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는 어릴 때 머리를 다친 이후 감정이라는 걸 느끼지 못해.. 대신 엄청난 두뇌를 얻었고
그래서 다른 사람을 보고 머릿속에서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사회 생활을 할 정도로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해
거의 안드로이드나 다름 없는 이 남자는 여주를 자신의 사업에 이용하기 위해 접근하고 마치 체스판 위의 말처럼 이용하려고 해
그래서 여주의 모든 걸 감시하고 통제하고 계략적으로 여주에게 접근하는데
여주를 볼 때마다 느껴지는 낯선 감정-성욕이나 소유욕 질투 이런 것들이 남주에게는 낯선 불안 요소로 느껴지는 거야
그래서 여주를 이용하는 동시에 외면하려고 하는데 결국 그 모든 감정이 사랑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자신이 평생 모를 거라고 생각했던 그 감정이 자각되자 마자 평생 느끼지 못했던 온갖 감정의 홍수가 몰아치는 거야
완벽하고 빈틈 하나 없던 남주가 그 단순한 감정들을 통제하지 못해서 아이같이 절절 매고 두려워 해
근데 남주가 여주에 대한 사랑을 자각함과 동시에 여주는 남주가 했던 그 모든 것이 다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애정 결핍이 있는 여주는 남주에게 모든 걸 다 내어주고 의지할 만큼 사랑을 했는데 남주는 자신을 이용했으니 배신감이 어마어마하지
그래서 자신을 사랑한다는 남주에게 복수하고자 남주에게 주었던 마음을 정리하고 떠나려 해
여주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가졌던 갑의 입장이었던 남주가 나중에는 여주의 마음 한자락 얻고자 철저하게 을이 되는데
그 감정 변화에 대한 묘사가 진짜 좋고 어색함이 없어.. 형광펜으로 긋고싶은 좋은 문장들도 굉장히 많아
더티토크 싫어하는데 남주 설정상 필요할 때 조금씩 나와서 잘 넘길 수 있었고 씬도 둘 사이의 감정 변화에 따라 줄다리기 하는 것 같아 되게 좋았어
작가님 전작보다는 좀 어두운 편인데 그렇다고 피폐하지는 않고 건조한 문체에 감정묘사 위주니까 그런 거 좋아하는 토리들한테 추천해
오랜만에 진짜 잘 쓴 현로 읽어서 너무 좋았다 ㅠㅠ 이분 이제 나한테는 믿보 작가님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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