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돈만 있음 그만둘텐데라는 생각이 이상하게 뻗쳐서 돈 벌고 싶고 부동산 투자하고 싶게 됐어
힘든걸 그 생각으로 이겨내니까 진짜 머릿속에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는데
그러던 어느날 처음으로 가위 눌렸어 누가 목조르는
내 가슴 위에 검정색 그림자 귀신이라기엔 그냥 검은 형체가 있는데 갑자기 좋은(?)생각이 퍼뜩 떠오르는거야
이 귀신을 설득해서
내가 가고 싶은 집에 사는 사람을 계속 괴롭히게 한 다음 집값이 떨어지면
내가 그 집을 사서 차액을 챙기고 거기서 떼서 굿을 해서 얘 성불시키면 되겠다 이 생각이 듬
(지금 생각하면 어이가 없는데 그땐 어디 홀린것 같이 그랬음)
그래서 귀신한테 "내가 성불시켜줄게"를 한 스무번 외침
귀신이 알아들었는지 어땠는지 목에 힘이 풀리면서 고양이가 털 치켜세우듯 그 검정 그림자가 확 커진게 느껴짐
그리고 그 다음부터 그 가위를 계속 눌리는데
목은 안 졸리고 귀신이 내 가슴 위에 앉아서 가만~~히 있어
문제는 내가 집을 살만한 돈도 없는데 이상하게 가위만 눌리면 다 될거같은? 생각에 확신에 차서 약을 팔았어
그 부동산에 대한 욕망과 한을 그렇게 풀었던 거 같아
그래서 계속 설명을 했어 너가 내가 알려준 집에 가서 가위를 누르고 어쩌고 저쩌고....
어이가 없게도 진짜 매물 골라서 영끌하고 부모님 도움 받으면 살 수 있는 지방(본가) 작은 오피스텔 찾아서 주소 외우고 잠듬
(나톨 비혼이라 결혼자금 미리 받을 계획이었음)
그리고 다시 꿈 꿨을 때 그 주소를 열심히 알려줌 처음처럼 그 주소를 계속 외웠는데
ㅅㅂ ㅠㅠㅠㅠㅠ 못알아듣고 다음날 그 다음날도 계속 내 위에 앉아있음
아예 내 계획을 못알아듣고 성불시켜준다는 것만 알아들었나봐 망한거지
그렇게 원망어린 눈(?)으로 쳐다보는게 느껴지고 난 그 꿈 계속 꾸다 정신차리면 아침이 됨
웃긴건 겁먹을만한데 내 상황이 상황인지라 날아가버린 내 오피스텔(?)도 아깝고(?) 못알아듣는 걔가 너무 미워서 악에 바쳐서 속으로 계속 소리지름
문제는 날이 갈수록 그림자가 점점 무거워짐
약간 은근~히 눈치주는 무거움? 마치 빚 진 사람한테 언제 돈 줄거냐고 하는 거 같은
난 슬슬 겁먹기 시작함. 그래서 채무자처럼? 계속 계획을 설명하면서 걔 눈치보고 있고 매일 그러느라 잠을 제대로 못잠
그렇게 자도 꿈에서 그러니 졸리고 일상생활도 안되고 ㅠㅠ
금방이라도 다시 목 조를거같아서 너무 초조한데 회사일도 많고 돈도 없어서 아무것도 못했어
그리고 그 때 정신상태가 엉망이라 나에게 일어나는 나쁜 일에 대응할 정신력 자체가 없었어 그냥 당하기만 하는...
일도 ㅈ같고 한 몇주일 그러니까 톡하면 폭발할 지경으로 사람이 변해감
그리고 재수가 점점 없어짐... 재수 옴붙었다고 할 정도로
안그래도 힘들었는데 회사에서도 이상한 일이 계속 일어나
분명 클릭하면 안되는건데 클릭해서 뭘 크게 망친다던가
아무 것도 없는 계단에서 구른다던가
분명 차가 없고 파란불인거 보고 건넜는데 알고보니 빨간 불에 쌩쌩 달리는 차에 달려들어서 치일 뻔 한다던가
앞에 말한 직장 문제가 어떤 남자 상사가 날 자꾸 자기랑 엮고 성희롱 비슷하게 꼬셔서 그런거거든
그 상사가 더더욱 싫어져서 나한테 말 걸 때마다 피가 머리로 다 가서 눈에 핏줄 동료 말로는 살인할 것같은 표정으로 있고
(그 상사가 이상한거 알아채고 좀 피하는 효과는 있었음)
잠 못자니까 배고픔도 못 느껴서 계속 먹다 보니살도 점점 찌고.. 두달간 거의 7키로 쪘거든
인간관계도 파탄... 동료들한테 손절당하고 (어차피 상사 성희롱할 때 방관자여서 어쩌라고 싶었음)
그렇게 사람이 사람이 아니게? 돼서 다님 그 타인이 지옥이다 웹툰처럼
쨌든 그러다 또 버스 잘못타서 이상한 데서 내린거야 그냥 다른 동네? 너무 배고파서 눈에 보이는 편의점에 가서 뭘 사고 나오는데
편의점 카운터에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가 계셨거든?
다 사고 편의점 나서는데 아주머니가 따라나오더니 내가 물건 훔쳤다고 엄청 큰 소리로 뭐라 하는거야
그런데 진짜 화난게 아니라 연극톤?으로 어색하게
난 cctv있고 결백하니까 결백 증명되면 두고보자는 마음 절반 내가 정신없어서 진짜 뭘 잘못 들고 나왔나쫀 마음 절반으로 다시 편의점으로 따라 들어갔는데
그 아주머니가 편의점 문을 잠그고 닫았다는 종이?같은걸 붙이더니
냉장고 쪽 (밖에서 바로 안 보이는 쪽)으로 가자고 해
그리고 거기 따라가서 섰더니
걱정되는 표정으로 "바르게 살아야 돼요! 아무리 힘들어도!!" 이러면서 등을 때려
근데 분명 그냥 아주머닌데 격투기 선수가 때리는것처럼 엄청 아픈거야;; 큰 망치로 때리는 거 같이 근데 또 시원한?
맞을 때마다 내 몸의 독이 빠져나가는 그런 기분이야
계속 때려서 왜그러세요 이러다 결국 안의 울분같은걸 다 털어놨어
기억은 잘 안나는데
나보고 어쩌라고 내 잘못도 아닌데 난 그냥 잘 살고 싶은건데 열심히 사는 사람한테 어쩌고 저쩌고
그러다 대성통곡하고;;;
혼자 살면서 화는 나도 울지는 않았는데 그 날 토할 정도로 울었어
아주머니는 때리다 안아주고...
그러고 나서 아주머니가 담배를 열 갑 사래
아 고민상담해줘서 그 값으로 사라는 건가 아님 이걸로 매상 올리면 훔친거 눈감아주겠다는건가?
어쨌든 울고 나서 엄청 상쾌해져서 그 아줌마가 너무 고마워서 샀어 가장 싼 걸로 ㅋㅋ
여기서 그 아주머니가 소름돋는 얘길 하는데
오늘 집에 가서 그거 옆에 두고 빌래
그걸 듣는 순간 머리에 불이 번쩍 했지 난 본능적으로 그게 무슨 뜻인지 알고
열갑으로 될까요? 했더니... 더 사려면 성의껏 더 사래
그래서 스무갑 샀어 (정확한 숫자는 기억 안나는데 아주머니가 부른 갯수의 두배였음)
사고 나서 문을 열어줘서 고맙다 알겠다고 하고 왔어
그리고 그 날 머리맡에 담배 스무갑 두고 잠이 들었어
다시 가위 눌리고 그 귀신이 나타났는데
내가 미안하다고 간절하게 빌면서
옆에 담배 있다 네가 다 펴라 열갑도 아니고 스무갑 사왔으니까 제발 용서해주라
나도 몰랐다 속이려던 거 아니었다
나 돈도 없고 내 인생 힘들다 너도 힘들어서 귀신 된 건데 알잖아
성불 못 시켜줘서 미안하다
등등 하소연 섞어가면서 최대한 싹싹 빌었어
그랬더니 그 귀신이 누르던게 약해짐
그렇게 빨리 가위가 끝나고 그날은 좀 잠을 잘 수 있었어
편의점 아주머니께 맞고 몸이 살아났는데 거기다 잠도 제대로 잤으니 기분이 너무 상쾌한거야
깨어나자마자 원룸 대청소하고 집 앞 편의점에서 담배 더 사와서 쌓아놓고 잠듬
그리고 눈떠보니 아침
그 기쁨을 잊을 수 없다
해방감과 동시에 다시 돌아올까 무서워서
전날 간 편의점 찾아갔는데
그 아주머니는 없고 젊은 남자만 있는거야
그래서 그 분에게 혹시 어제 계시던 여자 사장님 어디 가셨냐고 하니까
"아 이 사람이구나" 이런 표정이야 언질을 받았나봐
그러고 5초간 쳐다보다 사장님은 다시 안 오실 거다 이래
그 남자 알바는 뭘 모르는 눈치라 그대로 집 가고, 혹시나 해서 그 편의점을 자주 들렀는데 결국 그 아주머니는 없었어
거의 몇달을 그 그림자가 다시 돌아올까 불안해했지만 결국 돌아오지 않았고
나도 서서히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그 성희롱 직장 상사는 날 내버려두게 됐어.
살쪄서 그냥 타겟으로 성에 차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해
한창 가위 눌렸을 때 했던 실수들을 돌이킬 수는 없어서(거의 왕따가 된 상태여서) 여러 이유로 그 직장에서 나오고 이사도 해야 했지만 난 차라리 후련했어
그 후 아무 일도 없이 그냥 평범하게 지내는데
아직도 그 편의점 동네 이름을 들으면 그 아주머니가 생각난다
그리고 부동산 오른거 보고 그때 귀신이랑 말이 통해서 오피스텔을 샀으면...하는 생각이 슬며시 들지만
그 욕심 때문에 이상한게 붙은 것 같아서
바르게 살자고 멘탈 다잡고 있어
+++추가+++
아주머니 정체는 아직도 모르겠는데 일단 내가 언젠가 그 곳으로 갈 걸 알고 계셨던 것 같아
사장님이라고 생각했던건 나이도 그렇고 딱 봐도 여유가 가득해보였어
금붙이 차고 이런게 아니라 이 사람은 걱정도 없고 편해보인다 -> 부자 아닐까 (그 땐 돈에 미쳐서 사고방식이 그런 쪽으로만 돌았음) -> 사장님? 이렇게
지금 생각하면 영적으로 특별하셔서 그런것 같아
그때 다른 사람이 날 도둑으로 몰았으면 ㅈㄹ했을텐데 등짝 때려서 날 무방비상태로 만든 것도 그렇고
담배도 그냥 담배가 아니라 뭔가 조치를 취해서 준비해놓으신 것 같기도 해...
담배 사라고 했을 때 내가 아까워서 머리 굴리는 게 보였나봐
그래서 웃으면서 제일 저렴한 거 드릴까? 이러는거야
그래서 네 이랬더니
그 계산대 뒤에 있는 담배 말고 계산대 옆에서 열 갑이 한 팩으로 같이 포장되어있는 거 안 뜯은 걸 꺼내주셨어
그리고 내가 두 배로 사겠다고 하니까 또 은은하게 웃으면서 똑같은 위치에서 한 팩 더 꺼내주셨거든
난 당연히 큰 팩 사니까 안 뜯은거 주신다고 생각했는데 댓글로 내가 한 게 큰 죄라고 하니까 그런 생각이 드네
내가 당한 것만 봐도 교통사고 날 뻔 한 것만 두 세번인데 담배 몇 갑으로 끝날 건 아니던 것 같거든...
그리고 그때 아주 큰 사고는 안 당한 이유도
1. 헛걸 보게 해서 5초만 늦었으면 차에 치일뻔 함
2. 한번 더 체크 안했으면 회사 정보를 잘못된 사람에게 보낼 뻔 함 (입사 후 똑같은 사람에게 보내던 이메일인데 그날만 생뚱맞은 사람한테 보냄)
3. 클릭 몇 번만 더하면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모든 걸 날릴텐데 막판에 깨달아서 복구 가능한 사고침
4. 긴 계단 짧은 계단 반복되는 구간에서 바로 다음 긴 계단 에서 굴렀으면 어디 부러졌을 텐데 짧은(?) 계단에서 굴러서 발목만 다침
등등 큰일날 뻔 했지만 살짝 비켜가서 십년감수한 사건만 일어난거 보면...
다칠랑 말랑 해고당할랑 말랑하게 해서 협박한 것 같아.
너 꿍꿍이 있는건 알겠고 기다리고 있다 하면서 겁주는 식으로. 경고 같기도 하고.
그렇게 사람이 미칠랑 말랑 쿠ㅠㅠ 하던 찰나에 그 분을 만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 귀신에겐 미안한 마음이야... 승천했길 바라고 있어
내가 마냥 착하게 산건 아니지만 남 해끼쳐서 이득보거나 귀신한테 사기칠 만큼 쓰레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이 힘드니까 홰까닥하게 되더라고..
지금은 그냥 평범하게 살고 이런 일이 일어난 것조차 꿈 같은데 네이버 지도 찾으면 그 편의점이 아직도 있으니 나도 신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