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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우리의 말 3필은
산으로 향했다.
처음 타본 말의 느낌은 뭐랄까 신기하기도 하고
옆에 따라오는 말의 콧김에 다리가 뜨끈뜨끈하기도하고
따그닥 따그닥 거리는 리듬감에 몸을 맞추지 않으면 허리가 아작 나겠구나 싶기도 하고
생각보다 겁나거나 무섭지 않았고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보는 풍경이 나쁘지 않았다.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사실 매우 즐거웠다.
문제는 친구의 말이었다.
나보다 더 겁을 먹은 친구의 말이 힘이 들었던건지
고집이 센 녀석인지 자꾸만 가지 않으려고 멈추어서기 일쑤였다.
그 때마다 친구는 겁을 먹었고
우리의 마부는 말을 끌기에 바빴다.
얼마쯤 왔을까
우리끼리만 한국어로 떠들어 대기도 뭣해
마부에게 말을 건내보았다.
"이름이 뭐니?"
"친사나"
"우린 00/00이야"
끄덕
"몇살이니?"
"18"
"대학생?"
끄덕
"그럼 지금은 방학? 학교는 울란바토르?"
끄덕
납차씨보다 영어가 더 안통하던 친사나와 가까스로 나눈 대화는
9월에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방학때는 집안일을 도와 일을 하고 있고
말은 6살때부터 탔으며 원래 집은 장하이가 아니라 하트갈이란 사실이었다.
한마디로 아까 그 원룸식 통나무집은 별장?같은 곳이었다.
친사나는 말이 많은 아이가 아니었다.
뭐 사실 장하이에서 말 많은 남자애를 잘 보질 못했다.
낯을 가려서인지 몽골 남자애들이 원래 좀 과묵한건지
우리가 너무 귀찮게 하는건가 싶어서 말시키기를 멈추었다.
그렇게 말은 산을 오르고 올라
꼭대기에 다다라서 친사나가 먼저 내려 이곳에서 쉬어 간다고 말해주었다.
"친사나 이리와봐?"
?
"사진 사진 "
우릴 찍어주려 한다.
"아니 친사나거 "
그런데 이 친구 갑자기 왠 낭떠러지 같은데를 성큼성큼 가더니
양반님처럼 꼿꼿하게 자릴 잡는다.
친사나는 멀쩡한데
고소공포증이 있는 내가 오히려 사진을 찍으며 바들바들
그렇게 몇군데 다시 자릴 옮겨 친사나의 사진을 찍은 뒤
산을 내려와 호숫가로 향했다.
그렇게 아직 숲을 다 빠져 나오지 않았을 때
친사나가 갑자기 말을 멈추게 하더니
우릴 바라보며 손가락을 가르켰다.
앗;;;;;;;;;
사슴이다.
야생 사슴 무려 새끼 사슴이다.
놀란 입을 틀어막으며 토일록트에서 새벽녘에 운 좋으면 볼 수 있다는 산에서 내려온
그 야생 사슴을 이렇게 친사나 덕에 보다니 우린 정말 운이 좋았다.
그리고 친사나가 슬슬 혼자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가끔 가다 나무잎사귀를 하나 따 귀에 꽂고 나는 알아 들을 수 없는 몽골 노래를
흥얼 거리며 우리 앞에서 가는 그 모양새가 마치
몽골 청춘 영화의 한장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이런 생각을 한건 아닌지 친구도 나중에 친사나가
콧노래 부르며 가던 모습이 청춘 그 자체 같아 보였다고 이야기 했던걸 보면 말이다.
나도 아직 청춘이라면 청춘인데
청춘의 가장 중심점을 지나쳐 온 사람으로써
이제 그 중심점을 향해 달려가는 그아이의 청춘이 예쁘고 순간 부러워지기까지 했다.
호숫가 근처로 내려 왔을 때
용기를 내어 조금 달려볼 수 있겠냐고 물어보았다
친사나는 대답도 없이
조금 말을 서둘러 보채 주었다.
흔들림이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말의 리듬에 내 몸을 맞추는 그 느낌이
아 이런걸 말과 한몸이 되어 달린다고 표현하는 건가?
약간의 맛뵈기로 혼자 지레짐작 해보는 그 순간이 즐거웠다.
호숫가에서도 또 한번의 휴식 타임
말도 쉬고 우리도 쉬고
5일째 보는 호수면서
또 새삼스럽게 와~ 예쁘다 진짜 예쁘다를 연발하다
친사나를 보니 물수제비를 뜨고 있었다.
들뜬 기분으로 우리도 시도는 했지만 물수제비는 커녕 그냥 풍덩풍덩 잘도 들어간다.
물수제비를 한참 뜨던 친사나가 드러눕길래
우리도 자갈밭 위에 따라 누워보았다.
그냥 봐도 예쁜 하늘이 누워서 보니 더 예쁘구나
두 눈 가득 파랗게 펼쳐진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이 끝없이 펼쳐진 풍경을
내일 이후론 볼 수 없단 생각에 한편으론 아쉽고
한편으로는 이렇게 최고의 하늘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다니 우린 참 행복하다란 생각에 휩싸여
한참을 자갈밭에 누워 있었다.
그렇게 누워 있던 약 10분 가량이
몽골에 있던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던건 왜였는지 모르겠다.
행복하고 꿈같은 시간과 순간은 넘쳐났지만 거기 그렇게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그 때
아......이 순간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란 느낌이 강하게 밀려왔다.
끝이 가까워 왔기에 아쉬운 마음에 그런건지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을 끝없이 펼쳐진 파란 하늘을 실컷 봐서 그런건지
그 날 해가 조금 덜 눈부셔서 그런건지
글 정말 재밌게 읽고 있어. 나도 몽골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