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토리들아.
사실 1주일이나 지나서 쓸까말까 고민했는데 공연자체가 너무 좋았어서, 내가 기억하고 싶어서 후기를 써봐.
매년 국카스텐은 연초에 첫 단독공연으로 Hello 콘서트라는 것을 진행해.
사단법인 국제날개달기운동본부에 모든 수익을 기부하는 공연이고,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전액 사용한다고 해.
하현우가 공연중에 자기가 자료 다 봤는데 정말 전액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잘 쓰고 있다고 보증한다고 그랬어.
2017년부터 시작한 공연이고, 락페나 페스티벌 시작하기 전에 대체적으로 하는 거라 빠르면 3월, 늦어도 4월에 하는 공연인데
하현우피셜 이번엔 정말 많은 일이 있어서 늦어졌대.
6월 6일인 이유도 그때밖에 공연장이 빈 게 없어서 그랬고.
국카스텐이 인터파크 소속이라 공연장도 인터파크가 소유한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이었어.
최대한 대관료를 아껴야 한다고.
멤버들 뿐만 아니라 공연 무대를 도와주는 분들이나 영상 찍어주는 스태프분들 등등도 다 무료로 참여하는, 정말 말그대로 좋은 취지에서 하는 공연인데 이번에 완전 대박이 터진 게 셋리가 정말..
어마어마했어.
진짜 공연을 보면서도 내 귀를 의심하는 세트리스트였음.
1. Tagtraume / 타그트라움
2. 붉은밭
3. Rafflesia / 라플레시아
4. 미로
5. Faust / 파우스트
6. Flare / 플레어
7. 소문
8. 오이디푸스
9. 3456
10. 나침반
11. 항가
12. 무지개소년
13. 거울
14. Sink hole / 씽크홀
15. 꼬리
*앵콜
16. 안개(미발표곡)
17. Mandrake
18. Lazenca save us
오프닝곡이었던 타그트라움은 거의 8년 만에 라이브로 연주한 곡이야ㅠㅠㅠㅠ
거기에 라플레시아나 미로, 소문도 완전 레어 중에 레어라 정말 관객들이 계속 비명 지르고 점프하고 정말 다들 좋아서 어쩔 줄 몰라했어.
이게 내 플레이 리스트가 아니라 콘서트 세트리스트라고?? 같은 느낌.
그렇지 않아도 국카스텐 노래 어려운데, 이 곡들은 특히 손꼽히게 어려운 곡들이거든.
게다가 이번 공연을 위해서 악기 연주하는 멤버들 솔로도 집어넣고, 진짜 절치부심을 했더라구ㅠㅠㅠ
기부 공연에, 겨우 5만 5천원짜리 공연인데 진짜 이렇게나 훌륭해도 되는지 싶을 정도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은 공연이었어.
나중엔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진짜 내가 공연을 보고 있긴 한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
작년 12월 부산 해프닝 공연 이후로 약 6개월만의 단독공연이어서 그런지 관객도 국카스텐 멤버들도 서로에게 굉장히 굶주려있고, 절실했던 공연이라는 게 너무너무 느껴지는데다가 정말 서로 감정적인 교류를 하고 있구나 하는 게 느껴져서 나중엔 눈물까지 나더라.
특히 만드레이크할 때ㅠㅠㅠㅠㅠㅠ
너무너무 진짜 정말 아주 좋았어서
공연한 지 1주일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여운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어ㅠㅠㅠㅠㅠ
이번 공연은 특히 몰입감이 좋았던 게 초반에 가드들이 엄청 빡세게 영상이나 사진을 잡았거든.
그래서 반짝이는 핸드폰 화면이나 귀에 거슬리는 찰칵찰칵 소리없이 공연을 볼 수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복습하기가 힘들어..
그래도 몇몇개 올라온 동영상 보면서 그때를 추억하고 있음.
제 5의 국카스텐 맴버 '국덕'
— 길위의 날들 (@improvisor76) 2019년 6월 7일
국덕들 화력 대단하다 정말!!
밤을 견디어냈으니
오이디푸스 풀샷으로 아침을 맞이하자
20190605
국카스텐 HELLO 콘서트 pic.twitter.com/Mfh3AhVNYo
이거 내가 하루에 한번씩 꼭 보는 영상인데, 진짜 이번 콘서트에서 국카스텐이라는 밴드와 관객들이 얼마나 감정적으로 일체화되었는지, 얼마나 서로를 그리워하고 있었는지 느낄 수 있는 영상이야.
오이디푸스는 MBC의 3-1운동, 임정수립 100주년 특별기획으로 기억록이라는 걸 하거든.
"최운산"편에 나왔던 곡이기도 한데 굉장히 뻐렁치는 곡이거든.
팬들이 정말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처절하면서도 희망적인 곡인데, 동영상 눌러보면 알겠지만 진짜 연습이라도 한 듯 딱딱 맞아.
하현우가 불시에 객석에 마이크 넘겨도 다들 준비했다는 듯이 떼창함.
오이디푸스 라이브에는 하이라이트부분이 있는데
바로 하현우 무반주 라이브
죽을 것 같은 날들을 견디고 밤을 이겨내도록 힘을주었던 오이디푸스.
— 길위의 날들 (@improvisor76) 2019년 6월 6일
얼마나 기대어 있던 노래인가 지금까지도.
무반주 버전은 더욱 감정을 건드리는 호소력이 있다.
오늘 밤도 잘 버텨내야하니까
오이디푸스 부탁해.
20190606
국카스텐 Hello 콘서트 pic.twitter.com/rmMtyIi4Kk
진짜 울컥 하게 돼ㅠㅠㅠㅠㅠ
앞에 6곡이나 그것도 엄청나게 어렵고 입는 곡을 부른 다음에 이 높았다 낮았다 하는 어려운 곡을 이렇게 무반주로 부르는데 아오 진짜 하현우ㅠㅠㅠㅠㅠㅠ
거울-씽크홀-꼬리
이 세 곡을 안 들으면 국카스텐 공연 안 갔다 온 것 같은 공연에서는 무조건 보고 들어야 하는 달리는 셋리.
이미 앞에 셋리 때문에 관객들 다 미쳐있었는데, 거씽꼬로 완전 관객 모두가 승천하는 느낌.
국덕(국카스텐 팬들을 일컷는 이름)들이 거씽꼬 달리는 거 보면 진짜 부흥회나 종교집회 같은 느낌도 있는데 이번에는 그 정도가 평소보다도 매우 셌던 느낌..
특히 가운데곡인 씽크홀 때는 정말 제대로 날뛰었음.(9분 정도부터임. 들어주세요. 관객들 떼창 딱딱 맞는 거 정말 환상적임.)
영상 내내 하현우가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막내 베이스 기뱅이가 스피커 위에서 관객석 터는 장면도 잠깐.
[190606] 국카스텐 Hello 콘서트
— d̸a̸:r̸l̸o̸ (@c_tranquility) 2019년 6월 6일
b. 김기범
Sink hole 싱크홀
기뱅...
기뱅......
기뱅........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pic.twitter.com/1FWt49Y8ZJ
게다가 너무 놀랐던 게 공연후에 이벤트로 멤버들이 관객들에게 자필 엽서 나눠준 거..
아니 정말 생각도 못해서 이런 걸 다 ㅠㅠㅠㅠㅠ
정말 에너지 다 쏟아부은 공연이었을텐데 그 후에도 팬들을 위해 2시간이나 서서 엽서를 멤버별로 다 나눠줬어ㅠㅠ
엽서 내용은 다음과 같음.
어제 출근해서 스캔한 국카스텐 엽서 편지 pic.twitter.com/8O4al5wEiM
— ????달매???? (@mani6v6) 2019년 6월 7일
아재들 팬서비스는 진짜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할 줄 모르고 쑥쓰러워서 머리 긁고 있는 느낌이었는데,
어떻게든 노력하는 모습 보니까 또 덕후는 찡했다고 한다..
진짜 잘 다녀온 공연이고, 가길 정말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공연이었어.
국카스텐 팬들 사이에서는 벌써 레전드 반열에 오른 공연.
국카스텐 이번주 토요일에 서울 파크 뮤직 페스티벌 헤드로 서는데 벌써부터 기대되고 설레.
진짜 뮤지션은 공연으로 말하는데, 100000% 충족하는 정말 훌륭하고 멋진, 판타스틱한 공연이었어!!
현생 힘들어서 작년 중반부터 덕질 쉬었는데 이 콘에서 내가 듣고 싶었던거 다 해줬네 ㅜㅜ 후기 잘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