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번에 이어 한 번 더 가져와 본 단편 (저번글:ttps://www.dmitory.com/comic/71314389 )
- '하츠키스'라는 잡지에 실렸던 단편
- 저번처럼 발랄하고 재미진 단편은 아닌데다, 나도 쓰고 보니 단편을 그대로 읽을 때의 느낌이 하나도 안살아서 괜히 이걸로 했다고 후회했지만(ㅠㅠ....) 뭔가 현실적으로 TS가 있다면 조금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답답함과 씁쓸함이 있었던 작품이라 가져와봤는데 나름의 재미를 느끼며 읽어주면 기쁘겠옹.
- 구매한 컨텐츠로 쓴 글.
인간의 남성에게만 기생하여 성별을 바꾸어 버리는 기생충 '후쿠로(주머니)벌레'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후쿠로벌레는 남성의 하복부에 기생하여 남성기를 부식시키고, 동시에 자궁과 아주 비슷한 공간(주머니)을 만들어 그곳에서 번식합니다.
한 번 기생당하면 생식기 및 신체는 점점 여성화되어 완전히 여성의 신체가 될 때까지 멈추지 않습니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도 기생당한 즉시 전용 약제를 자궁 내에 주입해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방법으로 백퍼센트 구제는 가능하지만 한 번 기생당한 신체의 여성화는 멈추지 않습니다,
'쿠츠무라가 계속 신경쓰였어서..'
'...미안. 나 따로 좋아하는 애가 있어서.'
한 아이의 고백에 너무도 귀찮은 표정으로 거절하는 이 남자애의 이름은
쿠츠무라 아유무.
'여자따위 싫다. 스가와라라 했나.. 나랑 제대로 얘기해 본 적도 없으면서 나의 뭘 보고 좋아한다는건데'
고백을 거절하고 돌아서며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썩을 남자애.
'후쿠로벌레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선 남성의 신체를 여성으로 바꾸어 버리는 기생충이 확산되고 있다,
쿠츠무라는 그 소리를 듣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데...
(가족이 전부 엄마+누나&여동생인 집안이면서도 여자따위 싫다 말하는 새끼)
집안 여자들은 무신경하게 자기가 여자가 되어도 생각보다 잘 어울릴지도 모른다며 무신경한 소리를 한다.
그에 상판까지 내리치며 버럭해 여동생을 울려 버리는데..
'이래서 여자따윈 싫다니까. 자기한테 불리해지면 울어버리면 된다고 생각하나보지.'
그에 비하면
끌어 당기는 팔의 강한 힘,
가슴의 단단함.
여자를 싫어하는 쿠츠무라는 한 동급생 남자를 좋아하고
이른바 '남성성'을 동경하여
논리는 1도 없는 비교와 이상한 편견으로 여성을 싫어하는 놈임.
어느날 쿠츠무라에게 후쿠로벌레의 감염증상인 성기의 변색이 나타나고
감염 확정
그리고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후쿠로벌레 감염자는 전염을 막기위해 100%치료가 완료될 때 까지
산 속의 기관에서 카운셀링도 받으며 관리를 받는 생활을 하게 된다,
그렇게 2년이란 시간을 산 속에서 보내고 허가가 내려와
고향 친구들은 없는 지역의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어 여자로 생활하기 시작한 쿠츠무라.
이름도 아유무에서 아유미라는 여성형 이름으로 바꿨다.
후쿠로벌레는 전염이 되지 않도록 완치된 후 사회로 나오지만 후쿠로벌레의 감염자들은 사회에서 멸시 받고 이지메를 당하는 상황이 빈번하다.
그래서 쿠츠무라는 자신의 과거를 철저히 숨기며 여자로서 살기로 마음 먹었음.
여자가 되어 처음 술자리에 어울렸더니
술에 취한 쿠츠무라를 역까지 데려다주겠다는 남자새끼는
쿠츠무라를 겁탈하려 들고..
이전 ‘끌어안는 팔의 강한 힘’ 이라며 얼굴을 붉히며 동경하던 남성성이 여자가 된 쿠츠무라에게 이런식으로 발현될 줄이야..
하지만
다행이도 그런 쿠츠무라를 구해주는 왕자님이 나타났다.
그야말로 왕자님. 나타난 건, 겉모습이 변해도 쿠츠무라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고등학교때부터 좋아했던 동창생 츠지이였다.
쿠츠무라가 예전 친구인 아유무였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츠지이는 고백을 함.
‘첫 눈에 반한 거 태어나서 처음인 거 같아
괜찮다면 우리 사귀지 않을래?’
그 한 순간에 걱정이나 불안이 날아가버렸다.
츠지이가 나를?
기쁘다. 꿈만 같아.
여자다 되어 그저 숨만 쉬며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살던 쿠츠무라는 행복을 느끼게 된다.
나를 사랑한다는 건 내가 여자라서?
아니면 내가 나라서?
소중히 여겨지고 있다고 느껴지는 만큼 욕심이 생긴다.
진짜 내 이름으로 불러줘.
진짜 나를 봐줘.
하지만 점점
여자인 자신이 아닌 원래의 자신인 아유무로 봐주길 바라는 마음이 자라나고 츠지이도 쿠츠무라의 불안을 알아채는데.
자기가 의지가 안되냐며 고민을 얘기하라는 츠지이
아유미의 전부를 받아들이고 싶어
츠지이의 전부를 받아들여주겠다는 말에 감동받아
용기를 내어 자기가 동급생이었던 아유무임을 밝힘
하지만
모든 걸 받아들이겠다던 츠지이는 바로
쿠츠무라의 손길을 뿌리치며
급히 폰을 들어 후쿠로벌레의 감염여부를 검사하는 정밀검사를 예약하는 행동을 취함..
참고로 후쿠로벌레는 감염자는 타인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100퍼 완치 해야 허가를 받고 사회로 나올 수 있으며 이 건 뉴스에서도 공공연히 강조하는 부분.
쿠츠무라는 자긴 완치가 끝났다고 전염되지 않는다고 사정하지만 믿지 않는다.
나를 계속 속인 거잖아.
니가 남자였던 걸 알았다면 사귀거나 하지 않았어.
두 번 다시 내 앞에 나타나지 마.
남자에게 거부 받고 다시 인생에 희망을 잃어버린 쿠츠무라에게 돌아갈 곳은 다시 여자들 밖에 없는 자신의 집.
하지만 혼자 갇혀
희망을 잃고 히키코모리로 살아도
미치도록 놀랄 일은 생기는데
그저 단순한 생리다.
아 진짜 나도 정말 좀 익숙해져라..
언제까지 이렇게 쫄건데..
아니 무섭지. 이렇게나 피가 나오는데.
여자로 태어나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생리지만
남자였던 이 놈은 2년이 지나도 자신의 몸에서 대량의 피가 쏟아져 나오는게 무서운 모양.. 아 예민하다 예민해..
좌절해 있어도 생리는 하고.. 생리통에 진통제를 달라며
(아마도 처음으로) 여자인 식구들에게 의지를 한 모양인데
여자를 싫어한다며.. 화만 버럭버럭 내며, 밖에서 상심하고 지 편한 집에 와서 편히 틀어박혀 있을 뿐이었던 쿠츠무라가 자기들을 의지해주는게 참으로 기쁜 가족들.
생리통에 아프다니 약 먹으라며 너무 심하면 병원 가보자며 어떻게든 서포트 해주려고 마음이 들 뜬 가족들.
작가가 일부러 가족에 남자를 배제시킨 건지 모르겠지만.
결국 여자가 된 남자를 받아준 건 여자들이었음.
쿠츠무라는 츠지이와 함께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자기를 받아들여주고 보호해주는 가족이 있는 고향에서 다시 생활하게 됨.
알바도 새로 시작했다.
같이 일하는 알바는 나이도 같고
주욱 같은 곳에 살아온 것 같은데
뭔가 생각날 듯 싶더니
고딩때 자기에게 고백을 했던 여자애였음.
그리고
‘쿠츠무라?’
성별도 성도 이름도 다 다르며 겉모습도 변한 자기를 단번에 알아보는 애.
‘나 후쿠로벌레에 기생당했거든. 가까이 있으면 너한테도 옮을지도 몰라.’
츠지이에게 거부당하고 자신을 받아들여 줄 사람 따윈 없으리라 체념한 아유미는 친밀하게 구는 스가와라에게 띠껍게 굴지만.
‘제대로 완치 됐으니까 지금 여기 있는 거잖아. 뉴스 보고 수업듣고하면 그 정도는 당연히 알아. 거기다 나 여자라 관계도 없는걸.’
모든 걸 받아들여주겠다고 하고서도 아유미의 사정을 듣자마자 편견에 휩싸여 자기에게도 옮을까봐 바로 병원에 검사받을 예약을 하는 남자가 있는 반면
오랜만에 만났을 뿐이며 예전에 저기다 차버리기까지 했던 이 여자는 뉴스만 봐도 안다며 흔들리지 않는다.
‘어떻게 지내나 신경쓰였어. 또 만나서 기뻐!!’
그리고 ‘나’를 만나고 진심으로 기뻐하기까지 한다.
둘은 알바도 같이 하며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쿠츠무라는 나와 함께 있을 때 오레(나를 칭하는 남성형 단어)라고 하네.’
‘남자였던 걸 아는 상대에게 숨길 필요 없잖아.’
자신의 과거를 아는 스가와라에는 여전히 까칠하게 대하면서도 마음껏 자기의 정체성과 남성성을 어필.
‘나 있지.. 내 눈 쌍커풀 프티성형한거야.
나도 숨길 필요 없겠지.’
하지만 스가와라 참 착하다ㅠㅠ
계속 쎄하게 굴면서 스가와라가 친밀하게 대해주는 걸 당연히 받아먹는 아유미에게 자신에게도 비밀이 있다며 알려주며 안심하도록 마음 편히 있을 수 있도록 마음 써 주는 스가와라.
아유미가 아 그런가 하며 단순히 쌍커풀을 바라보니 스가와라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에 아유미는 쉽게 착각을 해 버림.
나를 좋아하는구나.. 하고.
자신을 좋아한다는 생각이 드니 아유미는 거부감이 들어
‘이러면 곤란해.
나 고등학교 때도 거절했지만 이렇게 되기 전 부터 여자한테는 관심 없었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니까.’
손길을 뿌리치고 만다.
나 쿠츠무라를 그런 눈으로 본 적 없는데.
하지만 만지는 것도 싫은 거라면 미안하게 됐어.
기분이 상해 돌아가려 하면서도
스가와라의 눈은 똑바로 쿠츠무라를 응시함.
쿠츠무라는 내가 착각했었구나 하며 집으로 돌아왔더니
‘요즘 외출도 하고 친구 생겼구나’
그제서야 자기가 친구란 단어 자체를 잊고 있었던 걸 깨달은 쿠츠무라. 그리고 스가와라가 친구임을 깨달음.
‘아까는 정말 미안했어.’
사람과의 진실된 관계 맺기를 포기했던 쿠츠무라를 다 받아들여주고 이해해주려 노력하며 친구가 되어준 스가와라
오늘 손 뿌리치고 그래서 정말 미안해.
괜찮아. 뭐 내가 쿠츠무라를 좋아했던 건 사실이고.
내가 쿠츠무라를 지금의 모습으로도 바로 알아본 건 고등학교 때 너를 계속 바라봤어서 그래.
쿠츠무라는 기본적으로 무표정이면서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땐 엄청 즐거워보이는거야. 그게 뭔가 부러워서 말이지.
계속 그 대상이 나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해서
쿠츠무라가 남자고 내가 여자라
그 때에는 남자에게 이런 기분을 느끼는 걸 사랑이라고 밖에 생각하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난 그저 쿠츠무라랑
연애나 그런 거 일단 제쳐놓고 얘기를 나누고
친구가 되고 싶었던 거라 생각해.
(맨 처음 자기랑 얘기해 본 적도 없으면서 자기를 왜 좋아하냐고 꿍시렁 댔는데 스가와라야말로 변한 자기를 단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자기를 봤으며. 과거 자기가 좋아했던 친구였던 놈은 사귀고 비밀을 고백할 때 까지 쿠츠무라가 누구인지를 몰랐음;;)
처음부터 여자로 태어났다면
남자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남자를 좋아하게 되지 않았더라면
그냥 아예 태어나지 않았었다면
(좋았을텐데)
계속 생각했다.
하지만 남자인 자신을, 여자인 자신을
그저 있는 그대로 봐주는 스가와라가 있음
내가 남자로 태어난 것
그리고 여자가 된 것.
좋아하는 놈에게 거부당한 것.
지금 여기에 있는 것
내가 나인 것.
전부 다 이걸로 된거야.
자기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스가와라의 존재 그 단하나가
삶에 의미를 주게 됨.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그리며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오레가 (내가) 여자가 됐더니 남자들이 나를 너무 좋아하고 여자는 나를 너무 질투해서 곤란해!’ 류의 TS가 판을 치지만
현실적으로라면 여자가 된 남자를 이해해주고..
성별을 떠나 한 사람으로 봐주고 받아들여주려 노력하는 건
솔직히 여자겠구나 조금 이런 모습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단편.
거기다 여자가 된 남자놈이 여자한테 까칠하게 구는 것도 빡치지만 뭔가 현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