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때는 한달 약간 못 미치는 날 새벽이었는데 나눔을 하신다더라고!! 


https://www.dmitory.com/novel/216299264


원래 키워드나 장르 구분 없이 책을 본다고 자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손을 들었는데 그만 선택받고 말았지 뭐야. 기쁜 마음으로 책을 받고 열심히 보고 나니 한달이 거의 다 되어가서 화들짝 놀라 리뷰창을 열었다. 


와, 이 책 정말 굉장히 인상적이었어. 대대대대대박. 


'나는 사람을 납치하기로 마음먹었다.' 로 시작하는데, 사실 그렇잖아. 마음 먹는거야 사랑해서, 집착해서 여러 이유가 있는데 다들 왠지 무난하고 평범하게만 느껴지는 그런 이유지. 자극적인소설에 길들여져서 납치 감금 따위는 그냥 일상적인 소재가 되어버린 한 독자의 심리상태랄까. 그런데 그 대상이 존잘님이 되니까 또 느낌이 다르더라고.


존잘... 존잘이란 무엇인가. 바람을 다스리고 마른 하늘에 비를 내리고 땅을 접어 다니며 날카로운 검을 바람처럼 휘둘러 그 검을 꽃처럼 다를 줄 아는!?!!! 생각해보면 존잘님들은 그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그런 느낌이 든다. 아니 다들 아는 장르의 요소요소들을 주는대로만 받아 먹는 사람이 있는데, 그걸 가지고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 그렇지만 가장 무서운 아는 맛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것 - 사람이 또 있다니. 


그렇지만 이 글을 읽고 나면 이런 심리가 과연 정상적인가 그런 생각이 들게 되는 거 같아. 물론 뭐 소설상의 일이니 이걸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여기지 않아도 되기는 한다고 생각을 또 하기는 하는데, 봐봐라, 인터넷 커뮤니티의 밈이나 댓글 같은 거에도 흔히 달리잖아. 작가님을 납치해서 군만두 블라블라. 그런데 그걸 내용으로 소설을 보니까 헉. 그런 이야기들이 농담이나 밈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사람들간의 굳은 믿음? 상식? 이 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어. 책에서도 나와 아주 초반부에.


'종종 진짜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떡해? 라는 질문이 나오는 순간이 있었다. 그때마다 모두 말도 안 된다며 웃어넘기려 필사적이었지만, 나는 가만히 있었다.'


왜 가만히 있었을까?


'내가 하는 모든 말은 진심이었기 때문에.'


되게 간단한데 굉장히... 농담이 진심으로 변하는 딱 그 순간이 인상적이었어. 그래서 결국 이 주인공 P는 존잘님을 납치합니다. 납치해서 꽃처럼 모셔두느냐? 아님. 이 소설은 정말 진지한 납치물이야. 수위장면도 거의 바로 나오고. 그런데 그게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진짜 불편할 수 있겠더라. 왜냐면 주인공이 진짜 정신병자인거 같아서. 초반부터도 정신병자 같았지만...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주인공인 P가 존잘님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가 나오지. 나는 초반에 읽을 때는 그냥 존잘이라서 납치한거 아닌가 하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어.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서 쌓아온 문제가 있더라고. 그런데 그 흐름이 너무나 잘 그려져 있고 한편으로는 인터넷을 하면서 너무 익숙한 이야기들이라서 진짜 놀랍더라. 인터넷에서의 인간관계가 가볍다 가볍다 하고 그냥 별 생각 없이 흘러 가고 이런 생각을 하고 가볍게 놀고 그런 것들을 하는 사람들 속에서 어떤 한 사람이 집착하게 되고, 그리고 다들 가볍게 과장되게 행동하는 거에 동조해서 관계나 마음을 확대시키고 재생산하고 하는 그런 것들이 단편적인 인터넷 기록 같은 걸로 잘 그려져 있더라고. 결국은 그런거지. 컴퓨터 뒤에 사람이 있었어.


진짜 잘 쓰여진 스릴러야. P가 하는 행동이나 말 같은 것, 그리고 존잘님 H가 납치되고 이상한 낌새를 느끼게 된 사람들이 H를 찾기 위해 하는 행동들, 그리고 결말에 이르기까지 이야기가 숨돌릴 틈 없이 흘러가. 그리고 인물들이 다 알파벳으로 서술되고 있는 것도 좋았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에서 실명이라니 노노하지. 정말 작가님이 대단해.


나눔톨 정말 고마워. 진짜 인상적인 작품이더라. 보니까 플랫폼마다 다른 버전이라던데 다른 버전들도 너무 궁금해.


컴퓨터 뒤에 사람이 있다는 말은 보통은 서로를 뭐 조심스럽게 대하자거나 상처를 주지 말자거나 등등의 이야기로 흘러가잖아? 그렇지만 이 소설을 보면 톨들은 그 말을 그렇게 여기지 않게 될 것이다. 내가 장담할 수 있어.

그리고,




...




그 많던 작가님들은 다 어디로 가셨을까?

  • tory_1 2021.12.1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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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2 2021.12.1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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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3 2021.12.1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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