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해외거주

예전부터 막연히 몽골에 한번은 가고 싶었다. 

몽골 하면 징기스칸, 초원, 게르 꼴랑 아는건 한 손에 다 꼽고도 

손가락이 남아도는 정도로 무지하지만

꼭 가보고 싶은 이유가 있었다. 

몽골의 밤하늘!!!

 

한국에 살며 밤 하늘 한번 제대로 쳐다보고 산적 없지만

그냥 몽골에 가서 쏟아지는 별을 만끽 하고 싶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내 버킷리스트 여행지 중 

몽골이 태연하게 한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렇게 로망으로만 끝날줄 알았지만...


역시 여행은 우선 지르고 봐야한다.

버킷리스트 여행지 중 1을 달성하고 

자신감이 아직 식지 않은 작년 말 즈음


"우리 몽골에 별보러 가자!"


뜬금 없는 소릴 친구에게 던져버렸다. 

뭐 막연히 밑도 끝도 없이 던진 말은 아니었다. 

바로 전 버킷리스트 여행지1을 함께 한 동지였고 

은연 중 몽골에 대한 로망을 내비쳤던 그 한마디를 나는 흘려듣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1월 우리는 몽골행 티켓팅을 감행했다. 

8월 11일-8월18일의 일주일 왕복 대한항공 티켓

티켓 값은...좀 격한 표현을 하자면 더럽게 비쌌다.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몽골 항공사 미아트와 대한항공 뿐인데 

그나마도 대한항공이 저렴한  70만원....부들부들...3시간 비행에 70만원 

하아....내 생에 가장 비싸게 끊은 티켓이었다.

이마저도 후에 성수기가 가까워서는 100만원까지 치솟았다고 하니 무시무시하다.

친구도 본인 유럽 여행때 특가로 끊은 티켓값과 비등비등하다며 고개를 절레 절레

어차피 또 갈 일은 없어 보이니 지르고 보자!!! 

이래서 독점이 무서운 겁니다....여러분....


티켓팅은 했고  

이제 그 넓고 넓은 몽골땅에서 우린 어딜갈까????

막연히 몽골에 가야지란 마음만 먹었을 뿐

갈 곳을 정하지 않고 있었다.  

구글에 몽골 두글자를 입력하자 무슨 백두산 천지같기도 하고 바다같기도 한 

영롱한 대자연의 축복을 머금은 것 같은 사진이 나왔다. 

그 이름하야 홉스골 호수라고 한다.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호수  

좋았어!! 너 멋있다. 너로 정했어. 홉스골!!!


다음으로 여행방식을 정해야 했다. 

처음엔 흔히들 하는 현지 투어를 할 생각이었고 

이래저래 접촉을 해보았지만 

썩 마음에 드는 일정이나 금액이 보이지 않았다. 

몽골 투어는 솔직히 저렴하지 않았다. 최대인원 6명을 채웠을때 아주 저렴한 가격이 하루에 60-70달러 

최소 보통 5박 6일정도를 제시하기에 가장 저렴한 제시가는 저렴한 가격에 맞는 코스과 구성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투어를 위해 몽골카페에서 인원을 모아야 하는 과정이 부담됐다.

이미 모으고 있는 팀에 슬쩍 끼어보고 싶었지만 날짜가 맞는 팀이 좀처럼 없었고 

대부분 사막투어 인원 모집글이 더 많았다.

모래를 싫어하는 나에게 고비 사막은 아예 고려 대상조차 되지 않았었기에 이제와서 고비사막으로 여행지를 변경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결국 투어없이 맨몸으로 자유여행을 하기로 결정

다행히 고비사막과 달리 홉스골은 자유여행이 가능은 하다.

비싸거나 고생하거나 뭐 둘 중 하나만 선택하면 되니까.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1000km 떨어진 홉스골 호수가 있는 우리의 최종 목적지 장하이 캠프촌은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무릉이란 도시에 내려 그곳에서 또 택시를 타고 들어가거나 

1박 2일 15시간 로컬 버스를 타고 무릉에서 내려 또 택시를 타고 가거나 방법은 두 가지 

우린 적절하게 반반 믹스를 택하기로 했다. 


몽골 국내선 항공사는 훈누에어와 에어로 몽골리아

훈누에어가 좀 더 비싸다. 그래서 에어로 몽골리아로 3월 티켓팅 오픈이 시작 되자마자 

편도 125000원에 항공권을 예매했다. (이 조급한 행동이 후에...몹시 부러움을 사게 되었다.)


몽골 여행 준비는 녹록치 않았다. 정보가 찾기 힘들었다. 

전 여행지도 여행정보가 너무 부족하다고 투덜댔으나 그곳은 나름 배낭 여행자들의 성지로

여행정보가 넘쳐나는 수준이었다. 보통 투어여행을 많이 하다보니 자유여행자들의 정보도 너무 적고

그나마도 몇년전 후기들이었다. 답답했다. 결국 내 손으로 또 고생길을 선택한건가 싶었지만 

국내선 비행기 티켓까지 결제한 상황에 이제와서 현지 투어사를 알아볼 순 없었다.


6월 용산 몽골비자대사관에 가서 비자 신청도 마치고 8월 11일 드디어 몽골로 떠나는날 

저녁 7시 20분 비행기 지독히도 더웠던 올해의 8월 한가운데 

캐리어와 캐리어만한 구스침낭을 끌고 난생처음 제 2터미널 도착!

드디어 울란바토르로 간다. 


3시간은 금새였다. 

국적기는 좋은거였다. 

기내식은 꿀맛이었다. 

그래도 역시 70만원은 눈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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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터미널 보다 작은 사이즈의 국제공항

갑자기 몰린 사람들 덕에 작은 공항의 입국심사대가 갑자기 들썩였다. 

그렇게 여차저차 나간 공항에는 숙소에 예약해둔 픽업기사님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고 

공항이 너무 주택가 한복판에 있는 것에 놀라고 선선하고 건조한 날씨에 또 한번 놀랐다. 


찜통속 만두같던 기분이 바로 3시간 전인데 

이 상쾌함과 이 건조함은 마치 천국 그 이상이었다. 

홉스골이고 자시고 그냥 여기만 있다가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겠는데~

여기 천국인가봐~

감격의 난리 부르스를 한바탕 치룬 후 

픽업 차량에 탔는데 차는 도요타였는데 

내가 몽골에서 본 승용차는 두 종류로 나뉘었고 도요타 혹은 소나타였다. 

아저씨는 좋은 차라며 차 부심이 굉장하셨다. 


우리의 픽업 기사님은 바이싸 아저씨

아저씨께 몽골어로 안녕하세요, 안녕히 계세요, 감사합니다. 이 세마디를 배웠다.

무뚝뚝해보이는 바이싸 아저씨는 사실 상냥하고 친절한 분이었다. 

아저씨께 애플파이 과자를 감사의 인사로 몇봉지 전했을 때의 아저씨의 

해맑은 예쁜 표정이 아직도 또렷하다. 

몇개의 영어 단어로 우린 꽤나 즐겁게 하하호호거렸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숙소에 도착 

우리의 숙소는 아파트 건물 3층에 위치해있었고 

깔끔했고 친절했고 따뜻한 물이 펑펑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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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는 총 세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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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밖 풍경




1박만 하고 떠나기 아쉬운 포근함 

씻고 잠자리에 들기까지 꽤 오랜시간이 걸렸다. 

새벽 세시가 넘어서 잠든 우리는

8시가 되어 일어나야만 했다. 

15시간걸린다는 그 로컬버스 티켓도 끊어야 했고 

조식도 먹어야 하고 

환전도 해야하며 

하루밖에 머물지 못하는 울란바토르 관광까지 

침대를 즐기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식당에 가보니 이미 테이블이 꽉 차 있고 

유일한 동양인 가족이었던 일본인 가족 테이블로 합석이 이루어졌다. 

6살 7살쯤 되어 보이는 꼬마 아가씨와 함께 한 이 세 가족과 잠시 대화를 나누는데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셨다.


일본 관광객 -"한국에서는 몽골이 인기여행지인가요?"


유독 어느때보다 여행정보 찾기가 어렵던 상황을 떠올리며


나 - "글쎄요....그렇게 유명한 여행지는 아닌것 같은데요..."


일본관광객 - "저희가 이곳에 있던 2일간 몽골 사람 다음으로 많이 본게 한국사람들이었어요. 

                   일본 사람은 전혀 보지 못했네요.

                   그래서 한국에서 몽골은 굉장한 인기 여행지구나 생각했는데..."


나 - "에이 아닐걸요~"


가볍게 조식을 마친 후 

짐을 싸서 숙소 사무실에 맡기고 

우리는 버스티켓 구매를 대행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는데 

이게 오기전부터도 문제였던 부분 때문에 잠시 또 이야기가 길어졌다. 

우리가 가는 목적지는 장하이라는 곳이었고 

100km떨어진 곳이 무릉

20km떨어진 곳이 하트갈이란 곳이었는데 

보통은 무릉까지 가는 버스가 있지만

집요한 검색 끝에 하트갈에 가는 버스도 

매일은 아니지만 일정 기간 운행을 해준 다는 사실이었고 

나는 몽골버스 터미널 사이트까지 들어가서 일일이 확인한 결과 

우리가 가는 12일 날짜에도 분명히 하트갈 가는 버스는 있었지만


메일로 의견을 주고 받은 숙소에서는 절대 그런 버스가 없다고 단언 했고 

안되는 영어로 전화까지 걸어서 몇번의 확인을 더 부탁했지만 그런 버스는 없다는 대답뿐이었다.

그래서 아침 나절 사무실에서 또 한번 내가 확인한 사실을 어필했지만

무조건 없다는 단언에 포기!!! 네, 그냥 무릉 가는 6시 버스로 티켓팅 해주세요. 

휴....


버스티켓으로 인한 실갱이를 마친 뒤 

환전을 위해 찾은 국영 백화점

(환전은 원화로 가능하다. 5만원 짜리가 더 우대해준다나 뭐라나)

아침 나절 나의 아닐걸요...라는 대답은 바로 수정에 들어가야 했다. 

일본 이후로 이렇게 한국 관광객을 많이 만난건 처음이다. 

백화점엔 몽골사람 다음으로 한국사람이 가장 많아보였다.

나만 몰랐던 사실이었는데

몽골 그곳은 굉장한 인기여행지였다.

  • tory_1 2018.11.08 23:58
    와! 다음편도 너무 기대된다 톨아 꼭 써줘야해!!기다릴래
  • tory_2 2018.11.09 04:47
    몽골 한번 가보고싶았는데 글 진짜 재밌다
  • tory_3 2018.11.09 08:29
    다음 글도 기다릴게 글써줘서 고마워
  • tory_4 2018.11.09 08:44
    재밌다 ㅎㅎㅎ
  • tory_5 2018.11.09 09:26

    내년에 가면 딴 공항 갈거래 지금 공사중이래 ㅋㅋㅋ 나는 8월말 9월초에 다녀왔어 ㅋㅋ 

  • W 2018.11.09 09:34

    다른 공항?

    징기스칸 말고 다른 공항이 생긴대?


    새 공항은 필요없으니

    항공사나 증편해달라고 하고 싶다. ㅠㅠ


  • tory_5 2018.11.09 10:54
    @W

    응응 공항 크게 만들고 있대ㅋㅋㅋ공항 커지면 증편되지않을까?

  • tory_7 2018.11.09 13:17

    몽골 은근 많이가더라....


  • tory_8 2018.11.10 22:39
    와 나도 톨이랑 같은 이유로 몽골 가고싶었는데 글쪄줘서 고마워!! 흥미진진해
  • tory_9 2018.11.13 22:20

    내년에 나도 계획중인데!!1 잘 보고가!!

  • tory_10 2018.11.17 15:39
    톨아! 우연히 클릭했다가 정주행한다! 필력 갑이다 정말ㅋㅋㅋㅋ 여기서만 보기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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