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에 테이블 4개 규모의 작은 맛집이 있었음
아시아 퓨전 요리들이 주 메뉴였고 술 페어링 해서 파는 집이었음
사장님=주방장님이 요리에 진심이라 실험적인 메뉴도 많고 신메뉴 개발도 열심히 하는 집이라서
알음알음 친구나 커플끼리 와서 좋은 안주에 좋은 술 같이 마시는 그런 아늑한 곳이었는데
맛집이라고 조금씩 알려지다가 동네 맘카페에 퍼진 이후로
애기들 데리고 오는 가족단위 손님이 많아짐
근데 문제가 그냥 빌라촌 상가단지에 있는 작은 가게라서 주차공간 없음
술집이라 당연히 유아용품 없음.. 등등이라
다른동네에서 차끌고 온 가족단위 손님들이 막 따지고..
주변에 유료주차장 밖에 없어서 거기로 안내하니까 욕하고
나는 엄청 오래된 단골이라 퇴근하면 그 집 들러서 술한잔 하고 가는게 일상이었는데
가족들끼리 와서 테이블 다 차지하고 있으니까 언젠가부터 자리없어서 매번 못들어감
그렇게 친구, 커플, 혼술 손님들 다 못들어가고 가족손님들만 들어가게되는데
또 문제는 이 가족단위 손님들은 여기서 파는 실험적 메뉴, 신메뉴를 안먹음
그러다보니 걍 무난한 메뉴들만 계속 팔려서 실험적인 메뉴 재료 소진이 안되니까 메뉴가 아예 없어지게됨
그래서 어쩌다 자리 나서 들어가게된 기존 손님들은 자주 먹던 메뉴가 사라져있어서
원래 거들떠도 안보던 무난한 메뉴들만 먹어야되니까 가야될 이유가 없어져서 점점 손님 줄어듬
나도 가끔 자리 나서 들어가도 좁은 식당에서 애기들 뛰어놀고 부모들은 맥주먹고있고
내가 자주 먹던 메뉴는 없고 칵테일 메뉴도 안된다하고..
그래서 아예 포기하고 안가게됨
근데 또 문제는 가게 입장에서 예전엔 손님들이 단가 높은 메뉴랑 비싼 술들 많이 먹었는데
가족단위 손님들은 제일 싼 기본메뉴에 술도 맥주만 먹는데 또 오래 있기까지 하니까
매출이 확 줄어든거임
그래서 이걸로 또 갈등 생기고 그러다가 맘카페에서 또 욕먹고
결국 지금은 가족손님도 친구, 커플손님도 안가는 곳이 됨......
맨날 손님 없는 거 보고 의리로 얼마전에 다녀왔었는데
사장님 폼 떨어져서 옛날 그 맛이 안나더라...ㅠㅠ 슬펐음..
로그인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