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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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 출간

"천재라는 말로도 모자란, 신이 소유했던 펜"

"천재성은 타고나는가, 길러지는가?" 


천재성은 타고난 능력이나 유전적 요인에 좌우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이 모차르트다.

동시대의 거장 요제프 하이든은 자신보다 24살이나 어린 모차르트의 곡을

"감히 따라갈 수 없는 작품"이라 칭했으며,

7살 소년 모차르트의 연주를 직접 관람했던 독일 문호 괴테는

훗날 "악마가 (평범한) 인간을 조롱하기 위해 세상에 내보낸,

누구나 목표로 삼을 만큼 매력적이지만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위대한 인물"로 모차르트를 꼽았다.

또 다른 천재로 손꼽히는 물리학의 대가 아인슈타인은

"예술가나 음악인으로서 모차르트는 이 세상 인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차르트의 천재성은 하늘이 선사한 것이기 때문에 보통 인간과는 도무지 비교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익히 알려진 것처럼 모차르트의 재능은 오롯이 타고난 것일까?

그의 인생에는 과연 예술적 단절이나 굴곡이 없었을까?

그가 신동에서 불멸의 작곡가로 진화할 수 있었던 진정한 동력은 과연 무엇인가?

모차르트의 천재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그것이 오직 선천적 재능이나 유전적 요인에 기반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모차르트는 작곡을 하기도 전에 이미 모든 곡이 머릿속에 완성돼 있었다’는 믿기지 않는 일화도 전해지지만,

모차르트 스스로 "길고 고된 작업의 결실"이라고 불렀던 현악 4중주처럼 퇴고를 거듭했던 경우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모차르트의 경우 그의 재능을 일찌감치 발견해 더 큰 세상에서 선보일 기회를 마련하고

모든 교육적 환경을 제공한 아버지가 존재했다.

더욱이 전 유럽을 상대로 유년 시절부터 계속된 순회공연은 비단 재주를 뽐내는 자리에 그쳤던 것이 아니라,

모차르트 스스로를 신동 연주자에서 장르를 넘나드는 천재 작곡가로 거듭나게 해준 산교육의 무대였다. 


"예술가가 여행을 할 수 없다면 그저 비참한 존재일 뿐" 


모차르트는 35년이라는 짧은 인생 동안 17차례에 걸쳐 여행을 떠났다.

총 여행 기간은 10년 2개월 2일, 즉 3,720일에 이른다.

인생의 3분의 1을 여행으로 보낸 ‘길 위의 삶’을 살았던 셈이다.

1763년 6월 잘츠부르크에서 출발한 모차르트의 여행길은 1766년 11월에야 끝났다.

후대에 ‘그랜드 투어’라 불리게 된 이 여행은 3년 5개월간 지속되었으며,

당시 모차르트는 무려 88개 지역에서 연주했다.

서양음악사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곧이어 모차르트는 1769년에서 1772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이탈리아 여행에 나섰고,

이 여행을 통해 종교 음악과 오페라에 눈뜨게 되었다. 

모차르트의 행적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저자는 ‘여행’이야말로 모차르트가

신동 연주자에서 불멸의 작곡가로 완성될 수 있었던 방법론이었다고 설명한다. 

첫 여행이 모차르트의 출현을 유럽 전역에 알리는 기회가 됐다면,

두 번째 이탈리아 여행은 모차르트가 전 장르를 넘나드는 ‘전천후 작곡가’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여섯 살에 시작해 타계 3개월 전까지 계속된 여행에서

모차르트는 문화 예술계의 거장들을 두루 만났고,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협주곡과 교향곡, 소나타, 실내악, 종교 음악, 오페라 등

전 장르를 총망라한 불멸의 작곡가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모차르트의 교향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 모차르트로 하여금

종교 음악에 눈을 뜨게 해준 조반니 바티스타 마르티니 신부,

모차르트를 아들처럼 아끼며 이끌어준 ‘교향곡의 아버지’ 요제프 하이든,

모차르트의 오페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대본 작가 로렌초 다 폰테 등은

모두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저자는 여행을 통해 성사된 이들과의 만남이 없었더라면,

모차르트는 한낱 잘츠부르크의 지역 작곡가로 남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더욱이 기록으로 남아 있는 모차르트의 세 연인도 모두

구직을 위한 여행 중에 만났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섯 살 꼬마 모차르트가 손등에 입을 맞춘 뒤 청혼했다고 전해지는

마리 앙투아네트 역시 순회공연 중에 만났으니,

모차르트에게 있어 여행이란 불멸의 작곡가로 변화하는 결정적 계기를 넘어 삶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저자는 모차르트의 삶과 여행,

그 속에서 만났던 인물과 음악 작품을 맞물려 연대기 순으로 설명한다.

여행지와 그곳에서 만난 사람, 그 만남을 통해 탄생한 작품을 소개하는 방식은

다른 예술가의 경우라면 작위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모차르트의 경우 예술적 교류와 작품 탄생, 그로 인한 삶의 변화들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배운 것을 곧바로 응용해 작곡 영역을 넓히는 것은 물론 이전까지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음악 세계를 구축한 것이 오늘날의 모차르트를 있게 한 열쇠다. 


"축조, 해체, 재건축을 밟아온 비운의 작곡가" 

당신이 아는 모차르트는 진짜 모차르트인가?



"모차르트, 날 용서해주게. 자넬 죽인 건 바로 날세."

영화 [아마데우스]의 첫 장면에서 모차르트 살해범 살리에리가 자살을 기도하며 외친 말이다

(후대에 밝혀졌지만, 실제 살리에리는 모차르트를 독살하지 않았다).

영화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미완성 유작 [레퀴엠]의 창작과정과

의문에 쌓인 모차르트의 죽음, 오페라 [마술피리]와 프리메이슨 사이의 연관성,

아내 콘스탄체와의 불화설 등 모차르트의 삶과

그의 작품은 당대부터 수많은 의문과 억측을 만들어냈다.

이후 모차르트에 대한 평가가 숭배적 차원으로 격상되면서,

본질의 모차르트는 온데간데없고 포장된 모차르트만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낭만주의 시대에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나치시절에는 ‘독일의 민족적 영웅’,

냉전시대 동구권에서는 ‘봉권주의에 맞선 인민 작곡가’로 불리다가,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모차르트 음악이 두뇌발달에 효과가 있다는 ‘모차르트 이펙트’가 모차르트의 실체를 대신하고 있다. 


여기에 ‘순진무구한 천재’이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음담패설을 일삼는 악동’이라는

모차르트의 이중성은 모차르트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었다.

저자는 모차르트 사후 출간된 수많은 전기와 후대 학자들의 연구,

편지와 신문기사 등 당대 자료를 통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모차르트의 인생과 작품 세계를 기자 특유의 객관적 시각으로 하나하나 파헤치고 재조명한다.

저자의 말처럼 "본래 얼굴은 하나였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수많은 가면을 뒤집어쓰게 된"

모차르트의 진짜 모습을 퍼즐 조각을 맞추듯 하나씩 제시해준다.


미국 음악학자 제슬로이 말했듯 ‘축조와 해체, 재건축의 과정’을 밟아온 모차르트의 역사를 되짚어보면서,

익히 알려진 모차르트의 음악들이 과연 어떤 배경 속에 탄생했는지,

‘신이 내린 재능’ 뒤에 가린 ‘인간 모차르트’의 참모습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PROLOGUE 천재성은 타고나는가, 길러지는가

01 신이 내려준 선물 - 잘츠부르크의 신동
02 모차르트 신화의 시작 - 1차 그랜드 투어
03 신동 연주자에서 오페라의 거장으로 - 2차 그랜드 투어
04 속박과 억압의 사슬 - 대주교와의 악연
05 완성을 기다리는 음악과 사랑 - 모차르트의 세 여인
06 새장 밖으로 날아오른 새 - 빈의 자유음악가
07 스스로 포기하고 추락한 자 - 세 번째 고향, 프라하
08 천사가 된 천재 - 죽음, 그 이후

EPILOGUE 우리 시대의 모차르트
모차르트 예술의 키워드
모차르트 생애의 결정적 장면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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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 2018.11.08 22:53
    읽어보고 싶다 이 책 들고 다니면서 음악기행 하고 싶어
  • W 2018.11.08 23:08

    나도 주문 넣음 ㅋㅋ 여행 다닐 때 보면 이 시리즈 정말 좋을 듯

  • tory_3 2018.11.09 00:32
    아대박 모차르트....
    작년에 오스트리아가서 모차르트 코스 다갔었는데 이 책 읽고 다시가고싶다ㅠㅠㅠㅠㅠ
  • tory_4 2018.11.09 09:38

    나도나도! 올해 다녀왔는데 이거 보니 책 읽고 다시 가고싶어ㅠㅠ

  • tory_5 2018.11.09 11:25
    오늘 서점 가봐야겠다 고마워
  • tory_6 2018.11.09 12:43

    나 이 시리즈 정말 좋아해. 지금 가장 처음 나온 셰익스피어를 읽고 있는데, 덕후투어 하는 느낌. 

    사진도 그렇고 인문학적으로 한 인물에 대해서 잘 설명해줘서 좋더라고. 

    책날개 보니까 다양한 인물 선정하고 있던데 빨리 나왔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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