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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부산 71번 환자)는 코로나로 세상을 떠났고 쌍둥이 형(부산 98번 환자)은 지금도 두 달째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지난 14일 부산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씨는 “아버지와 형이 없는 집에서 혼자 온종일 울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 완치자 1만명을 앞두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완치 이후의 삶을 싣는다. 완치자는 우리의 가족이고 이웃이다.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되새겨보고자 한다.  
 
 버스 기사로 일했던 이씨는 지난 4월 9일 남자 셋이 오손도손 살던 집에 혼자 돌아왔다. 코로나로 사경을 헤맸던 이씨는 몸무게가 9㎏ 줄고, 근육은 거의 모두 빠져나갔다. 평소 등산과 걷기 운동으로 다부졌던 몸은 앙상하게 변했다. 텅 빈 집에 혼자 있으니 우울증이 찾아왔다. 병원에서 퇴원하기 전 음성 판정을 두 차례 받았는데도 코로나에 다시 감염된 것처럼 몸이 아팠다.  
 
 이씨는 “인후통으로 잠을 잘 수 없어 매일 새벽 3시가 넘어서 겨우 잠이 들었다”며 “퇴원한 지 5일 만에 보건소로 달려가서 코로나 검사를 또 받았다. 음성 통보를 받고서야 불안한 마음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보건소에서 연결해준 심리치료센터를 다니고, 친구들을 수차례 만난 뒤에야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씨는 아버지를 통해 코로나에 감염됐다. 아버지는 지역사회에서 감염됐다. 지난 2월 27일 “떡볶이가 먹고 싶다”는 아버지의 말에 쌍둥이 형이 요리사로 나섰다. 이씨는 “떡볶이로 저녁을 때우면서 아버지에게 ‘내년 팔순 잔치 때 여행 보내드릴까요’라고 했더니 ‘용돈이나 많이 달라’며 웃으셨다”며 “그런데 그날이 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저녁이 됐다”고 말했다.   

 다음날 감기 기운을 느낀 아버지는 보건소를 찾았고, 2월 29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깜짝 놀란 이씨는 형과 함께 보건소로 달려가 검사를 받았다. 음성 판정이 나왔다. 형과 자가격리를 하던 중 부산의료원에 입원한 아버지의 상태는 점점 악화됐다. 인공호흡기를 달기 직전 의료진의 배려로 아버지와 영상 통화를 했다.  
 
 “너희들 얼굴도 못 보고 죽을까 봐 무섭다”는 아버지에게 이씨는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다. 진짜 걱정됐지만 그말 말고는 할 수 있는 다른 말이 없었다. 병간호는커녕 병문안조차 할 수 없는 처지에 눈물만 계속 흘러내렸다. 아버지가 중환자실로 이송돼 집중 치료를 받던 지난 3월 11일 이씨도 코로나 재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형은 이틀 뒤 확진 판정을 받고 이씨가 입원해 있는 병실로 왔다.  
 


 당시 이씨는 체온이 40도까지 오르고, 발가락을 꿈쩍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에 시달렸다. 해열제와 항바이러스제를 수시로 투여했지만, 통증은 일주일 내내 이어졌다. 이씨는 “의료진이 코로나 치료로 쓸 수 있는 약이라는 약은 다 썼다고 하더라”며 “사경을 헤매다 겨우 살아날 때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3월 24일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부산 지역사회 감염자 중 첫 사망자였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같은 병실에 있던 형의 상태가 너무 나빠져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애써 버티던 이씨가 심리적으로 완전히 무너져 내린 순간이었다. 그는 “형마저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내게도 죽음의 공포가 엄습해왔다”며 “육체적 고통보다 정신적 고통이 더 괴롭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형은 지금도 완치 판정을 받지 못했다. 
 
 이씨는 오는 5월 20일부터 다시 예전의 일터로 돌아간다. 직장 동료들이 불편해할까 봐 완치 후 40일가량 더 쉬었다. 이씨는 “하루에 2시간씩 걷고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면서 예전 몸을 되찾으려 애쓰고 있다”며 “형이 퇴원하면 아버지를 모셔놓은 추모공원에 함께 가서 못다한 인사를 하며 평범했던 일상으로 복귀를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상으로 돌아온 완치자들을 사회가 따뜻하게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 tory_1 2020.05.15 12:59

    아 너무 안타깝다...ㅠ

  • tory_2 2020.05.15 13:00

    형님도 완치되셨으면..! 힘내십쇼

  • tory_3 2020.05.15 13:02

    에고ㅠㅠㅠㅠㅠ 형님 분도 꼭 완치하셔서 같이 아버님 뵈러 꼭 갔다오셨음 좋겠따ㅠㅠㅠ 힘내세요ㅠㅠㅠㅠ

  • tory_4 2020.05.15 13:02
    아이구ㅠㅠㅠ
  • tory_5 2020.05.15 13:02
    어케 ㅠㅠㅠㅠ 형도 건강 되찾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시길
  • tory_6 2020.05.15 13:02

    아이고.. 

  • tory_7 2020.05.15 13:03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7/23 20:12:26)
  • tory_8 2020.05.15 13:04

    아 ㅠㅠㅠ 너무 안타깝다... 

  • tory_9 2020.05.15 13:04
    완치가 끝이 아닌걸 새삼 알게되네.ㅜㅠ 꼭 건강 되찾으시고 형님도 완치되셔서 꼭 건강하시길....아버님 잘 찾아 뵙기를.,
  • tory_10 2020.05.15 13:04
    ㅠㅠㅠㅠㅠ 울컥했다 ㅠㅠㅠㅠ형분 얼른 완쾌하셨으면 ....가족들과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급작스럽게 가는거 너무 맘아프다... 영상통화로밖에 인사못하다니... ㅠㅠㅠ
  • tory_11 2020.05.15 13:09
    지랄맞은 코로나ㅠㅠ 함께살던 아버지 임종도 못지키고 얘기로 전해들어야하다니.. 형도 아직 못돌아오고 혼자서 트라우마 어떻게 견딜지ㅠㅠㅠ
  • tory_12 2020.05.15 13:10

    아버지 마지막 모습도 제대로 못 보고... 너무 잔인한 병이야 ㅜㅠ 잘 회복하시고 형님도 꼭 완치하시기를

  • tory_13 2020.05.15 13:1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2/20 22:57:48)
  • tory_14 2020.05.15 13:11

    이거보니 발정난 똥꼬충들 더 싫다 이기적인 새끼들

  • tory_15 2020.05.15 13:11
    이거 기자분 기사싣는거 잘하신것같아 이거보니까 생각없이 클럽가고 사회적거리두기안지키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얼마나 못되고 저만 아는 건지 느낌.. 너무 슬프다 의료진분들 너무 감사하고. 진짜 일부 무개념들 때문에 다시 고통받는사람들 생기는게 화가나
  • tory_20 2020.05.15 13:25
    22 그러니까 완치자 후기 기사들 많이 올라왔으면 사람들 경각심좀 더 가지게
  • tory_16 2020.05.15 13:14
    나만 걸리는게 아니고 가족까지 그러면 정말 무너지지 않을수가 없을거같아...형분은 꼭 쾌차하시길
  • tory_17 2020.05.15 13:14

    너무 안타깝다 형님분 건강하게 완치되시기를...

  • tory_18 2020.05.15 13:17

    눈물 난다.....................

  • tory_19 2020.05.15 13:19

    너무 안타깝다. 뭐라 말 할 수가 없네.....
    형님분도 꼭 쾌차하셨음 좋겠다 

  • tory_21 2020.05.15 13:28

    보다보니까ㅠㅠㅠ 해외에서도 완치,음성 판정 이후에도 같은 통증을 지속해서 느껴서 재검사 받는 사람이 많던데ㅠㅠ이분뿐아니라

    다른분들도 걸리기 전의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고 하더라ㅠㅠ너무 안타깝다

  • tory_22 2020.05.15 13:30
    유흥 못잃는 젊은 애들이 좀 봤으면 좋겠다
  • tory_23 2020.05.15 13:32
    아 너무 슬프다 울었음 형 빨라 쾌차하시면 좋겠고 힘내시길
  • tory_24 2020.05.15 13:33
    형님 꼭 완쾌되셔서 두 분이 서로 위로하며 극복할 수 있길...ㅠㅠ 너무 안타까워
  • tory_25 2020.05.15 13:37
    너무 안타깝다 ㅠㅠ 형님 꼭 완쾌되셨으면 좋겠어 얼마나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일까..
  • tory_26 2020.05.15 13:39
    이런 상황에서 개학한다고 하니 너무 걱정스럽다 ㅜㅜ 돌아가신 분도 남으신 분도 너무 안타까워ㅜㅜ
  • tory_27 2020.05.15 13:41

    안타깝다ㅠㅠㅠㅠ형님 완쾌하셨으면 좋겠다ㅠㅠㅠ..

  • tory_28 2020.05.15 13:41
    진짜 재난이다
  • tory_29 2020.05.15 14:02
    이거땜에 요양원 호스피스 다 면회가 안됨.. 나이있는 어르신 있는 집이라 더 걱정이야 ㅜㅜ
  • tory_30 2020.05.15 15:17
    코로나 때문에 요양병원들 면회 금지라 노인 환자분들
    보호자가 임종도 제대로 못지키고 보내시는 분들 많아 ㅠㅠ그런데 젊은 것들은 클럽으로 포차로 놀러다녀서 다시 감염 확대시키고 참 한심하고 속 상하네
  • tory_31 2020.05.15 17:00
    너무 슬프다...
    그리고 새삼 경각심을 갖게 되네. 정말 조심해야겠어.
  • tory_32 2020.05.15 19:4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6/10 04:25:14)
  • tory_33 2020.05.15 21:43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12/29 14: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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