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때 일이구 야자 끝나고 집가는 길이었는데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었어! 한 10시 반~11시 즈음?
우리 집은 지하철역에서 3분 거리에 있는데 역에서 나와서 한번 꺾어 들어가면 가게들 쭉 있고 좀 더 가면 빌라들 사이에 우리 빌라도 있어. 근데 가게들 있는데 호프집이 한 3개 정도 있는데 장사가 되게 잘되더라고.
근데 그 날은 유독 뭔가 쫌 쎄했어. 호프집에 사람들 꽉꽉 차서 다들 술 마시고 그러는데 막 취한 사람도 몇 있고 토하는 사람도 몇 있고... 쫌 꺼림칙한 기분 들어서 걍 쭉쭉 가는데 거긴 또 사람이 아무도 없고 되게 조용한 거야. 근데 한 10미터 쯤 앞에 누가 막걸리병 같은 거 손에 쥐고 겁나 비틀거리면서 걷고 있었어. 가까이 갈수록 만취한게 보이고 옷도 허름하고 확실하진 않지만 노숙자 같았는데 아무튼 무서웠어. 그날따라 아무도 안지나가서 나랑 그사람 둘밖에 없었고.
한 1미터 정도 가까워졌을때 쫌 긴장해서 최대한 의식안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스쳐지나가려고 했는데 발걸음을 내딛는더 갑자기 몸이 안나가지고 뒤로 당겨지는거야. 보니까 옆에 오토바이가 있었는데 오토바이 손잡이에 내 실내화주머니 끈이 걸려서 그랬던 거였어. 너무 당황해서 손이 떨렸는데 침착하게 끈 빼고 다시 고개들고 앞을 봤는데 노숙자 얼굴이 내 바로 앞에 있는 거야. 진짜 딱 한뼘 정도 거리로 얼굴을 들이밀고 있어서 진짜 깜짝놀랐어. 지금은 얼굴 기억안나는데... 아무튼 머리도 길고 꼬질꼬질하고 노숙자 그랬어....
그 다음엔 그대로 빠른걸음으로 누구랑 전화하는 척하면서 갔어! 다행히 따라오진 않더라. 근데 진짜 너무깜짝 놀라고 너무 무서웠었어. 그뒤론 그 사람 본적도 없고 이런 일도 없었는데 아무튼 아무리 짧은 거리여도 조심해야겠더라ㅠㅠ
호프집 지날때 그날따라 쎄한 기분 들었던것도 그렇고.... 그리고 하필이면 오토바이에 걸릴 건 또 뭐람....
아무튼 갑자기 생각나서 글 남겨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