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숲

전부터 정말 쓰고 싶었는데 망설이고 있다가 안 그래도 밑의 글이 올라오는 김에 쓰고 간다. 

내가 시행착오 겪은 것도 있고, 육아를 단지 아기 때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육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 흔히 하는 말이 애들 유치원에 보내면 좀 한가해지는 거 아닌가?라는 말이야.

그거 본인이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옴. 

내가 7살 때 스스로 목욕하고 옷 갈아입고 밥 잘 먹고 자기 준비물 잘 챙기고, 스스로 공부 잘하고 

무난한 인간관계와 좋은 대학 가서 좋은 회사에  취업했는지를 생각해봐.

엄마의 육아는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결혼~ 또는 결혼 이후까지 진행되는 거야. 

애들 유치원에 보내고 브런치카페? 그게 유일한 사치이자 시간을 때우는 방법이라고 생각해봐. 걍 서글픈거지.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많은 정보가 오고 가는거야. 모든 정보는 그런 모임에서 나옴. 

그리고 자식의 성공이 곧 내 이름값임. 이건 맞벌이하는 여성들도 피할 수 없음.

내 애가 어느 대학을 가고 어떤 곳을 취업했냐에 따라 내 노력이 평가받음. 엄마=자식의 대학 이렇게 동일시 됨. 

어느정도로 심하냐 하면, 애가 좋은 대학에 가도 자랑 같은 거 하면 안되는 분위기라 익명게시판에 털어놓잖아.

그럼 꼭 그런 댓글이 나옴. 입시기간에 자식이 좋은 대학 간 거 자랑하지 말라고. 자기 힘들다고. ㅋㅋㅋ 

나이 좀 있는 기혼 커뮤니티 같은 데서는 매년 파이트되는 주제야.

단톡방 같은데서도 자기 자식이 좋은 대학 못 가면 잠수타는 일 많음. 


유아기 - 그야말로 짐승을 사람 만드는 기간.

유치원 - 초등학교 

이때부터 슬슬 갈리기 시작하는데, 영유-사립초/어린이집/국공립유치원+병설/사립 이렇게 나뉘어진다고 보면 돼.

사교육이 들어가는 시기지. 전업이면 라이드 시작함. 왜냐? 돈 거의 안 들고 효율적으로 괜찮게 배울 수 있거든.

저렴한 가격에 예체능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아주 저렴한 대신 차가 운행 안해.

엄마가 죽어나는 거지. 여기서 딸 같은 경우엔 단짝 문제도 발생. 저학년까지는 엄마가 개입하는 경우도 많아.

단짝 문제가 심각하더라구. 선생님도 개입하긴 하지만 결국은 엄마가 나서는 경우가 많음.  

좀 더 크면 아들이나 딸이나 친구문제는 엄마의 단골 고민이기도 함. 

라이드가 안되는 맞벌이 부부는 결국 사교육 동선을 짜게 됨.

이럴 때 초품아+학원가 많은 곳이 엄청엄청 좋음 

-> 내 동생이 학교에서 좀 멀고 한적한 곳에 집 샀다가 손해보고 다시 학교 근처 아파트로 옮겼어. 학원 때문에.

나도 그랬던 편인데 애들 좀 크면 토리들은 무조건 학원가 가까운 아파트로 이사가라. 

아파트 안에 태권도, 피아노 이정도만 있어도 저학년 땐 좋아. 내가 살았던 아파트는 상권이 다 죽어서 학원이 다 망함.ㅠ


엄마들이 머리 터지게 고민하는데, 사교육 종류도 많고 뭘 해야 후회없이 남는 게 많은지 각각 경험이 달라서...

저학년 때 주로 예체능해라, 아니다. 저학년 때부터 수학과 영어는 살살 해두어야 한다. 고학년 때 못 따라간다.

방과 후 수업은 통합학년으로 섞여 있으면 고학년들 욕 같은 거 배우기 쉬워서 비추한다. 등등. 

수학, 영어, 태권도, 미술, 피아노, 컴퓨터, 주산, 논술, 웅변, 발레, 수영, 다양한 게 있더라구.

그걸 다 만족시키는 학원가 찾기가 참 어렵지. 나는 최대한 애들을 차 타게 하고 싶지 않아서 고민 많이 함.

자. 여기서 아빠들은 도움이 안됨. 학원 정보는 엄마들+맘카페에서 제일 공유가 많이 되거든.

육아 아무리 나눈다 해봤자 이런 걸로 머리 터지는 건 여자임.


중-고등학교 

대학을 위해 달리는 시간. 

내신이 중요하니까 내신을 잘 올려주는 학원 공유도 잘 해야 하고, 수시 입학하려면 정보를 누가 구하겠어? 엄마가 구하러 다님.

우리 회사 기혼 선배는 애가 엄마가 회사 다니니까 전업 엄마 틈에 못 끼여서 학원 정보 공유가 안된다고 난리친 적도 있었음. 

전업은 라이드+식사...남자애는 고기만 해달라고 하고, 여자애들은 다이어트 한다고 안 먹으려 듬. ->거기에 맞춰서 식단 짜야함.

그럼 밥상을 몇번이나 차리게? 그리고 애들 학원 라이드. 이때즘 되면 남편도 지병 생김. 남편 식단까지 짜야 됨.

빨래는 얼마나 많이 하는지...

그야말로 돌아서면 밥하고 라이드하고 밥하고 라이드하고 집안일 하는 시기..

몸은 예전같지 않고 애들 뒤치닥거리에 바쁜 시기.  

맞벌이는 그걸 못하니까 보통 초등학교 1학년때, 그리고 고등학교 때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음.

어찌어찌 초등학교 1학년은 버텨도 고등학교 되서 회사일 하면서 애들 뒷바라지, 남편 수발까지 하기에 체력이 안되는 거지.

남편 외조 받으면서 진급하면 독한 x 붙음.  애가 공부 못하면 사방에서 엄마 탓함. 

진급했는데 애가 공부 못하면 저렇게 독하니까 애 공부는 뒷전이지 이럼. ㅋ


재수생 - 재수하게 되면  자식도 자식이지만 엄마도 엄청 스트레스 받는다.


대학 

애들 놀고 이러면 엄마들이 학점 전전긍긍. 대학 들어갔는데 왜 이러냐.로 고민 많이 함.

부모들도 요즘 취업이 어려운 거 알고 있고 예전처럼 놀고 학전 낮으면 힘들다는 거 잘 암. 

애들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고 겜만 하고 있으면 늦게 들어오면 혹시 무슨 일 생겼을까봐. 걱정. 겜만 하고 있으면 히키코모리 될까봐 걱정.

이때쯤 사이좋게 지내던 부모자식이라도 서로 멀어지기 시작.

자식은 성인이니 간섭하지 않길 바라고, 부모는 아직 애라고 생각해서 간섭을 쉬이 거두지 못함. 

보상심리도 나타나고, 갱년기 증상도 생기고, 인생이 허무하다고 느낌. 

아들한테는 밥 차려주는 걸로 애정을 표현하고, 딸은 엄마의 친구가 되어주길 바람.


취업 - 이제 엄마도 늙어서 애들 밥 차려 주기도 힘들고 슬슬 알아서 취업했으면 하는데 안되는 경우도 많음.

스스로 알아서 취업 잘하고 잘 챙겨 먹는 사람들도 많지만 엄마가 밥 차려야 먹는 애들도 있거든. 

본격적으로 자식과 많이 부딪치게 되지. 


결혼 - 결혼비용 지원해줘야지.

애 낳으면 애 봐줘야지. 안 봐줄 수 없음. 안그럼 애들도 먹고 살기 힘드니까.


짧게 적는다고 적었는데도 많네. 엄마의 육아는 진짜 내가 죽을 때까지 진행되는 거 같아.

애들 학교/학원+학원비/준비물/숙제/친구문제/애들의류나 생필품/애들 저축/ 이런 거 생각하는데 머리 핑핑 돌아가. 

육아만 해도 이래. 집안일까지 겹치면.....음...

참고로 난 남편 기죽이고 산다는 말 들을 정도로 우리 남편이 집안일+육아 나눠하는데 머리는 누구게요? 나임. 하하.


이렇게 불태운 다음에 남는 게 뭐가 있겠어. 

요즘은 내가 슬슬 죽음으로 향해가는 시기구나 싶어.

이게 인생이라는 걸까? 싶기도 하고. 


  • tory_87 2019.08.31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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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88 2019.08.3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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