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공포 방으로 처음 딤토 알게되고, 매번 다 너무 재밌게 읽었었어!
그래서 전부터 공포방 글 써준 톨들한테 고맙다고 인사가 꼭 하고싶었는데 이제서야 공포방에 첫글 쓴다..!


개인적으로 나한테는 촉은 없...다고 생각해.
누구나 있을법한 조금 이상한 경험이랑- 이게 예지인가!? 싶은 그런 경험정도ㅋㅋ

그치만 확률적으로 무언가의 존재 가능성은 믿는 타입이야. 무교에 가까운 무신론자라고 표현하면 너무 거창한가ㅎㅎ
그런 내가 겪었던 일화 하나를 써볼게. 괜찮으면 더 쓸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이건 절대 내 착각도 허상도 아니었어.

Ep. 1
여느 중고등학생들이 다 그렇듯, 나는 친구랑 수다와 웃음을 멈추지 않으면서 동네를 마냥 걸어 다니기 좋아하는 그런 평범한 학생이었어.

진짜.... 징그럽게도 말이 많았지.........
지금도 가장 사랑하는 내 소꿉친구 S와 동네 개천을 걷고 있을 때 였어.

부슬부슬 비가 왔나?

벌써 1n년 이상 된 기억이라 가물가물한데, 그냥 습기가 많았던 어두운 밤이었던 것 같아.

비가 오면 물이 불어나고- 가물면 바닥이 다 보이는
그런 동네 복개천 위 ㅇㅇ교를 걷고 있었어.
(4차선 폭의 도로가 있는 나름 다리라면 다리...)

다리의 길이는 아무리 길게 잡아야 80m~120m쯤?
개천 자체가 작아서 다리 폭도 길이도 길지 않았지.

여중고생 겪었던 톨들은 아마 공감 할거야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은지, 그렇게 오래 걸을 체력은 어디서 나왔었는지ㅋㅋㅋ

한참 얘기에 정신이 팔려서 친구랑 마주보며 떠들고 걷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서 웬 남자..... 남자?

남자?

형체?

무언가?

무언가 키가 크고 검은 사람이, 아니. 무언가가. 슥 지나갔어.
어디서부터 온거지? 그것보다 남자가 맞았나?

키가 컸는데, 말고는 기억이 안나.

뭔가 이상해. 앞뒤가 맞지 않아.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어.

오싹한건가, 무언가 잘못된건 아닌데 뭐지?
그 형체가 내 옆을 지나가자 마자
뒤를 확 돌아보고 나는 당황해서 S에게 물어봤어.

"너 방금 누구 지나간거 봤어?"

"응, 까맣고 키큰......"

"....없어"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S도 뒤를 돌아봤고
우리 둘 다 그 자리에서 당황스러움에 몸이 굳어버렸지.

나는 S에게 그 사람의 인상착의가 기억이 나는지 물었어.
그치만 우리 둘 다 기억하는건 '그것'이 그냥 까맣고 마르고 키가 컸다는 것, 그냥 분위기로 남자라고 어렴풋이 느꼈다는 것 뿐.

아무리 수다 떨고 있던 중이라고 해도 머리에 남아있는 정보가 너무 없었어.
나는 꽤 주의를 의식 하는 편인데도, 우리 둘 다 기억하는게 이렇게까지... 아무것도 없다고?

아니 그보다, 사라졌잖아. 내가 바로 돌아봤는데.
3초도 안걸려서 돌아봤는데.
다리 아래로 뛰어내렸으면 쿵 소리는 들렸어야지,

우리를 겁주려고 계단에 숨으려면 뛰어가는 소리라도 들렸어야해. 아니 애초에 그렇게 빠른 달리기는 불가능한 거리야. 다리 한복판을 막 지나자마자 뒤를 돌았는데..


아무것도 없어.

소리도, 흔적도, 형체에 대한 자세한 기억도..

그게 사람인지 아닌지 조차도..

그렇게 우리는 오싹함을 안고 나의 호들갑 섞인 수다를 이어나가며 마저 걷고 또 걸었어.


이 일은 그렇게 뾰족한 결론도 무엇도 없이 지나가버렸지.
지금도 내 기억 속에 뚜렷한 그 남자는 190이 넘는 검고 뿌연 형체의 느낌이야. 블러 처리 된 것 처럼.


허상은 아니었어.
무언가는 거기에 분명히 있었어.

몇년에 한번정도 이 일이 생각 날 때 마다 종종 내가 S에게 물어봐
그때 ㅇㅇ교 다리 위에서 뭔가 봤던거 기억 나? 하면서.



참.. 내가 그 다음날 낮에 깨닫게 된 사실이 있는데,
그 다리 건너편에는 그 당시에도 아주 오래된
장의사집이 있어.
물론 별 관계는 없겠지만... :)


--
ㄴ괜찮으면 나중에 롯데월드에서 겪었던(S의 동생도 그 자리에 같이 있었던)이야기랑, 내 동생이 겪고있던 일을 내가 꿈으로 꿨던 일도 적어볼게.
  • tory_1 2024.01.10 11:15

    오 무서운데?? 다음이야기도 올려줘!!

  • tory_2 2024.01.10 16:17

    헐헐 재밌다! 또 올려줘!

  • tory_3 2024.01.10 16:57

    혼자 본거 아니고 둘이 같이 본거면 진짜 뭔가 있었던거네.. ㅎㄷㄷ 롯데월드 얘기도 쪄줘!!!

  • tory_4 2024.01.12 00:06
    오 재밌다! 또 남겨줘
  • tory_5 2024.01.13 14:03

    오오 재밌어 다음 얘기도 시간 될 때 올려주라

  • tory_6 2024.01.31 09:13
    악무서워 ㅠㅠ머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전체 【영화이벤트】 화제의 오컬트 애니메이션 🎬 <키타로 탄생 게게게의 수수께끼> 시사회 10 2024.05.14 5054
전체 【영화이벤트】 올해 가장 사랑스러운 북유럽 성장 영화! 🎬 <오늘부터 댄싱퀸> 시사회 4 2024.05.14 4598
전체 【영화이벤트】 따사로운 위로, 힐링 무비! 🎬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 파워 공감 시사회 22 2024.05.09 8010
전체 【영화이벤트】 기막힌 코미디 🎬 <드림 시나리오> ‘폴’과 함께하는 스윗 드림 시사회 38 2024.05.07 8630
전체 디미토리 전체 이용규칙 2021.04.26 574651
공지 꿈글은 오컬트방에서 작성 가능합니다. 2021.02.25 264248
공지 공포방 공지 69 2017.12.18 279529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20 공포괴담 송정 민박집 5 2024.05.14 968
3119 공포괴담 무서워서 아침에 읽은 괴담 1 2024.05.14 821
3118 공포괴담 소름 쫙 돋았던 고양이와 새우깡 괴담 3 2024.05.14 710
3117 미스테리 찐 흉가랑 폐가는 다르다는거 있잖아 1 2024.05.14 718
3116 미스테리 사자 사진을 못본다는 글쓴이 3 2024.05.14 782
3115 공포괴담 부산 남포동 심야버스에서 소름돋는 실화 2 2024.05.14 642
3114 미스테리 최근에 구제옷 샀는데 1 2024.05.14 578
3113 공포괴담 변호사가 쓴 괴담 1 2024.05.14 625
3112 공포괴담 친구에게 들은 독골괴담 3 2024.05.14 580
3111 공포괴담 도깨비 괴담 2 2024.05.14 531
3110 실제경험 '결혼'에 집착하던 머리속 환청 + 결혼하지 말라는 신점 얘기 13 2024.05.13 634
3109 질문/잡담 오컬트 무속 웹소 하나 추천하고 가 7 2024.05.13 370
3108 질문/잡담 돌비 무서운 에피소드 추천해조 15 2024.05.12 335
3107 질문/잡담 디미토리 글 누가 자꾸 퍼나르는데 8 2024.05.11 852
3106 질문/잡담 요즘 돌비 너무 작위적임 44 2024.05.07 2074
3105 실제경험 액티비티를 좋아하는 엄마 지인 썰 18 2024.05.06 1789
3104 실제경험 10년전에 들었던 지인 필리핀 괴담 8 2024.05.03 2014
3103 실제경험 일본 ㅇㅏ마존에서 책을 샀는데 30 2024.04.30 2718
3102 창작 전에 꿨던 꿈 이야기 5 2024.04.29 465
3101 질문/잡담 돌비 시들무 썰좀 찾아주라ㅜㅜ 2 2024.04.29 604
목록  BEST 인기글
Board Pagination 1 2 3 4 5 6 7 8 9 10 ... 156
/ 156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