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의 선 넘는 스몰토크·강매·고비용·핑크택스…
셀프 헤어커트·파마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미용실은 동네서 쉽게 볼 수 있는 근린생활시설이지만 좀처럼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이들이 있다. 이른바 ‘미용실 유목민’이다. 미용실에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채롭다. 내 집이 자가인지 전세인지까지 밝혀야 하는 ‘스몰 토크’가 싫어서, 헤어스타일 지적받으며 자연스레 시작되는 제품 강매 혹은 미용실 적립금 유도가 불편해서, 아니면 기본적으로 내 마음에 쏙 드는 미용의 은둔 고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날이 올라가는 미용실 비용이 부담스러운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에라, 차라리 내 머리카락 내가 자르자’며 집에서 가위를 들기 시작한 사람이 늘고 있다.
‘미용실’은 어쩌다 두려움의 공간이 됐을까
길을 가다가 문득 쇼윈도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해 발길 닿는 미용실에 들어가본들 99% 확률로 손질을 받을 수 없다. 미용실도 온라인 사전 예약이 필수인 시대다. 대형 미용실이라면 누구에게 내 머리를 맡겨야 할지 지명도 필요하다. ‘원장급’이라면 큰맘 먹고 웃돈을 내야 한다.
원장급이라고 수준급 헤어스타일이 완성될 것으로 예상한다면 오산이다. 회사원 정수정씨(가명)는 봄맞이 변신을 기대하며 추가 비용을 내고 원장에게 머리를 맡겼다. 그러나 미용실 실습생으로 보이는 스태프가 원장과 함께 파마 롯트(로드)를 말기 시작했다. 오른쪽 머리를 맡은 원장은 연륜 어린 손길로 힘 있게 롯트를 말아갔지만 왼쪽을 맡은 스태프가 만 롯트는 늘어지고 느슨했다. 기분 탓인지 완성된 머리의 양쪽 컬링의 정도가 미묘하게 달라 보였다. “내 돈 주고 실습 대상이 되어야 한다니!” 그는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는 이런 위험요소를 피하고자 1인 헤어숍을 찾는다. 온전히 한 사람이 도맡아 운영하다 보니 실력 있는 1인 미용사의 가게는 주말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다. 예약을 해도 30분은 족히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앞선 고객과 겹치는 ‘디졸브’ 시간에는 머리를 하는 도중 방치되는 상황도 감수해야 한다.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는데 합당한 서비스를 받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최근 개그맨 박명수씨가 높아지는 미용 비용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KBS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나는 집 앞 미용실만 간다”며 “커트가 2만5000원이고, 파마까지 하면 5만5000원이다. 비싸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경험담을 전했다.
그가 저렴하다고 내놓은 커트비 ‘2만5000원’은 미용실 적정 가격 논쟁을 일으켰다. 한편은 “비싸다”고 했고, 다른 한편은 “요즘 도심 소재 미용실은 2만원 이상은 한다”고 주장했다.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는 이도 등장했다. 그는 파마 시술에서 적용됐던 머리 길이에 따른 옵션 비용이 커트에도 도입되고 있는 요즘 미용실 분위기를 문제 삼았다.
한 누리꾼은 “머리카락이 일정 기준 이상 길면 ‘기장 추가’라며 커트 비용을 더 받는 곳이 늘고 있다. 또 레이어드커트, 태슬커트, 허시커트 같은 유행 스타일로 자르려면 ‘디자인커트’라며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디자인커트가 아닌 커팅은 고무줄로 묶고 ‘댕강’ 자르고 마는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비싸게 받는 ‘핑크택스’ 행위도 미용 관련 피할 수 없는 논쟁거리다. 평소 쇼트커트를 유지하는 여성 대학생 김영은씨(가명)는 “머리카락을 다듬기 위해 미용실에 갔는데 남자 커트와 여자 커트의 가격이 다르다며 추가 비용을 요구받았다”며 같은 길이와 스타일인데 성별에 따라 금액이 다르다니 이해가 안 간다”고 토로했다.
후략
https://naver.me/5Acdq0DN
셀프 헤어커트·파마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미용실은 동네서 쉽게 볼 수 있는 근린생활시설이지만 좀처럼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이들이 있다. 이른바 ‘미용실 유목민’이다. 미용실에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채롭다. 내 집이 자가인지 전세인지까지 밝혀야 하는 ‘스몰 토크’가 싫어서, 헤어스타일 지적받으며 자연스레 시작되는 제품 강매 혹은 미용실 적립금 유도가 불편해서, 아니면 기본적으로 내 마음에 쏙 드는 미용의 은둔 고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날이 올라가는 미용실 비용이 부담스러운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에라, 차라리 내 머리카락 내가 자르자’며 집에서 가위를 들기 시작한 사람이 늘고 있다.
‘미용실’은 어쩌다 두려움의 공간이 됐을까
길을 가다가 문득 쇼윈도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해 발길 닿는 미용실에 들어가본들 99% 확률로 손질을 받을 수 없다. 미용실도 온라인 사전 예약이 필수인 시대다. 대형 미용실이라면 누구에게 내 머리를 맡겨야 할지 지명도 필요하다. ‘원장급’이라면 큰맘 먹고 웃돈을 내야 한다.
원장급이라고 수준급 헤어스타일이 완성될 것으로 예상한다면 오산이다. 회사원 정수정씨(가명)는 봄맞이 변신을 기대하며 추가 비용을 내고 원장에게 머리를 맡겼다. 그러나 미용실 실습생으로 보이는 스태프가 원장과 함께 파마 롯트(로드)를 말기 시작했다. 오른쪽 머리를 맡은 원장은 연륜 어린 손길로 힘 있게 롯트를 말아갔지만 왼쪽을 맡은 스태프가 만 롯트는 늘어지고 느슨했다. 기분 탓인지 완성된 머리의 양쪽 컬링의 정도가 미묘하게 달라 보였다. “내 돈 주고 실습 대상이 되어야 한다니!” 그는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는 이런 위험요소를 피하고자 1인 헤어숍을 찾는다. 온전히 한 사람이 도맡아 운영하다 보니 실력 있는 1인 미용사의 가게는 주말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다. 예약을 해도 30분은 족히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앞선 고객과 겹치는 ‘디졸브’ 시간에는 머리를 하는 도중 방치되는 상황도 감수해야 한다.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는데 합당한 서비스를 받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최근 개그맨 박명수씨가 높아지는 미용 비용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KBS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나는 집 앞 미용실만 간다”며 “커트가 2만5000원이고, 파마까지 하면 5만5000원이다. 비싸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경험담을 전했다.
그가 저렴하다고 내놓은 커트비 ‘2만5000원’은 미용실 적정 가격 논쟁을 일으켰다. 한편은 “비싸다”고 했고, 다른 한편은 “요즘 도심 소재 미용실은 2만원 이상은 한다”고 주장했다.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는 이도 등장했다. 그는 파마 시술에서 적용됐던 머리 길이에 따른 옵션 비용이 커트에도 도입되고 있는 요즘 미용실 분위기를 문제 삼았다.
한 누리꾼은 “머리카락이 일정 기준 이상 길면 ‘기장 추가’라며 커트 비용을 더 받는 곳이 늘고 있다. 또 레이어드커트, 태슬커트, 허시커트 같은 유행 스타일로 자르려면 ‘디자인커트’라며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디자인커트가 아닌 커팅은 고무줄로 묶고 ‘댕강’ 자르고 마는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비싸게 받는 ‘핑크택스’ 행위도 미용 관련 피할 수 없는 논쟁거리다. 평소 쇼트커트를 유지하는 여성 대학생 김영은씨(가명)는 “머리카락을 다듬기 위해 미용실에 갔는데 남자 커트와 여자 커트의 가격이 다르다며 추가 비용을 요구받았다”며 같은 길이와 스타일인데 성별에 따라 금액이 다르다니 이해가 안 간다”고 토로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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