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으로
한국 영화, 드라마같은 건 중국에 정식으로 수출되어 상영되지 못한지 오래지만
암묵적으로 스트리밍 사이트 등을 통해 불법적으로 공유되며 볼 사람들 다 볼 수 있는 상황이란 건 대부분 알거임.
가령 기생충같은 경우는
중국에서 전혀 개봉되지 못한 작품임에도
중국의 대표적인 영화평점 사이트 더우반에서 무려 110만명이 넘는 사람이 평점을 매김.
이게 어느 정도냐면 중국 내에서 8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한 '전랑2'란 영화의 평가자수가 78만명임...
중국에서 수억달러씩 벌어들인 어벤져스같은 시리즈도 100만명을 못넘김...
한마디로 중국 내에서도 진짜 겁나 많이 본거임.
즉, 한국 작품들이 중국에서 정식 개봉만 못한다뿐이지 화제작들은 이미 인터넷을 통해 보려면 다 볼 수 있다고 할 수 있음.
그럼에도 기생충같은 영화는 그나마 중국에서 단속이 덜한 영화임.
중국이 진짜로 대놓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영화들이
민주화운동을 다룬 한국의 시대극들임.
(삭제조치 당하기 전 더우반 사이트 내 1987 검색결과)
우리나라의 6월 민주화 항쟁을 다룬 작품 '1987' 영화도
초반에는 중국에서 공유되고
앞서 말한 더우반 사이트에서도 평점 등록이 가능했음. 그리고 영화에 대한 반응이 굉장히 좋았음.
그런데 바로 중국 내에서 모두 검열되어 1987 관련 검색어는 차단되었고, 더우반에서도 1987은 아예 삭제 되어버림.
1987뿐 아니라 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 등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다룬 작품들은 거의 모두 중국 내에서 검열되고 있음.
일당 독재 체제의 통치 방식을 가진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 한국의 민주화 역사는 그야말로 몹시 거슬리는 것일테고,
그것을 정면으로 다루는 한국의 작품들을 통해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는 의식이 중국인들에게도 알게모르게 스며들지 모른다는 공포심은 그들에게 분명 존재할 거임.
실제로 1987같은 영화를 보고 감상문을 공유한 중국인들의 일부 반응을 보면
분명히 그 나라 안에서도 이러한 영화와 주제와 역사에 대해 자극을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음.
특히 홍콩같은 나라에서는
1987과 택시운전사, 그리고 변호인을
권력에 저항한다는 '역권逆權' 이름을 붙여 마치 트릴로지 시리즈처럼 개봉했고.
(1987 -> 역권공민 : 권력에 저항하는 시민
택시운전사 -> 역권사기 : 권력에 저항하는 운전사
변호인 -> 역권대장 : 권력에 저항하는 변호사)
홍콩 시위 과정에서도 저 영화들이 시위대 사이에서 상영회가 열리는 등,
그들의 민주화 열망에 일종의 동기를 제공하거나 결의를 다지는 역할로서 작용한 바 있음.
그러니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의 민주화 역사,
그리고 그것을 다루는 작품들이 매우 눈엣가시일 거임.
특히 중국에선 민주주의를 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존재하는데,
바로 가까이 있는 한국이 아시아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룩한 거의 유일한 나라로 존재하니 (넓게보면 대만까지..? 정말 몇 안됨.)
더 더 경계하고 중국인들이 한국으로부터 (그들입장에선) 위험한 영향을 받지 않게끔 단속할수 밖에 없는 나라라는 것.
때문에 중국은 자본력을 통해서 평소 자신들이 불편했던 한국 민주화 역사도 언제라도 왜곡할 준비가 되어있을 거임.
이런 시점에
설강화는 중국 공산당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텐센트 기업으로부터 1000억원을 투자 유치한 JTBC 스튜디오에서 제작되고,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1987년, 한국의 민주화운동이 절정이던 시대에
남주는 여주가 운동권 학생으로 착각하게 되는 무장간첩 설정에
서브남은 대쪽같고 원칙주의자인 안기부 요원이 등장..............
드라마측은 문제가 될만한 장면들을 검토하여 삭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황이지만,
우려를 안할래야 안 할 수가 없는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