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장> 1권 짧은 기미상궁 나눔 후기(스포주의)

🖋<문장> 1권


https://www.dmitory.com/novel/220319413

위 글에서 나눔 받은 6톨이야.

책에 흥미는 있지만 구매가 망설여진다는 찐톨에게 1권 나눔 받았어
일종의 기미상궁 역할이고, 십오야 기간 내에 후기를 올리는 게 톨의 구매 의사 확정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최대한 빨리 들고 왔어

스포를 배제하려고 했지만 없이는 뜬구름 같은 개인 감상만 남을 것 같아서 간단한 내용 정리와
문체를 볼 수 있는 발췌가 글에 포함되어 있어.
스포에 예민하거나 뚝 떼어놓은 발췌가 작품에 선입견을 준다고 느끼는 톨은 주의하길!











📌 홀로그램, <문장> 최소 정보

➖현대를 배경으로 한 오메가 버스고 1권만 읽은 소감으로는 “재벌우성알파공” + “우성오메가수”의 인물과 배경 설정에서 오는 클리셰적 요소가 다분한 할리킹의 느낌이었어

➖이 작품의 차별점은 프롤로그에 구체적으로 요약 된
배경 설정 같아.
우성 오메가는 오로지 우성 오메가에게서만 태어나기 때문에, 모든 성별 중 우성 오메가 인구가 가장 적고 그렇기에 선별 관리 대상이 된다는 설정이야.
유전자 관리 센터가 존재하고, 그 기관이 (특히) 우성 오메가의 삶에 개입하여 그 유전자와 존재를 일차적으로 관리하고 그 정보들은 우성 오메가를 원하는 정재계의 우성 알파들과의 “선”과 이어져.

➖유전자 관리 센터가 우성 오메가의 신변을 보호한다는 건 다른 말로 우성 오메가는 보호가 필요할 만큼 위험에 노출 될 일이 많다는 뜻이기도 해.


글의 초반은 문장의 주인수인 “이하세”의 열일곱 학창 시절의 극단적인 장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해.
불판처럼 첫 소감을 말하자면
이하세를 욕망하며 동시에 모욕주고 괴롭히는 저 열등감 덩어리의 열성 알파! 완전 꼴보기싫다! 였는데 할애되는 페이지가 꽤 많고 열일곱살 주제에 조폭을 동원해서 이하세를 취해보려는 사고의 스케일을 보았을 때. 이하세의 무심한 경멸에 의해 이름도 나오지 않은 저 열등한 남자가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 전개를 위해 또 나오겠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었어.

그리고 그 열성 알파에게는 극우성 알파인 이복형이 있는데. 극우성알파라는 수식이 짐작케 하듯, 네, 그가 <문장>의 주인공입니다.

그러나 각 존재가 이름보다 그들이 바람에 실어 내보내는 ‘페로몬 향기’에 의해 먼저 인지되는 이 세계관에서 이 주인공의 첫 등장은 나에게 탄맛과도 같은 쓴 입맛을 남겼어. 왜냐면! 지 이복동생이 수에게 사고를 치는 현장에 나타난 것이 공과 수의 첫 충돌이었는데 (후에 공이 그 모든 순간의 이하세를 상세히 기억하는 것에 비해서) 그 당시의 그는 돌아가는 상황을 뻔히 보고도 수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지 않았기 때문이야.

누구나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이다.
아 이 재벌가의 극우성알파 장남은 타인에게 무심한 성격으로, 아마도 애착형성이 불안정한 유년을 보냈을테고, 자신을 향한 열등감을 감추지 못하고 시한폭탄처럼 구는 남동생에게 염증을 느낄 것이고, 상황이 돌아가는 것에 대한 정보라는 권력은 쥐고 있어야 하지만, 구태여 자신이 위협을 무릅쓰거나 귀찮음을 감내하면서 타인에게 “무엇”이 되거나 “무엇”을 베풀 필요가 없는 인물로 살아왔겠구나.
주인공의 첫 등장부터 그가 “방관”이라는 행위하지 않는 행위를 선택한 그 성정이 그가 앞으로도 후회를 위한 스택을 쌓는 바탕이 되겠구나.

한 반쯤은 맞는 것 같은데 읽으면 읽을 수록 반 정도만 맞는 것 같은 게, 후에 우도헌이라는 이름을 갖고 이하세의 인생에 재등장하는 이 남자는 그 기억을 미안해하거나 개의치 않아. 응. 그냥 그런 애야. 근데 또 한편으로는 세계가 그에게 준 부와 권력, 미모와 유전적 우월성이 너무나 당연히기 때문에 반대로 그걸 거들먹 거리거나 과시하진 않아. 무미건조하지만 나름의 사회화 과정을 거쳤어.
물론 그 열성 유전자의 이복 동생이 아주아주 전형적인, 열등감에 똘똘뭉쳐서 낄낄빠빠 못하고 똥오줌 못 가리는 상종하고 싶지 않은 악역을 맡고 있기 때문에 형인 우도헌의 차갑고 매끈한 방어벽들은 상대적으로 우아하고 아름답게 느껴질 정도야.

1권의 내용은
논베타 피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이하세의 처지와 17살에 있었던 사건 이후 십수년이 지나서 독일에서 번역가이자 정체를 숨긴 작가로 살아가는 이하세가 2년 전 했던 번역과 관련 된 송사에 휘말리게 되어 이해 당사자인 기업인 일 잘 하는 “우도헌”을 만나게 되고 무능력하지만 자기도 재벌이라며 한 자리 차지한 그의 동생의 존재를 알게 되는 과정이야.

그 악연과 같은 사고를 해결하기 위해 우도헌은 이하세를 찾고 이하세는 우가 자체와 연결되기 싫지만 그 동생과는 결이 다른 형에게 내심 끌리고 있는. 딱 그 정도 감정선까지 전개 됐어. 이 스토리 라인에 적지 않은 분량이기 때문에 문장 자체가 읽히면 촘촘한 글로 다가올 거고, 빠른 전개를 원한다면 1권에서 쌓아올리는 서사가 긴 예소편처럼만 느껴질 것 같아.


📌 우도헌과 이하세

➖공통점 : “우성” 수식어가 붙는 논베타 피플.
둘 다 외조부에게서 물려 받은 외모.
방향이 다른 외로움. 방향이 다른 무심함. 방향이 다른 개인주의.
➖차이점 : 형질의 특수성이 오로지 장점이 되고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사회적 배경. 어떤 삶을 살고자 하는 구체적인 욕구의 유무. 인간 자체를 설명할 수 있는 “쫓아가는 자”와 “도망가는 자 혹은 숨는 자.”


📌 <문장>의 문장들

➖형질에서 촉발 된 사적인 기억의 순간에서 시작되어 (이하세의 과거) 서로의 쓸모를 두고 저울질 하는 외적 사건을 두고 다시 조우하게 된 감정물+사건물 같아.
1권만 읽어서 앞으로 감정이 더 강조될지 사건이 더 강조될지는 짐작이 안되고 서로를 움직이는 행동 동기에 “사건”이 있어야 둘이 부딪치기 때문에 같이 가지 않을까 조심히 예상해.


➖프롤로그와 열성 알파인 동생과 있었던 학창 시절을 표현할 때는 문체에서 좀 튕기기도 했는데, 내가 (아마도 앞으로도 빌런일 것 같은) 그 열성 알파 캐릭터에 대한 반감이 있어서인 것 같아. 치졸한 인물을 작가는 치졸하게 표현했고, 그런 인물이기 때문에 그가 뱉는 욕설 등도 천박하게 쓰여서 그 부분이 얼른 지나가길 바랬어.

➖벌어진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공과 수가 본격적으로 만나면서는 군더더기 없는 문장들로 전개 돼.
글의 구성적인 부분인 말하기와 보여주기의 비율이 좋은 편이고, 한 장면 안에서 공과 수의 속내를 풀어내는 심리 묘사도 좋았어.

무엇보다 오메가버스에서, 페로몬이나 체향이라는 비가시적이지만 인물에게는 마치 고유한 지문과도 같은 변별적 개성을 감각적으로 형상화하는데에 많은 공을 들인 느낌이었어.

문체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취향이 갈릴 수 밖에 없는 영역이지만, 취향을 떠나서 공을 들여 매만진 “문장” 자체가 주는 힘. 장면과 장면을 쌓고 이어 붙여 하나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튼튼한 재료로 충분히 기능하는 깔끔한 미문의 문장이었어.

다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둘 사이에 오고가는 직접적인 대사의 구어체적 맛보다는, 그들이 침묵 속에서 서로를 응시하며 떠올리는 상념들에 대한 표현의 맛이 더 나은 글이었어.


📌 참고용 발췌

https://img.dmitory.com/img/202112/yE5/Klu/yE5KluEAAU62aUuawwMwK.png


이하세의 어떤 시절을 막다른 곳까지 몰고 가기 위해 초반에 이런 언사를 구구절절 하는 인물이 등장하고, 걔가 주인공의 이복 동생이라 (아마도) 갈등의 원인으로 재등장 할 것 같음.


https://img.dmitory.com/img/202112/sc2/s6X/sc2s6Xi0h2CQm8sgcUa4G.png


우도헌과 이하세의 신체적 거리감 변화, 작은 접촉의 순간들에는 이 정도의 상세한 묘사로 집요하게 관찰하는 듯이 표현되는 장면들이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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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문장에서 문장을 공들인 부분들은
두 사람이 서 있는 “계절성”을 인식하게 하는 풍경과 자연물에 대한 묘사 + 그리고 날씨를 드러내는 옷차림에 대한 묘사들이 있고.
위의 발췌와 같이 그들의 얼굴에 드리운 조명의 빛깔과 음영들에 대한 묘사가 도드라지는데
순간에 슬로우를 걸거나 주제를 익스트림 클로즈업 하는 것처럼 상대에게 빼앗긴 시선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장면들이 많아서. 전체적으로 영상미 있다는 느낌.


https://img.dmitory.com/img/202112/6Kq/EXS/6KqEXSeaTU8seOM88ik2UG.png


이하세를 통해 결국 뱉어 질, 결코 뱉어지길 준비하지 않았을 문장들이 궁금해지는 글이었어.


아쉬운 점은 오메가버스기 때문에
장르 소설 중에서도 공과 수의 신체 언어가 어떻게 표현되는 지가 글에 대한 인상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 씬 말이야.)

1권 내내 상대방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긴장감을 보여준 채! 씬은 2권이나 3권에 나올 것 같아서 기미가 덜 된 느낌이라 나눔톨에게 더 얘기해주지 못해서 아쉽다.
각 권의 분량이 적지 않은데 1권 극후반부에 어! 재밌어진다! 둘이 이제 붙는다! 이런 느낌일 때 끝이라.


❗️최대한 직접적인 스포는 제외하려 했고
❗️읽으면서 제일 싫었던 표현은 후기에 쓰지 않았고(저열함을 드러내는 저열함)
❗️읽으면서 제일 좋았던 문장도 의도적으로 발췌하지 않았어. 아마 나눔톨이 읽는 걸 선택한다면, 이런 부분이겠구나 하고 바로 느낄 수 있을 만큼. 1권에서 강조되는 세심한 풍경들이 있었어.

❗️표지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글이었어.

https://img.dmitory.com/img/202112/654/YEw/654YEwk8xOGSoi2mgeOIi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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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톨 🖋<문장> 나눔해줘서 고마워❣️

십오야 기간에 구매 결정을 하려는 것 같아서
최대한 빨리 왔어.
첫 인상과 호불호 요소를 솔직하게 말하려고 노력했는데 나눔톨의 어떤 선택에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