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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이의 네번째 아침
목요일은 이별이 기다린 날이었다.
아리언니팀과 세계여행팀이 모두 떠나는 날
앞서도 말했듯이 홉스골엔 할 거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투어로 올 경우 보통 2박3일 정도 머무르는게 보통이었다.
아침에 만난 아리언니팀은 어제 했던 입수를 아침나절 다시 한번 할 생각이라며
"언니 같이 입수하러 가실래요?"
"그래도 될까요? 네, 같이가요"
입수라
수영도 할 줄 모르고 물과는 친한 접점은 없었지만
이 큰 홉스골 호수까지 왔는데 한번쯤 이 홉스골의 큰 품에 안겨보고 싶단 생각에
당장 따라 나섰다. 아리언니네 팀에서 입수할 몇명이 먼저 떠난 뒤
뒤 따라 찾아간 그곳에선 벌써 입수가 한차례씩은 끝나 있었다.
준비 운동을 하고 스타트 라인에 섰을때
심장이 쿵쾅 쿵쾅!!!!
뒤에서 점점 좁혀오는 숫자소리
3
2
1
다다다다다다
"첨벙!"
정말 정신이 아찔해질 만큼 차가웠다. 하지만 아찔한만큼 상쾌했고
즐거웠다. 하지만 나오자마자 바로 자갈 위에 누워 햇볕에 누워 온기로 몸을 녹였다.
아마 물 온도가 5도쯤은 될거 같다고 요리를 한다던 아리언니팀 멤버분이 얘기했다.
한 번으로 끊이지 않고 몇번 그렇게 입수 릴레이를 즐기다
숙소를 향해 전력질주를 하며 돌아가는 길~ 왜 그렇게 웃음이 나던지
그런 우릴 보던 장하이 사람들의 눈빛은
딱 봐도 쟤네 미친거 아냐?의 눈빛이었달까 ㅋㅋㅋ
미친거 같이 보이면 어때! 단 일주일 내게 주어진 미쳐도 괜찮은 날들인데
점심 나절
아리언니 팀이 떠날 시간이 가까워져 왔다.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이었다. 깊이 친밀해지진 못헀지만
떠나던 그 차를 향해 보이지 않을때까지 서로 손을 흔들며 인사해줄 정도까지의 정은 쌓은 뒤였다.
아리언니팀보다 먼저 떠난 세계 여행팀은
하트갈까지 20km를 걸어 버스를 타고 울란바토르까지 올라간 뒤 (하트갈에선 버스가 18시간)
드래곤 터미널에서 버스로 10시간 정도 이동해 러시아로 건너간단다.
다른 나라보다 이 홉스골 호수가 더 오래 걸린단 사실이...가히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이 세계여행팀때문에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가 그렇게 한국에서부터 부탁하고 홈페이지 확인까지 거쳐
말했던 하트갈 행 버스는 분명 있었고 우리가 끊으려 했으나 절대 없다고 했던 하트갈행 버스를
이 팀이 타고 왔었다고 한다. 12일 오후 8시 하트갈행 버스를........
당장이라도 울란바토르 자야스 호스텔에 있다잖아요~~!!!내가 맞았잖아요 라고 전화해서 말하고 싶었지만
한편으론 생각해보면 무릉까지가 가장 최선이 맞았지 싶다. 18시간이라니...어휴....
하여튼 오후 5시 버스를 타기 위해 세계여행팀이 먼저 그렇게 떠나갔고
아리언니 팀이 뒤 따라 떠나갔다.
그렇게 모두를 떠나보내고 나니
명절 날 한껏 어울리던 친척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뒤 텅빈 집에 남겨진 것 같은 그 공허함이 몰려왔다.
얼마나 친하게 어울렸다고 이 유난인지
그 헛헛해진 마음으로 어제 씻어만 두고 먹지 못한 냄비밥으로 끼니를 때우려는데
왠걸....이거 왜이렇게 맛있어?
위험한 맛이다.
반찬이라곤 꼴랑 쌈장, 김뿐인데...
공허한 사람 치곤 어마어마하게 먹어대고 있었다.
아 역시 밥으로 이 공허함을 채울 순 없다.
나들이를 가자 해를 쐬자
사실 뭐 해는 원없이 쐬고 있긴 했지만
여기서 딱 한달만 살면 나도 까맣고 볼이 빨갛게 터 있는 몽골 사람 다 될것 같았지만
어쨌건 어두침침한 통나무집에만 있을 순 없다. 얼마전 자전거로 지나치며 찜해둔 곳으로 올라가
토마토도 먹다가 호수도 바라보다가 냅다 드러누워 버렸다.
뜨거운 햇살에 눈부심은 모자로 얼굴을 덮어 가리고
손과 발이 까맣게 타도록 그냥 그렇게 누워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호수소리나 들으며
뭐 별게 휴양이고 별게 낙원이겠는가.
그냥 그 곳이 우리에겐 낙원이자 천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