.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8·90년대 출생성비는 자연성비 105를 뛰어넘었다. 1981년 성비는 107.1명으로 나타났으며, 점점 증가하다 1986년 111.7명을 기록했다. '백말띠' 속설이 돌던 1990년 성비는 116.5명까지 증가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1997·1999년을 제외하고, 1990년대 성비는 110명 이상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이 되어서야 105명 대로 감소했다.

그렇게 태어난 '김지영'들은 취업시에도 차별을 당했다. 지난달 30일 감사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서울메트로는 지난 2016년 철도장비 운전분야 무기계약직 공개채용 과정서 여성 응시자들의 점수를 수정해 여성 응시자 전원을 탈락시켰다.

이밖에도 지난해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신한카드는 남녀 비율을 7대 3으로 정해둔 뒤 채용을 진행했으며,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남성 지원자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한 사실이 적발된 바 있다.

여성들은 독박육아·경력단절 등 차별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도 아내의 가사 및 육아 시간이 남편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일·생활 균형을 위한 부부의 시간 배분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의 경우, 남편의 주중 가사시간은 17.4분인 반면 아내의 주중 가사시간은 남편보다 7.4배 긴 129.5분으로 나타났다. 주중 육아시간 또한 아내 52.2분으로 14.9분인 남편의 3.5배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이 여성차별에 공감하지 못하고 비난만을 쏟아내는 이유에 대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사회적으로 경쟁이 심화하자 경쟁자로 떠오른 여성에게 분노를 쏟아내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연구원은 지난 4월 '2019 변화하는 남성성을 분석한다' 세미나를 통해 "연구결과 20대 남성들은 전통적 남성성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경쟁사회에 노출되면서 생존법칙을 터득해야 했다. 여성차별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는 상황에서 여성이 경쟁자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국여성학회장인 신경아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990년대 중반 이래 경제위기를 겪으며 '생존주의'라는 세대적 의미와 함께 20대가 겪는 불안정성이 증폭되면서 자신 또는 타인에 대한 공격성으로 표출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분노는 지층의 약한 부분을 뚫고 폭발하는데, 바로 한국사회의 강고한 가부장적 성차별주의와 그 대상으로서 여성"이라고 꼬집었다.

사회학자 겸 문화평론가인 최태섭은 "전통적인 남성성을 수행할 의지도 없고, 수행할 수 있는 여건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면서 "젊은 층의 남성들은 가부장제의 짐을 벗어버리고는 싶어하지만 성차별의 이점은 계속 누리고 싶어하는 모순된 혹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관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277&aid=0004559501

  • tory_87 2019.10.24 22:03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01/13 19:36:10)
  • tory_90 2019.10.25 10:47

    한마디로 도태남 ㅋ

  • tory_92 2019.10.25 20:48
    왜겠냐ㅋㅋ
  • tory_94 2019.10.28 00:35
    전통적인 남성성을 수행할 의지도 없고, 수행할 수 있는 여건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면서 "젊은 층의 남성들은 가부장제의 짐을 벗어버리고는 싶어하지만 성차별의 이점은 계속 누리고 싶어하는 모순된 혹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관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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