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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밤
우린 하마터면
8월 중순 한여름의 그 한가운데에서
이국 땅에서 동사로 기사에 날뻔했다.
그 날밤도 여전히
9시 즈음
어린 직원이 우리 숙소로 들어와
난로에 불을 지펴줬다.
불은 보통 한시간 정도 유지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불씨를 잘 유지하기 위해
중간중간 장작을 넣어주고
적어도 새벽 1시 2시까지는 이어지도록 해야
그나마 그나마 잘 수 있다.
물론 더 비싼 숙소에서는 새벽에
직원이 돌면서 불을 다시 한번 지펴주고 가기도 한다던데
우린 그런 서비스는 없었을 뿐더러
새벽에 자다가 갑자기 직원이 들어온다니...
그건 그거대로 또 불편해 보였다.
몽골에서 내가 가장 고생한것은
바로 눈이었는데
평소에도 빛에 눈이 약한 편인데
고도가 1800m쯤 된다는 장하이의
빛은 내 눈엔 너무 강했다.
결국 선글라스 없이는 수도꼭지 달린
장님일 뿐이었고
밤은 밤대로
통나무 집에 난로를 떼면서
극도로 건조해진 공기에
밤이고 낮이고 시력 1.0의 장님이었다.
결국 제대로 구실 못하는 날 대신해
친구가 매일 밤 잠들기 직전까지 불을 살피곤 했는데
이 날은 둘다 불씨를 놓쳐버렸다.
가져온 라이터 기름도 떨어지고
밤 10시에 직원을 부르기엔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들어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새벽부터 일하다 불 지펴주는 것을 끝으로
이제 간신히 들어간 꿀맛같은 휴식을
우리 실수로 깨뜨리기가 조심스러웠다.
"오늘밤만 버티자.
어차피 새벽 1시에 꺼지나 10시에 꺼지나 새벽에 불 못피워진건 똑같은데 뭐"
"그래, 오늘은 그냥 이렇게 자자 "
아~ 이 얼마나 무지한 용기란 말인가.
그렇게 장하이 8월 밤의 추위를 우습게 본 댓가는
추위에 오들오들 떨다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야 했다는 것
장하이의 낮은 10월 초의 날씨라면 밤은 12월 말의 날씨였다.
하루 기온차가 가을과 겨울을 넘나 드는 것은 보통이었다.
전날이었던가 한국에서 역대급 39도를 찍었다며
다들 더워 녹아 내리겠다는 톡을 받은게 피부에 와닿지 않을만큼
바로 일주일도 안된 시간전에 같이 녹아내리던 사람들이 우리 였다는게 믿기지 않을만큼
우린 동사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었다.
자다 말고 일어나 양말을 더 껴 신고
있는 옷을 죄다 주워 입었다.
요란하게 따그닥 거리는 턱관절을 진정시켜 보려 무던히도 애를 썼지만
이미 추위에 제어 기능 따위 상실한 뒤였다.
그나마 나는 사정이 나은 편이었다.
나야 말로 캐리어만한 한겨울용 구스 침낭을 가져와 짐된다고 궁시렁궁시렁 댔었지만
장하이에서는 은인같은 존재가 되어주었고
친구는 봄, 여름용의 컴팩트한 침낭을 가져와 나의 부러움을 한껏 샀었으나
장하이의 추위앞에서는 너무 무능력했다.
추위에 강하다고 자부한 친구였지만
아침 나절 우리의 상태는
서로 멀쩡히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당장 밖으로 튀어나가 햇볕으로 몸을 녹이기 바빴다.
(통나무집은 건조했지만 빨래가 잘 마르지 않고 햇볕이 잘 들지 않아 어두침침했고 항상 서늘했다.)
그 날 아침 선글라스 없이 튀어나가 몸을 녹일 때 흐르던 그 눈물은
어쩌면 한여름 동사로 떠나지 않게 됐음에 대한 안도의 눈물이었을지도...
몽골에 간다면 두툼한 침낭! 라이터! 잊지말자 생존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