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고야이는 암에 걸렸다.
1차 외과 수술을 받았다
공허한 그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내 마음으로 채우려했다
어느덧
도려낸 자리가 살로
채워지려나 했다
근데 그 공간이 점점 넘쳐 나더라
재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매일 밤을 울었어
그래도 너는 너무 잘 먹고 잘 누고
우리 가족을 사랑하고
끝이 먼 것만 같이 잘지내주더라
식욕이 많은 아이라 참 다행이라고
섣부르게 생각했어
그러다 추석 즘
너는 안 먹고 안 누고..
안하는 줄 알았어 시위하는구나 했지
우리가 집 밖에 내돌아서.
근데 못 하는거더라
그걸 먼저 알지 못해서
내 마음이 그랬어
우리 가족 마음이 참 그랬어
그렇게 매 분 매 시 마다
너를 지켜보고 밥 알 수를 확인하고
화장실을 확인 했지만
보이지 않는 너의 흔적에
또
내 방 휴지통만 채워졌어
퍼뜩 정신을 차리고
니가 먹고싶어했던
모든걸 너에게 보여줬지
너는 전 처럼 듣지도 보지도 멀리서 맡지도
그래서 달려오지도 못했지만
먹을 수 있는 거리로 다가갔더니
먹어주더라
그래서
너무 사랑스럽더라
희망은 없었지만
희망이 보였어
어떻게 하면 니가 더 먹어 줄까
더 버텨줄까
내가 어떻게 하면
더 오래 널 사랑 할 수 있을까
찾으면 찾을 수록 너는 더 먹고
더 살아주고 있어
나는 울었지
지금 그래
정말 고마워
사랑해
요즘은
다음 날을 버리며
참지 못하고 펑펑 우는 밤이야
너의 이름이지 '밤이'
나날이 변해가는 너의 생활을 보며
어떻게 하면... 너를 어떻게 보내줘야 할지
니가 바라는 끝이 무엇일지
니가 정말 고통스러우면
보듬어 주며 편히 갈 수 있을 때 보내줘야할지
니가 고통스러워도
끝까지 우릴 보며 끝까지 우릴 보며 버텨주다
우리의 집에서 떠나보내야 할지
알아
나도 잘 알아
이 모든 것과 이 생각은
내 시점이야
내가 너를 데려온 순간 부터
너를 보내야 하는 순간까지 모두 내 결정인거야
그래도
나는 니가 다시 먹어주면서
다시 그루밍도 시작하고
다시 우리 보며 그르렁도 하고
변한 널 위해 바꾼 우리 집 풍경을
모두 받아들여주는 널 보며
너의 끝을 집에서 마무리 지어 줘야겠다고
생각했어
오늘 아버지가
널 쓰다듬어 주려는데
니가 고통스러워 했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 니가 고통 속에서 헤매이면
안락사를 시켜줘야 한다고
우리는 너의 생각을 알지 못하니까
괴로움만 남게되면 너를 보내줘야 한다고하셨어
아빠의 말이 내 마음을 찔렀어
틀린 부분이 한 단어도 없으니까
그 때가 오면 나 조차 흔들리며
어찌 할 바를 모르겠지
너 조차 그걸 원할 수 있으니까
그 끝을 아버진 도와 주자는 말이니까
반박도 싸움도 할 수 없어
우울해
왜 난 너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없을까
그래도 난 널 너무 사랑해
난 널 죽도록 사랑해
니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엄마도
널 사랑하고
너의 고통조차 존중하는 아빠도
널 사랑해
2019 09 22 일요일
널 사랑하며
냥이가 떠난 후에는 찐톨이 많이 아프지않고 냥이가 종종 찾아와서 함께 해주길 기도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