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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먹고 정리하는데 오후에 통화했던 아이 보호자에게서 전화가 왔어.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 아이와 태권도장 친구들, 친구 부모들에게까지 이야기를 물었는데, 친구들과 부모는 당연히 그런 적 없었다고 잡아떼고
피해 아이조차 괴롭힘을 당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는 거야. 그래서 혹여 지나가는 행인인 나와 남편이 잘못 본 건 아닌가 하고 일의 자초지종에 대해 자세하게 묻는데 내 억장이 다 무너지더라... 아이가 피해를 입은 상황인데도 주변 여론들 때문에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게... 나도 너무 과몰입했는지 전화 받는 내내 목소리가 다 떨리고 눈물이 나더라구.. 나는 처음부터 상황을 다 보지 못하기도 했고, 나보다 더 먼저 지켜본 남편이 대신 전화를 받아서 아이 보호자분에게 상세하게 이야기를 드렸어.
그 아이들은 어제 우리가 야단을 쳤을 때에도 댁의 아이 탓을 하거나, 자기들끼리도 서로 남탓 하기에 바빴다. 혼내는 우리에게 잘못했다고 사과를 한 걸 보면 그게 잘못된 행동이란 걸 나중에야 알게된 듯한데, 워낙 나이가 어리다보니 그 괴롭힘을 또래집단 내부의 짓궂은 놀이 같은 걸로 여겼을 수도 있고, 그 일을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지 않았을 수도 있는 것 같다. (초등학교 1~2학년들이었음) 아마 아이가 괴롭힘 당한 적이 없다고 얘기하는 것도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거나 본인 또한 괴롭힘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것 같은데 어쨌든 보호자분은 알고 계셔야 할 거 같아서 개입하게 된 거다. 어제도 경황이 없어 댁에 전화드리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서 도복에 적힌 태권도장에 전화를 했고, 심지어 도장 사범도 아이들의 관계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혹시 어제 그 쪽에서 전화 못 받으셨냐..
하니, 아이 보호자분은 도장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대...ㅠㅠ 아무튼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일인데 연락해줘서 감사하다고, 하마터면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조차 전혀 모르고 넘어갈 번 했다고 다시금 고맙다고 말씀하시는데 목소리가 너무 안 좋으셨어.. 그리고 우리가 태권도장에 전화까지 했는데도, 도장에서 보호자분께 전화 한 통조차 안 한 게 참 속상하다 하시더라구... 이건 나도 너무 화가 나더라. 도복에 보란듯이 [인성교육 ㅇㅇㅇ태권도장] 이라고 적혀있었던 거 분명히 봤거든. 내가 아는 인성은 그런 뜻이 아닐 텐데..
암튼 ㅠㅠ 이번 일로 정말 느낀 바가 많았어. 우리 애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지만 가해자가 될 수도 있겠구나.. 나도 저런 상황에서 다른 가해학생 부모들처럼 우리 애는 절대 그럴리 없다고 잡아 뗄 수 있겠구나.. 사실 잡아뗀다기보다는 도저히 그럴 리 없다고 못 믿는 것 같지만... 이런 행동들이 피해자들에겐 더 큰 상처가 되겠구나...정말 많은 생각이 들더라. 우리 애는 아직 한창 어리지만 정말 인성 교육 제대로 시켜야겠다는 마음도 들었고, 지금도 휴직중이긴 하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한 첫 해에도 꼭 육아휴직을 써서 아이나 아이 교우관계를 세심하게 살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ㅠㅠ 암튼.. 아이들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리고 서투른데 섣부른 공론화를 시키지 않았기에 참 다행이다 싶고.. 만류해준 토리들 정말 고마워.. 가해학생들도 놀랐겠지만 피해학생과 그 가족들에게 너무 큰 상처가 되었을 것 같아.
뭐라고 마무리해야할지 모르겠네.. 다들 자기 일처럼 관심가져줘서 고마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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