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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습게 봤던 장하이의 밤 추위를 제대로 몸소 겪은 뒤
밖에 나가 화장실로 가 세수부터 하는데
와~물이 차다.
정신이 번쩍 든다.
그나저나
밤새 내리던 비가 아직 멈출 생각을 안했다.
원래 계획은 오늘은 자전거를 빌려 타고
그 유명하다는 토일록트 캠프 구경을 가볼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그건 다른날로 미뤄야 할듯 했다.
홉스골 호수가 있는 장하이에선
사실 하게 많지 않다.
기껏해야 자전거를 타거나 보트를 타거나 말을 타거나
그러고보니 주로 뭘 타는 것들이군
그래서 투어로 홉스골을 오는 사람들은 주로 2일에서 3일 정도를 머무는게 평균이었다.
저 세가지 중
우린 자전거와 말타는것 정도를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첫날 계획이 비로 인해 틀어진 것
우선 식당에서 또 사장님의 추천을 받아 아침식사부터 주문하고
대신 아주아주 싱겁게 해주세요란 부탁을 신신당부하고
음식을 기다렸으나
이번에도 어제와 별반 다를게 없다.
맛있는데 또 짜
비가 오지만 말을 몰고 가는 마부들
정말 맑은 호숫물 우리가 이용하는 식수, 생활수 모두 이 호숫물을 끌어다 쓰고 있었다.
아침을 먹고 난 뒤
가볍게 산책이나 하고올까?란 생각으로
가볍게 나선 산책길이었는데
비포장 도로다보니 옆에 차가 지나가면 흙물이 잔뜩 튀기고
아래론 축축히 젖은 똥밭이다.
이리로 가나 저리로가나 선택지가 뭐 하나 더 나을건 없어보여
그나마 차가 많지 않은 비포장 길을 요리조리 잘 피해서 다녀보기로 했다.
처음엔 부슬비 정도라 나름 운치 있고 좋은데~하며 산책을 즐기려던 찰나
얼마나 왔을까
갑자기 하늘에 난도질을 하고 간건지
미친듯이 쏟아지는 비와 바람에 화들짝 놀라
숙소로 돌아가는데
도대체 얼마나 걸어온건지
가도가도 같은 없고
옷은 다 젖어가고
오들오들 추위가 엄습했다.
숙소도 돌아가자마자
사장님을 찾아 난로에 불을 지펴달란 부탁을 드렸다.
흔쾌히 사장님은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시더니 곧 직원을 보내 주셨다.
오들오들 거리며 난로불 앞에서 추위를 녹이다.
고새를 못참고
어제 사놓은 감자 생각이 났다.
냉큼 감자를 씻어와 난로위에 올려놓고 구워보려 했으나
도통...그래서 백날천날 되어도 구워지지 않을것 같아.
난로 속에 던지고 감자가 익기만을 기다리며 장작도 새로 넣고 구워 보는데
불이 생각만큼 잘 유지가 되지 않았다.
성미 급한 우린 대충 몇개 골라내어
껍질을 까먹기 시작하는데
감자는 조금 덜익었을지 몰라도
소문대로 굉장히 맛있었다.
고구마처럼 노란 속살의 감자는 한국에 싸갖고 오고 싶을만큼 맛있었다.
이런 감자맛은 유일무이하게 맛본 최고의 감자맛이었다.
몽골은 뭐가 최고인가요?라고 누가 물어본다면 역시 감자 아니겠어요!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정도로
그렇게 감자로 배도 채웠겠다.
비도 오겠다.
난로도 피워졌겠다.
하아~ 할것도 없겠다.
침대에 누워 경비예산 계산이나 하며
뒹굴 뒹굴 뒹구르르르르르~~~~
행복해 소리가 절로 나오고
항상 여행 스팟들을 빽빽하게 찾아다니며
밤나절이면 곤죽이 되곤 하던 예전 내 여행 패턴에서
한참 벗어난 이 한량놀음 같은 빈둥거림은 이번 여행의 키포인트였다.
그래서 이 할 곳 없는 남들은 2-3일정도 머물고 가는게 다라는 이 곳에서
무려 5박이나 올인한 이유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 요건이 충족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여행 전 이렇게 아무것도 할 일 없는 내 여행 스케줄 계획에 당황해 하던 친구도
한껏 그 시간을 즐기기 시작했다.
비는 어쩌면 우리에겐 스케줄을 어그러뜨린 방해물이 아니라
행운같은 존재였다.
평소처럼 이 할 곳 없다는 홉스골에 와서까지
도착 다음날 바로 스케줄을 채워넣기 바빴던 우리에게
이곳은 그런곳이 아니라고 알려주는 듯한
한 숨 돌리고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말해주는 듯한 선물같은 비였다.
한껏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빈둥거리다
시간은 흐르고 끼니떄는 돌아오고
하는 일이 없으니 식사시간은 더더욱 칼같이 챙기게 되고
저녁은 또 숙소식당에서 쌀을 무려 1kg이나 사왔으나
도통 언제 먹으려고 그러는건지...따위의 걱정은 우선 이 빈둥거림과
손수 해먹는 밥은 어울리지 않아따위의 이유를 붙여가며 던져놓고
식당으로 향했는데 사장님이 계시지 않았다.
마침 사장님의 막내딸
미쉘과 한국에서 놀러온 친척 대박이가
유창한 한국어로 다가와 주었다.
"뭐 도와줄까요?"
"주방 아주머니께 우리 음식 싱겁게 해달라고 부탁해줄래?"
"알았어요"
라고 하더니 주방아주머니를 찾아가
몽골어로 내 의사를 전해준다.
"뭘 시킬거에요?"
사장님이 안계시니 안전하게
먹어본 메뉴 하나와 양갈비를 과감하게 주문해 봤다.
사실 나와 친구 모두 한국에선 기껏해야 양꼬치 먹어본게 다일만큼
양고기에 친숙하지도 않았고 그 특유의 냄새 때문에 둘 다 그닥 즐기는 고기류는 아니었고
심지어 친구는 거의 못먹을지도 모른단 걱정을 할만큼 기피하는 고기류였지만
몽골까지 왔는데 양고기는 한번 먹어봐야지 싶어
과감하게 주문을 넣었다.
잠시후 대망의 양갈비가
두둥!!!!!
한 입을 베어문
양갈비에 대한 시식 소감은
너~~~~~~~~~~~~~~~~~~~~~~~무 맛있어>,<
근데
너~~~~~~~~~~~~~~~~~~~~~~~무 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