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공주가되어버렸다) 어공주 불판

아니 이거 회빙환 로판 웹툰화한 거잖아? 이런 장르의 로판은 혐생 살다 어리고 뽀짝해진 주인공이 세상의 중심이고 그 주인공이 온갖 반짝반짝한 삶 누리는 거 독자가 머리 비우고 대리만족하는 거 아냐? 아티가 왜그렇게 욕먹는지 모르겠다... 애초에 표절작에 설정 바뀐 이상 찐아티고 가짜아티를 나누는 게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으며 설령 나눈다 하더라도 현아티 입장에선 찐아티를 어떻게 할 방도가 있나? 현아티한테 이 세상은 책 속의 세계인데다 죽고 나서 눈 뜬 거면 그냥 새로운 자기 몸으로 환생한 것이나 다름없이 여겨질텐데...

또 어공주뿐 아니라 책 속 인물 혹은 다른 인물한테 빙의해서 새 삶을 사는 로판 주인공들은 수없이 많은데 그럼 이런 주인공들은 자기 목숨 버리고 진짜 몸주인 찾아서 몸 돌려주는 고군분투 삶을 겪어야 하는건가? 빙의물의 재미는 고구마, 혹은 악한 삶을 살던 원주인 대신 새로운 성격의 인물이 들어와 사이다를 선사하는 한편 주인공 입장에서도 책 혹은 이전 삶의 경험을 통해 이전의 삶보다 더 멋지고 뛰어난 삶을 겪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포인트잖아? 회빙환 장르는 자기 몸이냐 남의 몸이냐가 차이점이지 결국 현생에 힘든 독자들에게 판타지를 선사하기 위한 일종의 도구일 뿐이고 어공주는 이런 클리셰를 철저하게 따른 양산물 중 하나일뿐임

아티 나이 문제도 마찬가지로 다들 누구 몸으로 들어갔느냐 차이지 최소 나이 열스무살씩 먹은 시점에서 어린애로 돌아간 로판 주인공들 소설이든 웹툰이든 한무더기씩 되는데 아티만 그렇게 조롱받는 것도 웃긴 일임

제니트 문제 역시 애초에 제목에서부터 보이듯이 고귀한 신분으로 다시 태어나 모두에게 사랑받고 다 해먹는 나! 라는 주제에 따르는 작품이라면 당연히 아티가 원탑이어야 하는 게 맞는 거고 원작 흐름과 웹툰 1부 내용을 살펴봐도 제니트 아티 투탑인가 아닌가 얘기가 거론되는 것도 이상한 일이며 설사 작가가 가족 관계 중심으로 간다 하더라도 아티를 중심으로 짜여져야 했었음. 너무 판에 박힌 회빙환 클리셰를 강조하는 것 같지만 애초에 원작이 판에 박힌 클리셰 작품인데 어쩌겠음? 제니트 비중을 늘려주고 싶었으면 아예 처음부터 판을 다시 짰었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원작 의도대로 아티한테 몰아주되 고구마 구간을 줄이는 식으로만 각색을 해야 하는데 이건 이도저도 아님;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명백한 각색 미스라고 봄...

어공주는 한마디로 그냥 전형적인 머리 비우고 보는 대리만족용 회빙환 로판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 표절 시비 붙었다고 아티를 갈등의 불씨가 되어버린 빙의주인공으로 바꿔버린 원작 작가의 성의만 봐도 알 수 있음 정작 웹툰 작가랑 독자들이 더 성의있게 보는 바람에 이런 싸움이 붙는듯... 원작에서는 아티 그 자체였다 빙의된 지혜가 되버리고 웹툰에서는 제니트한테 분량이 밀리고 독자들한테도 가짜라고 욕먹는 아티가 안쓰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