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예전에 내 대학 친구들중 한 무리가 흉가체험을 취미로 하는 집단이였어. 진짜 전국에 유명하다는 흉가 다 다니고 그랬거든. 난 우리 이모할머니가 그런짓 절대 하지 말라고 해서 걍 그쪽무리랑 좀 떨어져 지냈지.

그때가 00년대 후반이였을꺼야. 아마 17대 대선 바로 전이였을꺼임. 시기도 기억이 나는게 이명박 당선 1주전이였어.

걔네가 저기 경기도에 있는 모 폐 납골당에 흉가체험차 간거임. 남자애 3명 여자애 3명이였는데 갔다 와서 신기하게도 6명 다 엄청 악몽을 자주 꾸고 헛것이 보인다고 하고 2명은 학교 못다니겠다고 수업중에도 헛소리하고 그래서 우리 동기들 사이에서는 쟤들 흉가다니고 그러더니 귀신들렸다고 소문나서 휴학하고 그랬어.

우리 이모할머니가 만신이셨는데 전남권에서 대보살이라고 유명하셨음. 그때 걔네 6명 중 한명이 지가 죽을꺼 같다고 나한테 니네 할머니좀 만나게 해달라고 했음.

그래서 걔네 6명이 완전 산송장처럼 눈이 퀭해서 우리 할머니를 찾아왔는데 우리 할머니가 아무리 무속인이 신을 모셔도 교만해서는 안된다고 자기보다 나이 40~50년 어린 손님.신도들한테도 존대쓰는분이거든.

근데 얼굴이 겁나 빨개져서 중간에 있던 여자애한테 그 무속인들 점사볼때 쓰는 쌀이랑 물그릇을 그 여자애한테 부어버림.

어디서 감히 니가 죽은사람한테 그런짓을 하냐. 지금 여자 혼이 너희 무리 다 죽여버린다 저승길갈때 데려간다고 다 잡아간다고 눈에 불을키고 쳐다본다 이 잡것들 어쩌고 욕을 하심,

다른 5명은 영문을 모르고 멍때리고 그 여자애는 할머니 잘못했다고 엉엉움...

이게 이제와서 하는 이야기인데 그 여자애가 엄청 늦둥이여서 그때 어머니 연세가 70대셨음. 근데 어머니가 엄청 아프신거...병원가도 고칠수 없다고 하고 노환이라고 하고 걔는 한약방도 가고 민간요법도 알아보고 별짓을 다했는데도 어머니 몸이 갈수록 엄청 마르신거야.

그때 걔가 미신을 이웃 할아버지한테 들었대..죽은 사람 뼛가루와 인삼 끓인 물을 섞어 먹으면 없는 병도 나아진다고...

그래서 그 당시 폐납골당 갔을때 거기 납골당에서 구석진곳에 버려진 납골함 (아마 무연고자 유골이였나봄. 사람뼛가루였는지는 잘 모르겠어. 어쨌든 유리인지 사기그릇에 있었다네) 에서 납골가루를 애들이 인증샷 찍고 난리 났을때 한줌 싸서 가져온거....


근데 그걸 인삼 끓인물이랑 같이 먹은 걔네 어머니 병세가 심각해진거야. 어떤 여자가 목을 조르는 꿈을 꾸고 걔도 엄마 방에서 흰옷입은 여자가 자기 엄마 목을 조르는걸 봤다고 하는거지.

그래서 우리 이모할머니는 그 여자애 제외한 5명은 간단하게 그 자리에서 비방.퇴마.부적으로 해결

그리고 그 여자애는 모친 모시고 오라고 해서 날 잡고 무료로 퇴마해주고 그 여자 영가도 저승길 보내줌. 놀랍게도 그 뒤 모친이 예전처럼 건강해지셨고 지금도 80대 초반이신데 건강하심.

지금은 내가 고향으로 취업하고 자리잡아서 그때 대학친구들이랑 다 연락이 끊겼지만 그 여자애는 지금도 고맙다고 우리 할머니 찾아오고 그런다고 함.
  • tory_1 2019.09.22 17:15
    ㅠㅠ그 여자애 맘도 이해가고 귀신도 당연하고ㅠㅠ
  • tory_2 2019.09.22 17:33
    그래도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다 ㅜㅜㅜ
    찐톨 할머니 완전 좋은 분이시다 손님들한테도 존댓말 쓰시고 그 여자애도 무료로 퇴마해주시다니... 멋지시다
  • tory_3 2019.09.22 17:49

    그냥 나쁜 장난이 아니라 엄마 걱정해서 저지른 일이었네... ㅠㅠ 

  • tory_4 2019.09.22 18:16
    아무리 어리다지만 너무 바보같은짓햇다....잘해결되서 다행이네
  • tory_5 2019.09.22 18:21
    으암만그래도 뼈를ㅠㅠ
  • tory_6 2019.09.22 19:07
    대체 그런 터무니없는 미신을 왜 믿는거야ㅜㅜ진짜 큰일날 뻔했네
  • tory_7 2019.09.22 19:34
    ㅠㅠㅠ잘해결더ㅣ서 진짜 다행 ㅜㅜ
  • tory_8 2019.09.22 19:40
    아이구 그 할아버지는 간절한 사람한테 왜 그런 얘기를 했을까 모든 일의 원흉이다
  • tory_9 2019.09.22 20:13
    터무니없는 미신이래도 엄마 살리고 싶어서 흉한 짓까지 한거니 참...뭐라고 하기도 그렇다.. 귀신도 난데없이 자기 뼛가루에 해코지 당한거니까 화나는 것도 이해가고...만신 할머님 계셔서 천만다행이었는듯...
  • tory_10 2019.09.22 20:30

    뭔가 서프라이즈에 나올법한 이야기이다ㅠㅠ다행이네ㅠㅠ휴ㅠㅠㅠ

  • tory_11 2019.09.22 21:46

    여자애 마음도 이해 안되는게 아니라서 더 놀라운 얘기다..ㅠㅠㅠ할머님 아니셨으면 진짜 큰일날 뻔 했네 결말이 좋아서 다행이다 정말

  • tory_12 2019.09.22 22:06
    와 뭔가 티비에서나 볼 이야기다;;
  • tory_13 2019.09.22 22:23
    ㅠㅠ그래... 엄마를 너무나 살리고 싶었겠지... 그래도 유골함 당사자영혼은 너무나 화가 났을거야.. ㅠㅠ
    참 신기하다. 이런 일도 있구나 ㅠㅠ
    톨아 잘 읽었어
  • tory_14 2019.09.22 22:35
    어휴 그래도 장난같은게 아니라 정말 자기 딴엔 사정이 있었고 절박해서 할머니가 도와준 것 같다 아니었으면 안 도와줬겠지 해피로 끝나서 다행이야
  • tory_15 2019.09.23 02:31
    못된맘으로 장난친게 아니라 엄마 살리고싶은 절박한 맘에 그런거라 이해는 된다 근데 저런 미신믿는거 둘째치고 어떨게 저렇게 오래되고 누군지도 모르는 뼛가루 먹일생각을 했을까 위생적으로 너무 찝찝한데....토리 이모할머님 역시 만신하실만큼 대단한 분이시네 존경스러워
  • tory_16 2019.09.23 09:52

    어떤 마음인지 이해는 가 ㅠㅠㅠㅠㅠ에휴 

  • tory_17 2019.09.23 10:11

    아이구 이건 쌍방이 다 이해되고 아무리 만병통치약이라고 들어도 나는 그건 못할거 같기는 해...하지만 그만큼 절박하긴 했겠지...ㅠ.ㅜ

    어쩃거나 이모할머님 아니었음 어찌될 뻔 했어...정말

  • tory_18 2019.09.23 10:47

    해피엔딩이라서 다행이다..

  • tory_19 2019.09.23 11:26

    그래도 결말이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다. 222

  • tory_20 2019.09.23 11:29

    다행이네......귀신도 이해가고 여자애도 이해가고 ㅠㅠ

  • tory_21 2019.09.23 16:29
    무슨 전설의 고향 내다리내놔같아 ㄷㄷ 이웃할아방탱이 주둥이가 사단이야 어찌 그리 절박한 사람한테.. 빗나간 효심이래도 딱하다 톨할머니가 여럿 구하셨다
  • tory_22 2019.09.23 16:59

    다행이네 ㅠㅠ 완전 악귀여서 못 떨궜으면 어쨌을까 싶다 ㅠㅠ

  • tory_23 2019.09.24 16:50

    할머님이 여럿 살리셨네..

  • tory_24 2019.09.24 23:26
    잘못한 사람 : 이웃 할배
  • tory_26 2019.09.26 12:12
    ㅋㅋㅋㅋㅋㅋ
  • tory_25 2019.09.25 13:21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09/15 23:58:03)
  • tory_27 2019.09.30 14:42
    자식이 얼마나 엄마 살리도 싶었으면 저렇게까지 했을까 싶어서 맘 아프네 이웃 할배는 왜 그런말을 해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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