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식물
작년 10월에 건강검진으로 엑스레이상 복부에 뭐가 보인대서 2차병원 갔는데 초음파도 세침검사도 결과가 애매해서 결국 조직검사로 림포마 판정 받았거든. 그때까지도 밥도 너무 잘 먹고 임상증상은 하나도 없어서 믿기지가 않았었어.

하지만 애가 건강검진 하다 기절할 정도로 병원을 싫어하고, 또 매주 40만원씩 낼 수 있는 돈이 없어서.. 경구로 항암을 시작했는데 4회차까지 부작용도 없고 림프절도 거의 안만져질 정도로 줄었어. 근데 5회차 때 처음으로 백혈구 수치가 좀 떨어지면서 컨디션 저하가 오고.. 다시 6회차 항암제 먹고 괜찮아졌었거든. 근데 일주일 딱 지나자마자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더라.

그 와중에도 스스로 밥은 어떻게든 먹으려는게 보여서 항구토제랑 식욕촉진제도 받아오고, 쓰다듬는 것도 피하면서 옷장 속에 틀어박혀 있는데 나 퇴근할 시간이면 평소처럼 나와서 기다리고 있고.. 스트레스 받을까봐 굳이 약 먹일 때 외에는 억지로 끌어내지 않았어. 그리고 오늘이 원래 6회차까지 항암 한 사이클 마치고 CT 찍는 날이었는데. 엊그제 만져봤을때 림프절이 처음보다 커졌더라.

병원에서 종양이 커졌다면 굳이 CT를 찍을 이유는 없다셔서 초음파랑 혈검만 했는데 처음으로 빈혈도 왔더라고. 빈혈이 오면 골수억압까지 시작된거라.. 얼마 못 버틴다고 하시더라. 아직 11살 밖에 안됐는데... 나한텐 마냥 애기 같은데. 2주 전까지만 해도 새로 산 장난감에 이렇게 잘 뛰어논다고 좋아했는데. 엉엉 울다가 또 마치 다 괜찮아질 것처럼 아무렇지 않아지고, 그러다 또 울고. 모르겠어.. 11년 전 독립할 때부터 내 옆에 있었는데 얘가 없을거라는 상상이 안돼.

동복 자매인 언니고양이를 그렇게 좋아했는데 항암하느라 매주 병원 다니면서 멀어지고. 얘는 그대로 언니 좋다고 가서 치대는데, 병원 냄새 나니까 하악질하고 도망가고 그랬거든. 그것도 괜히 못 할 짓 했다는 생각도 들어. 11년을 매일 내 배 위에서 잤는데, 조직검사 하느라 수술한 이후로 나랑 안잤거든. 근데 몇 주 전부터 다시 나한테 와서 같이 자길래 정말 몸상태 좋아지고 있구나 신났었는데.. 나빠지는건 정말 한 순간이구나. 돈 6백만원이 없어서 주사항암은 시도도 못해봤다는게... 너무 끔찍하다 내가.

다음달이면 드디어 원룸 벗어나서 넓은 집으로 이사도 가는데.. 12살 생일까지만, 아니 한 달만이라도 버텨서 나랑 있어주면 좋겠어. 어떡하지 나는 혼자 살아서 얘가 떠나고 나면 그 모습들을 기억하는건 나 혼자뿐이라는게 너무 무서워.

미안해 지금도 울면서 써서 횡설수설 한 거 같은데 어디다 털어놓을데가 없어서.. 혹시 강급해본 경험 있으면 알려주고 가면 고마울 것 같아
  • tory_1 2024.04.14 00:44

    토리의 심경이 어떨지 차마 헤아릴 수가 없다

    부디 토리네 고양이에게 차도가 있길 바랄게

  • tory_2 2024.04.14 03:12

    22똥괭이네 코코랑 같은 암인거 같은데 토리도 힘내고 토리의 냥이도 힘내줬으면 좋겠다.

  • tory_3 2024.04.14 15:06
    내 고양이는 갑자기 간수치 높아지고 간에 출혈생기면서 일주일동안 수혈하고 수술하고 오래 입원하고 그랬어 토리네 고양이처럼 뛰어놀던 애가 갑자기...진짜 안 믿겨지더라
    강급은 내가 해본 방법 중에 제일 좋은 방법은 사료를 갈아서 츄르 넣고 반죽해서 환을 만들어서 먹이는 거였어 짧은 시간에 제일 효율적으로 많이 먹일 수 있어서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덜 받아 영상 하나 남길게 주사기나 사료스프는 너무 흘리고 물을 많이 넣어야 해서 효율이 별로더라
  • tory_3 2024.04.14 15:07
    https://youtu.be/W8ufpiPm8Hc?si=hkwFkHH6baVCD6W0
  • tory_4 2024.04.15 05:46
    고양이 떠난지 오래라 이제 이름이 잘 기억안나는데 나는 사료+케어습식 섞어서 환만들어 먹였어 사료 불리고 습식이랑 섞어서 주물주물해서 한입거리 작게 뭉치고 알약먹이는 느낌으로 목구멍 깊이 넣어주면 잘 삼켜. 이 방법으로 심장병 말기 고양이 완전히 자발식이 중단한 뒤에도 한달넘게 체중유지시켰어
    위 톨이 올려준 영상 참고하면 좋을거같다...톨 힘내 보호자가 침착한 모습 보이면 고양이도 버텨주니까 마음 단단히 먹길....
  • W 2024.04.15 10:06
    다들 고마워! 오늘 아침에 자동급식기 밥 나오는 소리에 반응하길래 설렜는데 결국 안먹어서 속상하긴 했지만.. 오늘 영상보고 사료환 만들어서 먹여보려구. 확실히 캔에 물 타서 주사기로 주는게 잘 받아먹긴 하는데 칼로리가 너무 적네
  • tory_6 2024.04.15 15:19
    토리 힘내!! 우리집 공주님두 올해 심장병 발병해서 어떤 마음인지 너무 공감간다ㅜㅜ 나도 벌써 무서워서 가끔 혼자 울어ㅜㅜ 헤헤 그래도 토리가 힘내야 냥이도 힘낼거라 믿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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