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우선 책 모으는데 도움을 준 토리에게 고마움을 전할게 https://www.dmitory.com/novel/212846827 여기 4토리야🥰



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자면 정말 단정하고 고운 글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 어렵지 않게 술술 읽어나가는 와중에 종종 아름다운 묘사와 문장이 쏙쏙 끼어들면서 문장력에 감탄한 순간 순간들도 있어서 필력이 정말 탄탄한 느낌!


그리고 공이 황족이라 왕위를 두고 벌어지는 정쟁인만큼 사건 스케일 자체는 엄청 거대한 것들이 일어나는데, 그에 비해 사건을 다루는 방식은 묘사가 거창하지 않고 쌈박하게 잘 넘어가는 느낌이었어. 꽤 잔잔계열. 근데 사실 마지막 권에서 공 드러누웠을땐 나도 모르게 주먹에 힘 꽉 주고 보긴 함ㅋㅋㅋ 왜냐면 4권에서 은래도 결국 자기 감정을 인정하는 느낌이길래, 아~ 완결권에서 드디어 차분하게 정리하고 둘이 잔잔하게 커플 되고 꽁냥대며 끝나겠구나~ 하고 예상했는데 웬걸 예상보다 다이나믹한 전개라ㅋㅋ 좀 놀란듯ㅋㅋㅋ


사실 능력수 키워드 하나 믿고 보기 시작한건데, 1권 시작할 때만 해도 백은래의 유능함에 엄지 치켜들며 만족스럽게 보았다면, 마지막 장 덮을 때는 좀 다른 감상으로 만족해서 본 것 같아. 능력수가 아무래도 각자 기준이 분분한 키워드인만큼 막 혼자 다 해먹는다거나 다 찍어누르는 내가 일짱! 같은 능력수를 기대한다면 이건 그런 작품은 아니지만,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만큼 본분을 다하는 능력수 정도로 볼 수있을 듯해. 근데 그게 아니라도 어쨌든 잘 쓰인 수작이란 느낌이라 꼭 키워드가 아니라도 남들한테도 기꺼이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 느끼는 부분은 1권부터 완결권까지 감정 서사가 정말 촘촘하고 섬세하게 축적 되었다고 생각해서, 완결까지의 서사 배치가 참 잘 되었다고 느꼈어.

아마 누군가는 이걸 느리고 지루하다고 평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감정선을 마치 새싹에서부터 꽃이 만개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처럼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한단계 한단계 변화하는 걸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최고 장점인 것 같다고 봐. 독자를 따돌리고 어느새 둘이서만 세기의 사랑을 하고 있고 갑작스럽게 사랑에 빠지는 금사빠, 이런게 전혀 없음. 


그만큼 작가님이 이 책에서 개연성이라는 것에 가장 신경을 쓴 것 같다는 걸 생각하면서도, 그 중 가장 놀라웠던건 소수민족을 조명하는 방식에 대해서였는데... 사실 멸족한 민족의 일원, 유일한 생존자, 소수자, 뭐 이런 것들은 장르물에서 자주 보는 설정이긴 하잖아? 게다가 백은래는 특유의 아름다운 푸른눈의 외형, 그리고 희락기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보니 나는 그 표면적인 설정만으로 이미 그 쓸모를 다 했다고 생각을 했거든. 

근데 은래가 차별받는 소수민족으로서 갖는 박탈감이나 결여된 소속감, 이런 것들을 주자헌을 통해 보상 받게 되면서 은래가 느끼는 절절함이 너무나 잘 다가오는 거야. 

그래서 나는 그 부분이 가장 감명 깊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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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 어디에서도 소속감을 가져본적 없는 백은래가 유일한 안식을 느끼는 곳을 찾아내는 이장면.


사실 백은래는 본인이 사회에서 배척받는 소수 민족인 것에 대하여 어떠한 불만을 표한다거나 패배감을 느낀다거나 하는게 전혀 없었기 때문에 더 크게 와 닿았던 것 같아. 

그는 첫등장한 어린 시절부터 이미 모든 것에 초탈하고 제 위치에 통달한 듯한 모습으로 모든걸 받아들이면서 자기 일만 열심히 하거든. 너무도 완벽하고 유능함이 부각된만큼 어떠한 결핍도 찾을 수가 없었는데, 그럼에도 사실은 은래의 내면에 어디에도 소속될 수 없다는 고독이란게 존재했다는 거잖아. 스스로도 알아채지 못했던 결여를 몇개의 사건을 거치면서 점차 그걸 깨닫는 과정이, 곧 주자헌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 감정하고 맥락을 함께 하면서, 백은래가 주자헌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서사가 너무도 설득력이 있었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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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실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여기였어.

내가 평소 생각하는 인간의 사랑에 대한 개념과도 가장 흡사했고, 무엇보다 작가님이 생각한 학대하고 핍박받는 민족들간의 갈등을 통해 보여준 사람간의 진정한 이해와 사랑이란 주제가 여기에 다 담겨있는 것 같았거든.

<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그것마저 사랑하며 함께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것. >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무슨 수를 쓰더라도 서로의 불완전함을 채울 수는 없다.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저 당신의 미소가 어린 나에게 생을 버티게 하는 위안이 되었듯이, 

나 또한 당신이 앞으로 걸어갈 생의 고비마다 당신의 곁에서 힘이 되어 주고 싶다.


이것이 연모가 아니라면 무엇일까. 


- 담청빛 새벽 5권 



이건 정말 너무도 완벽한 백은래 다운 사랑 선언이라고 봐서 정말 감명깊었던 듯. 백은래의 연정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동시에 은래를 위시한 소수 민족들의 투쟁에 대한 함유마저 거기에 다 담겨있어서 특히나 주제 의식이 좋았다고 봤어. 




다만 쪼끔 아쉬웠던건 이렇게 설득력있게 5권에 걸쳐 주자헌을 향한 백은래의 사랑을 설명했는데, 그에 대비되는 희락기 씬이 너무나 궤가 다르게 급한 진도를 빼는 것 같아서 그게 좀 아쉽더라. 이런 점층적인 서사 사이에 급발진하는 희락기 설정이 굳이 있어야 했을까 ^_T 하는 약간의.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것 같긴하지만 이럴거면 차라리 외전에서 임신하는 은래가 나올것인가를 좀 기다려보기로 함....ㅋㅋㅋㅋ 



아무튼 나눔톨 덕분에도 기쁜마음으로 잘 보았고, 간만에 좋은 작품 감상해서 참 만족스럽다 😊 

설마 싶으면서도 혹시나 혹시 이 글을 끝까지 읽었음에도 아직 담청빛을 끝까지 읽지 않은 톨이 있다면 꼭 완결까지 감상해보기를 권할게!



  • tory_1 2021.11.0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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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21.11.0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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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2 2021.11.0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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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21.11.04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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